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의 묘미는 역시 먹고 싶은 걸 눈치 안 보고 실컷 먹을 수 있다는 점이지. 이번 순천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혼밥 맛집을 찾아 나섰다. 순천역에서 내려 시청 근처에 있다는 떡갈비집, 금빈회관으로 향했다. 십 년 전에 부모님이 방문하셨다는데 너무 맛있게 드셨다는 이야기에 잔뜩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순천역에서 슬슬 걸어가니 꽤 거리가 있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드디어 금빈회관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한옥 건물이 주는 푸근함이랄까. 왠지 모르게 맛집의 향기가 느껴졌다. 식당 입구 오른편에는 전용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어, 차를 가져오는 사람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겠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대로 손님들이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혼자 온 게 조금 민망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니 떡갈비는 기본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는 게 아닌가! 혼밥은 불가하다는 문구에 순간 당황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 용기를 내어 직원분께 혼자 왔는데 1인분은 안 되냐고 여쭤보니, 다행히 흔쾌히 주문을 받아주셨다. 역시 전라도 인심은 최고다!
돼지떡갈비와 소떡갈비, 두 종류 중에서 고민하다가 돼지떡갈비로 선택했다. 잠시 후, 남도 음식의 푸짐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한 상이 차려졌다. 쟁반 가득히 담긴 17첩 반찬은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반찬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고민될 정도였다. 적당히 짭짤한 간이 입맛을 돋우는 반찬들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남도 김치 특유의 깊은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된장 배추국도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해서 좋았다. 공깃밥도 어찌나 푸짐하게 담아주셨는지, 반찬이랑 먹다 보니 배가 불러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떡갈비가 나왔다. 큼지막한 떡갈비는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겉은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고, 속은 촉촉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풍미가 환상적이었다. 양념도 과하지 않고 딱 적당해서 떡갈비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떡갈비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돼지떡갈비를 먹으면서 다른 테이블에서 소떡갈비를 시킨 손님들의 이야기를 엿들었는데, 돼지떡갈비가 더 맛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역시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어!
정신없이 떡갈비와 반찬을 번갈아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배가 불렀지만,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한 점까지 깨끗하게 해치우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꼭 소떡갈비를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던, 순천 금빈회관에서의 행복한 식사였다. 오늘도 혼밥 성공!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떡갈비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굽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기다리는 동안 조금 지루했다. 그리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후기에서는 직원의 응대가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하지만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서비스가 조금 미흡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빈회관은 떡갈비 맛도 훌륭하지만, 푸짐한 밑반찬과 정겨운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순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특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이라면 더욱 만족할 만한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혼밥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미리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다음에는 순천의 또 다른 맛집을 찾아 떠나봐야겠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금빈회관 방문 팁:
* 혼자 방문 시 1인분 주문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자.
*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여유롭게 잡고 방문하자.
* 남도 김치의 깊은 맛을 꼭 경험해 보자.
*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 이용을 고려해 보자.
* 화요일은 정기 휴무이니 피해서 방문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