오늘따라 유난히 지치는 하루,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당진 우두동으로 향했다. 혼밥은 이제 일상, 익숙한 풍경 속에서 나만의 맛집을 찾아 위로받는 시간이 필요했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가성비 끝판왕, 냉삼 맛집으로 소문난 “화룡타운”.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정보에 끌려 방문했던 곳인데, 어느새 나의 소울푸드 성지가 되어버렸다. 오늘도 혼밥 성공!
가게 문을 열자 활기찬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테이블마다 삼겹살 굽는 연기와 웃음꽃이 만발한 모습. 혼자 온 손님은 나뿐인 듯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런 북적거림이 혼밥의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묘약 같달까. 친절한 사장님은 익숙하게 나를 구석진 2인 테이블로 안내해 주셨다. 혼자 왔다고 눈치 주는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더 살뜰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 혼자여도 괜찮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역시나 착한 가격에 눈이 휘둥그래진다. 냉동 삼겹살이 1인분에 만 원도 안 한다니! 게다가 소주, 맥주가 단돈 2천 원이라는 사실은 술꾼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소식이다. 나는 냉삼 2인분과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혼자서 이 정도는 거뜬하지.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쏟아져 나왔다. 쟁반 가득 담긴 반찬들의 향연이란!
파릇한 상추와 깻잎, 콩나물무침, 김치, 고사리, 쌈무, 마늘, 쌈장… 종류도 다양하지만 하나하나 정갈하고 신선한 느낌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푸짐한 계란찜 서비스와 추억의 분홍 소시지! 노릇노릇 구워 먹으면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 맛, 말해 뭐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냉삼이 등장했다. 얇게 썰린 냉삼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돈다. 불판 위에 냉삼을 올리자 “치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얇아서 금방 익으니 흐름이 끊길 틈이 없다. 냉삼의 매력은 바로 이 스피드 아니겠는가.
잘 익은 냉삼 한 점을 집어 들고, 쌈장에 살짝 찍어 입안으로 직행. 얇은 냉삼 특유의 바삭하면서도 꼬들꼬들한 식감이 환상적이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없고, 고소한 풍미만 입안 가득 퍼진다. 이 맛, 이 가격에 즐길 수 있다니 정말 혜자롭다.
이번에는 깻잎 위에 냉삼 한 점, 파채, 구운 김치, 마늘, 쌈장을 올려 야무지게 쌈을 싸서 먹어봤다. 향긋한 깻잎 향과 매콤한 파채, 새콤하게 익은 김치가 냉삼과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특히 화룡타운 김치는 적당히 익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예술이다. 김치 자체가 맛있으니 뭘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건 당연지사.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며 혼자만의 만찬을 즐겼다. 혼밥의 장점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직 맛있는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다.
냉삼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살짝 느끼함이 올라왔다. 이럴 땐 매콤한 청양고추 한 조각을 쌈에 넣어 먹으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화룡타운 청양고추는 맵기가 상당하니, 맵찔이들은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매운맛 마니아인 나에게는 최고의 킥!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남은 고기와 김치, 콩나물 등을 잘게 잘라 밥과 함께 볶아 먹는 볶음밥은 냉삼의 화룡점정이다. 직원분이 직접 볶아주시니 편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현란한 손놀림으로 볶음밥을 만들어주시는 모습에 감탄.
볶음밥이 완성되자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뿌려주셨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볶음밥을 한 입 먹으니, 꿀맛! 살짝 눌어붙은 밥알의 식감과 김치의 감칠맛, 고기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술이 2천원이라니, 술을 안시킬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안주가 이렇게 훌륭한데! 소주 한 잔을 들이켜니,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다. 역시 맛있는 음식과 술은 인생의 활력소다. 혼자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화룡타운에서는 식사 후 리뷰를 작성하면 잔치국수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배가 불렀지만, 놓칠 수 없는 기회! 따뜻한 멸치육수에 소면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입가심으로 최고였다. 사장님의 푸짐한 인심에 다시 한번 감동.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께서 “오늘도 맛있게 드셨냐”며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네,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힘내서 다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화룡타운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 내세우는 곳이 아니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고, 친절한 서비스는 감동을 선사한다. 혼자 밥 먹는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오늘도 화룡타운에서 맛있는 냉삼과 따뜻한 위로를 듬뿍 받고 돌아간다. 혼밥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화룡타운을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넉넉한 인심과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받을 것이다. 당진에서 혼밥 맛집을 찾는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핸드폰 앨범을 뒤적이며 오늘 찍은 사진들을 감상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냉삼 사진을 보니, 또다시 군침이 돈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땐 볶음밥에 치즈 추가해서 먹어봐야지. 벌써부터 다음 혼밥 데이가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