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연화리는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해산물 명소라 안 가볼 수가 없지. 특히 연화리 해녀촌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그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어. 그러다 4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연화전복집”이 눈에 띄었지 뭐. 1대 해녀 할머니의 손맛을 딸이 이어받아 운영한다니, 그 깊은 맛이 궁금하기도 하고,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따뜻한 밥상이 그리워 발걸음을 옮겼어.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노란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 겉에서 보기에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게,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갔어. 건물 위에는 ‘N°25 HOTEL’이라고 적힌 간판도 보이던데, 밥 먹고 바닷바람 쐬면서 하룻밤 묵어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식당 내부가 눈에 들어왔어. 에어컨 옆 벽에는 앙증맞은 크리스마스트리가 걸려있고, 천장에는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더라.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전복죽을 먹는 모습이 참 정겨웠어. 마치 시골 할머니 집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전복죽 종류가 다양하더라고. 기본인 연화죽부터 전복 양이 더 많은 특죽까지, 입맛 따라 고를 수 있어서 좋았어. 나는 싱싱한 해산물도 맛보고 싶어 전복해물코스를 주문했지. 3만원에 해산물 모듬에 전복죽까지 맛볼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잖아?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이 먼저 나왔어. 소박하지만 정갈한 솜씨가 느껴지는 반찬들을 보니, 왠지 마음이 푸근해지는 기분이었어. 곧이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산물 모듬이 등장했는데,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푸짐한 양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

싱싱한 산낙지, 해삼, 멍게, 문어숙회, 소라, 뿔소라 등 없는 게 없었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해산물들을 보니,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젓가락을 뻗어 산낙지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한 식감과 함께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소리가 절로 나왔어. 해삼은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고, 멍게는 특유의 쌉쌀한 맛이 신선함을 더해줬지. 문어숙회는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아.
해산물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뜨끈한 전복죽이 나왔어. 뽀얀 빛깔의 전복죽 위에는 김 가루와 깨가 솔솔 뿌려져 있었는데, 그 고소한 냄새가 어찌나 좋던지! 숟가락으로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죽의 질감과 함께 전복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어.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야!”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과 따뜻함이 느껴졌지.
전복죽은 어찌나 양이 많던지,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지 않더라고. 하지만 맛있는 걸 어떡해!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어. 결국 배가 터질 듯 불렀지만, 싹싹 긁어먹고 말았지. 전복죽을 다 먹고 나니, 속이 어찌나 편안하던지. 마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듯 노곤노곤해지는 기분이었어.

연화전복집은 1대 해녀 할머니 때부터 40년 넘게 이어져 온 곳이라 그런지, 정통 조리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해. 쌀을 볶아서 죽을 끓인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쌀알이 살아있는 듯 씹히는 식감이 참 좋았어. 아침 일찍 문을 열어서 아침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도 많다던데, 나도 다음에는 아침 일찍 와서 뜨끈한 전복죽 한 그릇 먹고 하루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는데, 숏커트 머리를 한 아주머니께서 퉁명스럽지만 친절하게 맞아주시더라. 계산을 하면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리니, 쑥스러운 듯 “맛있게 드셨으면 됐다”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어.
연화리에는 전복죽집이 참 많지만, 연화전복집은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어. 싱싱한 해산물과 깊은 맛의 전복죽은 물론, 푸근하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더해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줬지. 부산 기장으로 여행을 간다면, 꼭 한번 들러서 40년 전통의 손맛을 느껴보길 바라.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어. 해산물 모듬의 구성이 테이블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어떤 테이블에는 문어가 나오고, 어떤 테이블에는 개불이 나오는 등 일관성이 없어서 아쉬웠어. 그리고 예전에는 전복죽에서 진한 전복 향이 났었는데, 이번에는 그 향이 덜 느껴지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화전복집은 부산 맛집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야.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따뜻한 전복죽 한 그릇과 싱싱한 해산물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거야. 다음에 기장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해서 그 맛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어. 그때는 잊지 말고 할머니께 안부도 여쭤봐야지.
아, 그리고 주차 공간이 넓다는 것도 큰 장점이야. 연화리 주변은 주차하기가 쉽지 않은데, 연화전복집은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편하게 차를 댈 수 있었어. 또, 식당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식사 후에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는 점도 잊지 마.

연화전복집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어.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참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지.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함께하는 연화전복집.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특별한 공간이었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할머니께 드릴 전복죽을 포장해왔어. 할머니도 이 맛을 보시면 분명 좋아하실 거야. 다음에 꼭 함께 와서 맛있는 전복죽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야지. 오늘, 나는 기장 연화리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