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통이 깃든 청주 중앙모밀, 슴슴함 속에 숨겨진 여름 맛집의 깊은 내공

드디어 그 유명한 청주 중앙모밀에 왔다! 얼마나 기대했던가… 솔직히 면 요리는 크게 감흥이 없는 편인데, 여기는 왠지 모르게 끌렸다. 50년 넘게 이 자리에서 묵묵히 메밀국수를 만들어왔다는 이야기에, 단순한 맛집을 넘어선 어떤 ‘내공’ 같은 게 느껴졌달까. 오늘 제대로 한번 느껴보갔어!

점심시간 살짝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역시 짬타이거는 나뿐만이 아니었구먼.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으니, 테이블마다 놓인 판모밀이 눈에 들어왔다. 쟁반 위에 소복하게 담긴 메밀면과 쯔유, 그리고 김가루… 심플한데 뭔가 엄청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

청주 중앙모밀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 Since 1969, 이 숫자가 주는 묵직함이란!

주문은 키오스크로! 메뉴는 단촐하다. 모밀국수, 모밀우동, 모밀짜장 딱 세 가지. 나는 당연히 시그니처 메뉴인 판모밀 곱빼기를 골랐다. 곱빼기는 3덩이가 나온다길래, 이 정도는 순삭이지! 자신만만하게 주문 완료.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음식이 나왔다. 테이블에 놓이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메밀 향! 갓 뽑은 면이라 그런지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장난 아니다. 쯔유에는 살얼음이 동동 떠 있어서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 같이 나온 파와 무, 와사비(대신 겨자를 주네?!)를 쯔유에 듬뿍 넣고, 드디어 첫 젓가락을 들었다.

판모밀 한 상 차림
심플 is 뭔들. 이 단순함 속에 숨겨진 깊은 맛을 기대하며…

후루룩!
…!!
오잉?

솔직히 처음 딱 먹었을 때는, ‘생각보다 슴슴한데?’ 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워낙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탓일까? 쯔유도 엄청 진하다기보다는 은은한 스타일이고, 면도 막 엄청 쫄깃탱탱!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근데 희한한 건,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맛있어진다는 거다. 면 자체가 워낙 퀄리티가 좋아서 그런지, 씹을수록 메밀의 구수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쯔유도 처음에는 슴슴하다고 생각했는데, 은은한 감칠맛이 계속 땡기는 맛이다. 특히 살얼음 덕분에 마지막까지 시원하게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 집 면이 진짜 다른게, 시판 메밀면처럼 막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엄청 부드럽고 찰기가 있다. 마치 잘 반죽된 생면 파스타를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알고 보니 봉평 메밀을 직접 공수해서 100도씨에서 삶은 면을 냉수와 얼음으로 마찰시켜가며 식감을 살린다고 한다. 역시, 괜히 50년 전통이 있는 게 아니었어.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맛!

소복하게 쌓인 메밀면
이 뽀얀 자태… 면 킬러 심장 떨리게 하는 비주얼!

쯔유에 겨자를 너무 많이 넣으면 육수 맛이 반감된다는 꿀팁을 입수! 겨자 러버인 나는 듬뿍 넣을 뻔했지만, 참을 인(忍) 세 번 새기면서 적당히 넣었다. 근데 진짜 신기한 게, 겨자를 조금만 넣어도 톡 쏘는 맛이 확 올라오면서 쯔유의 감칠맛을 더 극대화시켜준다. 이 집 쯔유, 진짜 연구 많이 한 듯.

먹다 보니 육수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직원분께 육수 추가를 부탁드렸다. 그랬더니 완전 친절하게 육수를 콸콸콸 넘치도록 부어주셨다. 인심까지 후한 청주 맛집 클라스! 육수 리필은 무조건 필수입니다 여러분.

판모밀 곱빼기, 3덩이라고 얕봤는데… 생각보다 양이 꽤 많았다. 면 한 덩이당 육수 한 그릇은 기본으로 먹어야 한다길래, 열심히 먹었지만 배가 터질 뻔. 그래도 젓가락을 놓을 수 없는 마성의 맛! 진짜 ‘맛있으면서 건강한 맛’ 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솔직히 짜장면도 궁금하긴 했는데, 도저히 배불러서 시킬 수가 없었다. 옛날 짜장 맛이라고 하니, 다음에는 꼭 짜장면도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메밀전이나 전병 같은 사이드 메뉴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판모밀 근접샷
윤기 좔좔 흐르는 면발! 쯔유에 푹 담가서 호로록!

다 먹고 나니, 왜 사람들이 청주 모밀 맛집 하면 중앙모밀을 떠올리는지 알 것 같았다. 화려한 기교나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맛. 한 번 먹으면 자꾸 생각나는 그런 맛이다.

가게는 겉에서 보기에는 허름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런 투박함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5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노포의 포스가 느껴진달까?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주차 공간이 없는 건 좀 아쉽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참고로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엄청 몰린다고 하니, 피크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에어컨이 빵빵해서 더운 날씨에도 시원하게 메밀국수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칭찬해!

나오는 길에 보니, 가게 한쪽 벽면에 각종 언론에 소개된 기사들이랑 사장님 사진이 걸려 있었다. 1969년부터 3대째 이어오는 청주의 자랑 이라고 하니, 괜히 더 뿌듯해지는 기분.

가게 내부 모습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맛집의 위엄!

다음에 청주에 오면 무조건 재방문 의사 200%!!! 그 때는 꼭 모밀짜장에도 도전해봐야지. 청주 맛집 탐험, 오늘도 완전 성공적!

아, 그리고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좀 있던데, 내가 갔을 때는 딱히 불친절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워낙 바쁘셔서 그런지, 엄청 살갑게 대해주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필요한 건 바로바로 챙겨주시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하지만 초등학교 이전부터 다닌 단골 손님의 평가가 최악으로 변한걸 보면,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닌 것 같다. 10년 넘게 다닌 사람이 면이 불어 터져있고 육수에서 비린맛이 난다고 하소연하는걸 보면, 맛이 변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솔직히 완벽한 맛집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50년 전통 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 그리고 슴슴함 속에 숨겨진 깊은 맛은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더운 여름날, 시원한 메밀국수 한 그릇 먹으면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

결론: 청주 중앙모밀, 슴슴한 매력에 빠져버렸다. 다음에는 모밀짜장 먹으러 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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