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았던 그 맛, 20년이 훌쩍 넘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잊히지 않던 장어구이의 추억을 찾아 무안으로 향했다. 디지털 카메라 대신 필름 카메라를 챙기던 시절, 낡은 폴라로이드 사진 속에 흐릿하게 남아있던 그 장소, 바로 ‘명산장어집’이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어렴풋한 기억 속 풍경과 묘하게 겹쳐졌다.
낡은 네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지 않은 탓일까,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한참 헤맨 끝에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파란 하늘 아래, 붉은 벽돌과 나무로 지어진 2층 건물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커다란 간판에는 “원조 명산장어집”이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간판 옆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전화번호가 함께 적혀 있어, 이곳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식당 입구로 향했다. 주변은 온통 푸른 논밭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싱그러운 풀 내음과 흙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이었다. 식당 입구에는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고, 덩굴 식물이 벽을 타고 올라가 운치를 더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의 홀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벽에는 오래된 사진들과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섞여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냈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장어구이를 즐기고 있었다. 연인, 가족, 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이곳을 찾아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메뉴는 장어구이 단 하나. 양념구이와 소금구이 중 고민하다가, 결국 둘 다 맛보기로 결정했다. 잠시 후, 밑반찬들이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듯 신선한 야채들과 정갈하게 담긴 김치, 젓갈 등이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깍두기는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씁쓸하게도, 어떤 방문객은 깍두기에서 다른 사람이 먹던 흔적을 발견했다고 하니, 위생에는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구이가 나왔다.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 가지런히 놓인 장어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양념구이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간장 베이스의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었고, 소금구이는 장어 본연의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장어는 이미 구워져서 나오기 때문에, 옷에 냄새가 배는 걱정 없이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다.

젓가락으로 장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어릴 적 먹었던 그 맛 그대로였다. 양념구이는 달콤 짭짤한 양념이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끊임없이 입으로 향했고, 소금구이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생강채와 함께 먹으니, 장어의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특별한 장어 맛이었다.
상추에 깻잎을 올리고, 그 위에 장어와 생강채, 마늘을 얹어 쌈을 싸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신선한 야채의 향긋함과 장어의 고소함, 생강채의 알싸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입안을 즐겁게 했다. 쌈을 한 입 가득 넣고 오물오물 씹으니, 행복감이 밀려왔다. 이 맛을 20년 만에 다시 느끼게 되다니! 감격스러웠다.

장어구이를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 손님들이었다.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어른들은 큰 소리로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이 정겨웠다. 하지만 일부 방문객들은 어버이날처럼 사람이 몰리는 날에는 서비스가 다소 미흡하다고 느꼈다고 하니, 조용한 식사를 원한다면 피크 타임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았다. 일부 방문객들은 홀 직원들의 응대가 다소 불친절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직원분들이 다소 무뚝뚝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손님이 많은 시간대라 바빠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친절한 서비스는 맛있는 음식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인 만큼, 이 부분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밑반찬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장어 맛은 훌륭했지만,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반찬이 조금 더 풍성했으면 더욱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특히 쌈 야채의 신선도는 좋았지만, 간혹 씻는 과정에서 덜 씻긴 부분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산장어집의 장어구이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80년이 넘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답게, 장어 맛은 변함없이 훌륭했다. 특히 특제 조리법으로 구워낸 장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양념 또한 과하지 않아 장어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직접 재배한 유기농 야채를 사용한다고 하니, 더욱 믿고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어릴 적 추억이 담긴 명산장어집에서의 경험을 되새겼다. 맛있는 장어구이와 정겨운 분위기, 그리고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무안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명산장어집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3대째 이어져 오는 전통의 맛과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조금 낮추고, 넉넉한 마음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한적한 시간대를 골라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따뜻한 한마디에,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부모님도 분명 어릴 적 그 맛을 기억하고, 즐거워하실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명산장어집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곱씹었다. 잊을 수 없는 맛과 추억을 선사해준 명산장어집.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맛과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무안 지역을 대표하는 진정한 맛집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