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동네 어귀에 하나쯤 있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런 구이집 말이야.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런 곳. 원주에서 그런 곳을 발견했지 뭐유. 이름하여 ‘나우구이집’. 간판부터가 범상치 않아. 삐뚤빼뚤한 글씨체의 간판이 어찌나 정겨운지,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들더라니까.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아주 정겹더라고.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고기를 구워 먹는 사람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어. 나도 얼른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지. 메뉴는 단출해. 모둠구이, 갈매기살, 그리고 된장찌개. 딱 필요한 것만 있는 것이, 이 집의 내공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

모둠구이를 시키니, 사장님께서 숯불을 잽싸게 넣어주시더라고. 활활 타오르는 숯불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곧이어 등장한 모둠구이는 갈매기살, 목살, 뱃살 등 여러 부위가 섞여 나왔는데, 달콤 짭짤한 양념에 버무려져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갔어. 300그램에 가격도 착해서, 학생들 주머니 사정에도 부담 없겠더라.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니,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어. 아, 이 냄새! 옛날 엄마가 집에서 돼지갈비 구워주시던 딱 그 냄새잖아! 후추 향이 살짝 나는 것이, 아주 독특하면서도 향긋하더라고. 양념 때문에 금방 탈 수 있으니, 부지런히 뒤집어줘야 해.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집어 기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아이고, 이 맛이야! 달콤 짭짤한 양념이 숯불 향과 어우러져 입안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어. 고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거야. 특히 갈매기살은 육즙이 팡팡 터지는 것이, 정말 일품이었어. 쌈 채소가 없는 건 조금 아쉬웠지만, 새콤한 파채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싹 가시고 입안이 개운해지더라고.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구수한 된장찌개가 간절해지더라고. 된장찌개를 주문하니,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채로 나왔어. 짙은 색깔의 국물을 한 숟갈 떠먹으니, 이야, 이거 완전 시골 된장 맛이잖아! 호박, 두부 등 푸짐하게 들어간 건더기 덕분에, 씹는 맛도 좋고, 국물 맛도 훨씬 깊고 풍부했어. 밥 한 공기 말아서 뚝딱 해치우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

나우구이집은 가게가 그리 넓지는 않아. 테이블 간 간격도 좁고, 환기도 잘 안 되는 편이라, 연기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একটু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어. 화장실도 옛날 스타일이라, 요즘 젊은 사람들 취향에는 안 맞을 수도 있겠고. 그래도 나는 이런 점들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더라고. 마치 옛날 시골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랄까? 벽에 낙서 가득한 모습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식기들도, 왠지 모르게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줬어.

나우구이집 사장님은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정이 넘치는 분이셔. 필요한 건 없는지 툭툭 물어보시고, 불 조절도 알아서 척척 해주시고. 손님들이 많아서 정신없을 텐데도, 한 명 한 명 신경 써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

다 먹고 계산하려고 보니, 가격도 어찌나 착한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맛있는 고기를 배불리 먹을 수 있다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야.
나우구이집은 맛도 맛이지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어. 옛날 생각나는 분위기에서, 정겨운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고기를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더라고. 원주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구려. 후회는 안 할 거요. 아, 그리고 워낙 유명한 곳이라,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미리 전화로 자리를 확인하고 가는 게 좋을 거요. 재료가 일찍 소진될 수도 있으니, 너무 늦게 가는 것도 피하는 게 좋고.

아, 그리고 나우구이집은 주차 공간이 따로 없으니, 근처 천변에 주차하는 것이 좋으니 참고하시고!
원주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나우구이집’. 다음에 또 원주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야겠어. 그때는 갈매기살에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사장님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좀 나눠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