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 오늘도 제주 신촌리에서 밥상 한 상 “성공” 맛집

제주에서의 혼밥은 언제나 설렘 반, 걱정 반이다. 관광지 특성상 혼자 밥 먹기 어색한 곳도 많고, 2인 이상 주문이 기본인 곳도 흔하니까. 하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끌리는 곳이 있었다. 이름부터 정겨운 “신촌밥상”. 왠지 집밥처럼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올레 18코스를 걷다 발견한 보석 같은 곳이라 더 기대가 됐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도착하니, 예상대로 아담하고 소박한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흰색 벽면에 검은색 글씨로 큼지막하게 쓰인 “밥 먹언?”이라는 제주 방언이 왠지 모르게 푸근하게 느껴졌다. 마치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랄까. 가게 옆에는 작은 텃밭도 있어서 더욱 정겨웠다. 주차는 가게 앞 골목이나 근처 바닷가에 해야 한다. 나는 바다 구경도 할 겸, 바닷가에 차를 대고 슬슬 걸어갔다.

신촌밥상 외관
정감 있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신촌밥상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은 4개 정도밖에 없는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혼자 앉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배려일까? 나무 테이블과 의자, 은은한 조명이 편안함을 더했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주인장의 센스가 돋보였다. 마치 잘 꾸며진 친구 집에 놀러 온 기분이랄까.

메뉴는 단 두 가지, 된장찌개 정식과 청국장 정식이었다.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왠지 오늘은 청국장이 더 끌렸다. “청국장 정식 하나 주세요”라고 주문하니, 사장님께서 밝은 미소로 “네, 맛있게 준비해 드릴게요”라고 답해주셨다. 친절한 사장님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혼밥인데도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내 앞에 놓였다. 쟁반 가득 채워진 반찬들의 향연에 입이 떡 벌어졌다. 멸치볶음, 콩나물무침, 무생채를 포함한 5가지 비빔밥 재료, 매생이전, 소불고기, 그리고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들이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도자기 그릇에 담긴 반찬들이었다. 알록달록한 색감과 예쁜 모양이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청국장 정식 한 상 차림
정갈한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오는 청국장 정식

가장 먼저 청국장부터 맛을 봤다. 쿰쿰한 냄새는 거의 없고, 구수하고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짜지 않고 간이 딱 맞는 것이, 정말 제대로 끓인 청국장이었다. 두부와 야채도 듬뿍 들어있어서 씹는 맛도 좋았다. 청국장을 한 입 먹으니, 밥 생각이 절로 났다.

밥은 고슬고슬하게 지어져서 비벼 먹기 딱 좋았다. 밥 위에 콩나물, 무생채, 고사리 장아찌, 물미역 등 갖가지 나물을 넣고 고추장을 살짝 넣어 비볐다. 젓가락으로 슥슥 비비니, 알록달록한 비빔밥이 완성됐다. 한 입 크게 먹으니, 입 안에서 봄 내음이 느껴지는 듯했다. 신선한 나물들의 향긋함과 짭짤한 고추장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제주에서 맛보는 고사리 장아찌는 정말 특별했다.

소불고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달콤 짭짤한 양념이 잘 배어있는 소불고기는, 부드럽고 촉촉했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쌈 채소에 싸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특히 매생이전은 바삭하고 고소해서 자꾸만 손이 갔다. 멸치볶음과 콩나물무침도 집밥처럼 맛있었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쌈 채소
신선한 쌈 채소에 소불고기를 싸 먹으면 꿀맛

정신없이 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숟가락을 놓기가 아쉬웠다. 남은 반찬들을 싹싹 긁어먹고, 따뜻한 숭늉으로 입가심했다. 정말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마치 엄마가 차려준 집밥을 먹은 것처럼 속이 편안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니, 사장님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 덕분에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하니,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셨다. 마지막까지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기분 좋게 가게를 나설 수 있었다.

신촌밥상은 혼밥족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뉴도 정갈하고 맛있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무엇보다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라 더욱 좋았다. 제주 신촌리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신촌밥상에 꼭 한번 들러보시길 바란다. 오늘도 혼밥 성공!

참고로, 신촌밥상은 영업시간이 짧은 편이다. 오전 11시에 오픈해서 오후 3시면 문을 닫고, 재료가 소진되면 더 일찍 마감될 수도 있다. 늦게 가면 웨이팅이 있을 수도 있으니, 서둘러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혼자 방문해도 친절하게 맞아주시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불고기
달콤 짭짤한 양념이 일품인 소불고기

신촌밥상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으로 남았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신촌밥상은 든든한 위로와 격려가 되어줄 것이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밥 한 끼 먹고 힘내자!

돌아오는 길, 바닷가에 잠시 들러 푸른 바다를 바라봤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신촌밥상에서 받은 따뜻한 기운 덕분일까. 앞으로도 제주에서 혼밥할 일 있으면, 신촌밥상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

갈비찜
된장찌개 정식에 나오는 갈비찜 (리뷰 데이터 기반)
외관 장식
신촌밥상 외관을 장식하고 있는 소품들
신촌밥상 건물
밥 먹언?
메인 메뉴
밑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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