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과학 사이, 상주 중앙시장 맛집 홍성식육식당 한우 미식 실험

상주, 그 이름만 들어도 왠지 모르게 고즈넉한 풍경이 떠오르는 도시다. 조선시대 진상품이었던 상주 한우를 맛보기 위해, 마치 미지의 실험실로 향하는 과학자처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바로 ‘홍성식육식당’. 20년 넘게 한우 암소만을 고집하며 상주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라고 한다. 15분 정도 걸어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암소고기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밖에서 봐도 알 수 있듯이 꽤 오래된 식당인 듯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넓고 깨끗하게 리모델링된 공간이 펼쳐졌다. 예전 할아버지와 함께 왔었던 손님은 퀄리티 차이가 크다고 느꼈다고 하지만, 현재는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개선된 듯하다.

홍성식육식당 외관
깔끔하게 정돈된 홍성식육식당의 외관. 암소고기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신뢰감을 더한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스캔했다. 한우 암소 구이 가격이 서울에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합리적이다. 남편분은 한우 목장을 운영하고 아내분이 식당을 운영하신다니,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고기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이것인가. 오늘은 냉동 삼겹살이 땡기는 날이니 냉삼겹살 3인분을 주문했다. 이 식당은 3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주문 후, 빛의 속도로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채웠다. 마블 대리석 테이블 위에 정갈하게 놓인 반찬들은 시각적으로도 훌륭했다. 묵은 김치, 콩나물무침, 파절이 등 삼겹살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반찬들이 눈에 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간장 양념 소스였다. 이 집만의 비법 소스라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냉동 삼겹살과 간장 소스
홍성식육식당의 시그니처, 냉동 삼겹살과 간장 소스. 이 조합은 과학이다!

드디어 주인공인 냉동 삼겹살이 등장했다. 얇게 썰린 냉삼은 붉은색과 흰색 지방의 조화가 마치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다. 냉삼을 간장 소스에 푹 담갔다. 간장 소스의 염분은 단백질의 변성을 촉진하여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 이제 불판 위에서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킬 시간이다.

불판 위에 냉삼을 올리자마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얇은 냉삼은 순식간에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160도 이상의 온도에서 아미노산과 환원당이 반응하여 만들어지는 마이야르 반응! 이 과정을 통해 냉삼은 더욱 고소하고 풍부한 향을 갖게 된다. 냉삼을 뒤집으니, 껍질 부분이 쫄깃하게 구워져 있었다.

잘 익은 냉삼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얇은 덕분에 씹는 횟수를 최소화하여 육즙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쫄깃한 껍데기의 식감과 고소한 지방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특제 간장 소스는 냉삼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감칠맛을 더했다. 실험 결과, 이 집 냉삼은 완벽했다!

파절이와 함께 먹으니, 알싸한 파의 향이 냉삼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묵은 김치를 불판에 구워 냉삼과 함께 먹으니, 김치의 유기산이 냉삼의 느끼함을 완벽하게 잡아줬다. 이 조합은 마치 산 염기 반응처럼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푸짐한 밑반찬
다양하고 푸짐한 밑반찬은 홍성식육식당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구수한 된장찌개는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높아 감칠맛이 극대화되었다. 밥에 된장찌개를 넣고 파채와 함께 비벼 먹으니,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완벽한 조화가 입안에서 펼쳐졌다. 이 순간, 엔도르핀이 과다 분비되며 행복감을 느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동남아시아에서 온 듯한 직원이 서툰 한국말로 계산을 도와주었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조금 답답했지만, 친절함이 느껴져 기분 좋게 식당을 나설 수 있었다.

홍성식육식당은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냉삼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2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만큼, 상주 시민들의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도 하다. 특별한 맛은 아닐지라도, 푸근한 정과 저렴한 가격이 발길을 이끄는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한우 암소 구이를 맛봐야겠다.

잘 구워진 한우
다음 방문 때는 꼭 한우 암소 구이를 맛봐야겠다.

상주 중앙시장 맛집 홍성식육식당에서의 식사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하고 즐거웠다. 화려함은 없지만, 소박한 매력과 푸짐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 이곳에서 맛본 냉삼의 추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 또 상주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주저 없이 홍성식육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육회
메뉴판
홍성식육식당 내부
홍성식육식당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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