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향이 번지는 변산반도 맛집 기행, 김인경원조바지락죽에서 찾은 부안의 맛

흐릿한 아침 안개가 채 가시지 않은 시간, 나는 낯선 땅 부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변산반도 북쪽 끝자락, 새만금 방조제가 시작되는 그곳에 자리 잡은 맛집 김인경원조바지락죽. 간판에는 ‘농수산물식품 명인 대상 수상 업소’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여행 전날 과음으로 속이 불편했던 나는, 뜨끈한 죽 한 그릇으로 속을 달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안고 있었다. 네비게이션은 좁은 길을 따라 나를 안내했고, 마침내 가든처럼 꾸며진 식당 앞에 도착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정갈하게 정돈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위에는 김치, 젓갈, 콩나물무침 등 정갈한 밑반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양파김치였다. 아삭하면서도 청량한 맛이, 흔히 먹던 김치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뽐냈다. 메뉴판을 보니 뽕잎바지락죽, 그냥 바지락죽, 뽕잎전, 바지락회무침 등이 있었다. 나는 뽕잎바지락죽과 바지락회무침을 주문했다.

김인경원조바지락죽 식당 외관
푸른 하늘 아래 정갈한 모습으로 자리한 김인경원조바지락죽의 외관. 농수산물식품 명인 대상 수상 업소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뽕잎바지락죽이 나왔다. 뽀얀 죽 위에 초록색 뽕잎 가루가 흩뿌려져 있고, 그 위에 깨소금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코를 찌르는 참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사진을 찍으려는데 뜨거운 김이 카메라 렌즈를 뿌옇게 만들었다. 서둘러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은은한 뽕잎 향이 바지락의 감칠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죽은 뜨거웠지만,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술술 잘 넘어갔다. 전날의 숙취가 씻은 듯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뽕잎바지락죽 클로즈업
고소한 참기름과 뽕잎 가루가 듬뿍 뿌려진 뽕잎바지락죽.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함께 나온 반찬들과 곁들여 먹으니,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겉절이는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젓갈은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풍부했고, 콩나물무침은 간이 세지 않아 죽과 함께 먹기에 좋았다. 나는 반찬을 두 번이나 리필해서 먹었다.

곧이어 바지락회무침이 나왔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바지락과 채소들이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한 입 맛보니, 입안에 침이 고였다. 싱싱한 바지락의 쫄깃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곤약면이 함께 들어 있어 칼로리 부담도 덜했다. 톡 쏘는 듯한 매운맛이 묘하게 중독적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뽕잎바지락죽과 김치
잘 익은 김치와 함께 먹으니 뽕잎바지락죽의 풍미가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은 뽕잎바지락죽을 맛있게 먹고 있었고, 어른들은 뽕잎전과 바지락회무침을 안주 삼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식당 한쪽 벽면에는 방문객들의 사인과 메시지가 가득 붙어 있었다. 그중에는 유명인의 사인도 있었다. 이곳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부안의 명소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뽕잎전은 바삭함이 덜했고, 기름을 너무 많이 머금고 있었다. 뽕잎빵 역시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퍽퍽하고 밋밋한 맛이랄까. 하지만 뽕잎바지락죽과 바지락회무침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특히 바지락회무침은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이 계속해서 입맛을 당겼다.

뽕잎전과 밑반찬
초록빛 뽕잎전과 정갈한 밑반찬들. 특히 양파김치의 청량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나는 뽕잎빵 대신 오디잼을 하나 샀다. 부안의 특산물인 뽕잎과 오디를 활용한 제품을 맛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식당 앞에는 작은 빵 공장이 있었다. 갓 구운 빵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돌아오는 길, 나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김인경원조바지락죽에서의 식사를 곱씹었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정갈하고 소박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고향 할머니가 끓여주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졌다. 바지락의 시원한 맛과 뽕잎의 은은한 향이 어우러진 뽕잎바지락죽은, 내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었다.

밑반찬과 바지락죽
바지락죽과 함께 차려진 다양한 밑반찬들. 소박하지만 정갈한 맛이 돋보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었고,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바쁜 시간대에는 직원들이 손님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음식 맛은 대체로 만족스러웠고, 특히 뽕잎바지락죽은 다시 먹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만약 당신이 변산반도를 지역명 여행할 계획이라면, 김인경원조바지락죽에 들러 뽕잎바지락죽 한 그릇 맛보기를 추천한다. 화려한 맛은 아닐지라도,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맛이 당신의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특히 아침 식사나 해장 음식으로 제격이다.

뽕잎전
초록빛 색감이 인상적인 뽕잎전. 바삭함이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나는 김인경원조바지락죽에서 맛본 뽕잎바지락죽의 따뜻한 기운을 가슴에 품고, 다시 길을 나섰다. 부안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뽕잎전 대신 다른 메뉴를 시켜봐야겠다.

메뉴 안내
식당 내부 메뉴 안내판. 뽕잎바지락죽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식당 외관
식당 건물 위로 드리워진 나무 그늘. 한적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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