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문득 규카츠가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드신 게 언제였더라. 기억을 더듬어 보니 꽤 오래전, 잠깐 일본 여행을 갔을 때였다. 그 날 이후로 규카츠를 접해보신 적이 없으시다는 말씀에 곧장 일산 웨스턴돔에 새로 오픈한 규카츠 전문점, ‘규카츠정’으로 향했다.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 아래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예전에 라멘집이 있던 자리라는데, 통창 덕분에 개방감이 느껴져 훨씬 넓어 보이는 듯했다. 나무 소재의 테이블과 의자는 따뜻한 느낌을 더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규카츠, 텐동, 카레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역시 오늘의 주인공은 규카츠였다. 어머니는 규카츠정식을, 나는 타마고 텐동 정식을 주문했다. 곧이어 테이블 위에는 개인 화로가 놓였다. 작은 화로가 놓이자 테이블은 순식간에 나만의 작은 무대로 변신하는 듯했다.
드디어 규카츠 정식이 나왔다.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차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메인 메뉴인 규카츠를 중심으로 밥, 국, 샐러드, 김치, 그리고 다양한 소스들이 함께 제공되었다. 검은색 식기들이 음식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져 있고 속은 촉촉한 붉은빛을 띠는 규카츠의 자태는, 그야말로 먹음직스러웠다. 곁들여진 양배추 샐러드는 신선했고, 소스는 규카츠의 풍미를 더해줄 듯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하기 전, 규카츠 한 점을 굽지 않고 그대로 맛보았다. 입에 넣는 순간, 차가운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졌다.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신선한 고기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이제 화로를 사용할 차례. 뜨겁게 달궈진 화로 위에 규카츠를 한 점씩 올려놓았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앞뒤로 살짝 구워 겉면이 노릇해지자, 육즙이 더욱 풍부해지는 듯했다. 너무 오래 구우면 질겨질 수 있으니, 잽싸게 젓가락으로 건져 올렸다.
잘 구워진 규카츠를 히말라야 암염에 살짝 찍고, 와사비를 조금 올려 입에 넣었다. 입 안에서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감칠맛이 폭발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와사비의 톡 쏘는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도 연신 “맛있다”를 외치시며 만족스러워하셨다.
규카츠와 함께 제공된 매운 카레도 인상적이었다. 마치 단품 카레라이스로 판매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퀄리티였다. 버터카레를 추가 주문했는데, 버터의 풍미가 진하게 느껴지는 것이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부드러운 카레와 바삭한 규카츠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규카츠를 먹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돋보였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셨고, 불판이 식으면 바로 교체해 주셨다. 특히 피어싱을 한 직원분의 친절함이 기억에 남는다. 벨이 없어 직원을 부르기 어렵다는 후기가 있었지만, 크게 부르니 바로 달려와 주셨다.
내가 주문한 타마고 텐동 정식도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들이 밥 위에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특히 반숙으로 튀겨진 계란 튀김은, 톡 터뜨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고소함이 배가 되었다. 느끼할 수 있는 튀김의 맛을 매콤한 소스가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했다. 양이 딱 1인분이라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특히 이곳은 밥과 국이 리필이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덕분에 배부르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규카츠정 일산점은, 신선한 재료와 정갈한 음식,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매장이 넓고 깨끗해서 가족 외식이나 데이트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아기의자도 준비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손님들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웨스턴돔에서 일산 맛집을 찾는다면, 규카츠정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몇몇 후기에서 언급된 것처럼 환기 시설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옷에 기름 냄새가 배어 있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이 정도 단점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다음에 또 방문해 달라고 하셨다.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웨스턴돔 거리를 걸으며 소화를 시켰다. 따뜻한 햇살 아래, 맛있는 음식과 함께한 행복한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 어머니는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규카츠를 먹었다”며 만족스러워하셨다. 다음에는 아버지도 함께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규카츠정은, 우리 가족의 새로운 단골 맛집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