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길, 곽지해수욕장 근처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꽃밥”이라는 곳. 이름부터가 어찌나 정겹던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밥 먹으러 가는 기분이 들었지. 분홍색 지붕이 덮인 낮은 돌담집이 멀리서부터 눈에 띄었는데, 길가에 있어서 잘 안 보일 수도 있겠더라.
가게 앞에 차를 대고 안으로 들어서니,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한 정원이 펼쳐졌어. 옛날 집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이라 그런지, 입구부터 정겨움이 물씬 풍기더라.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니, 따뜻한 온돌 바닥이 발을 감싸는 게 기분이 좋았어. 테이블은 모두 좌식이라, 어른들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편하게 식사할 수 있겠더라.
메뉴는 정식과 들깨수제비가 주력인 듯했는데, 나는 꽃밥정식을 시켰어. 잠시 기다리니, 쟁반 가득 반찬들이 차려지는데, 그 푸짐함에 입이 떡 벌어졌다니까. 흑돼지 불고기를 중심으로 고등어조림, 샐러드, 김치, 나물 등 열 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어. 마치 시골 할머니가 손주들을 위해 정성껏 차려준 밥상 같았지.

맨 먼저 흑돼지 불고기를 한 점 맛봤는데, 야들야들한 육질에 간장 양념이 쏙 배어 있어 정말 꿀맛이더라.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없고, 은은하게 퍼지는 불향이 식욕을 더욱 자극했어. 상추에 밥 한 숟갈, 흑돼지 불고기 한 점, 그리고 쌈장 살짝 올려서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고등어조림도 빼놓을 수 없지. 큼지막한 고등어 살점을 발라 따끈한 밥 위에 얹어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 게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 무, 감자 등 야채에도 양념이 쏙 배어 있어, 밥과 함께 으깨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어.
다른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어. 슴슴한 맛이 일품인 나물 무침, 아삭아삭한 김치, 그리고 뜨끈한 된장찌개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더라. 특히, 쌈 채소와 함께 나오는 강된장은 쌈밥을 즐겨 먹는 나에게는 최고의 조합이었지.

밥을 다 먹고 나니, 사장님께서 후식으로 작은 과자 묶음을 챙겨 주시더라. 올레길 걸으면서 먹으라고 하셨는데, 그 따뜻한 마음에 감동받았잖아. 식당 한 켠에는 지창욱 씨를 비롯한 유명인들의 방문 흔적도 있더라.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봐.

혼자 여행 온 손님들도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 혼밥 하는 손님, 커플 손님, 가족 단위 손님 등 다양한 손님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
꽃밥에서 맛본 따뜻한 집밥은, 기름진 돼지고기와 비린 해산물에 지쳐있던 내 입맛을 확 살려줬어. 마치 고향에 계신 엄마가 차려준 밥상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맛이었지.
다음에는 들깨수제비도 꼭 먹어봐야겠어. 옆 테이블에서 먹는 모습을 보니, 뽀얀 국물에 알록달록한 수제비가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들깨 향이 솔솔 풍기는 게,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이더라.

참, 꽃밥은 11시부터 문을 여는데, 금세 자리가 꽉 차니, 서둘러 가는 게 좋을 거야. 주차 공간도 넉넉하니, 차를 가지고 와도 걱정 없을 거고.
제주 여행 중, 따뜻한 집밥이 그리울 땐 곽지해수욕장 근처 ‘꽃밥’에 꼭 한번 들러보길 바라. 정갈한 음식과 푸근한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아이고, 이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네!

나는 다음에 제주에 오면 또 ‘꽃밥’에 들러, 그 따뜻한 밥상을 다시 맛볼 예정이야. 오래오래 장사하셔서, 나처럼 집밥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곳으로 남아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