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낮 시간을 낼 수 있었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칼국수, 그래, 오늘은 작정하고 용인 맛집 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용인에서 칼국수 좀 먹어봤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 자자한 곳, 바로 ‘엄마손칼국수’다. 몇 년 전보다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에 아주대 이모네 칼국수와 잠시 고민했지만, 6년 단골이라는 한 마디에 망설임 없이 핸들을 돌렸다. 용인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곳이라니, 그 깊은 맛이 어떨지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
골목 어귀에 다다르자, 낡은 간판이 정겹게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푸근함을 안겨주었다. 좁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과는 달리 길쭉하게 뻗은 공간이 나타났다. 11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음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칼국수를 즐기고 있었다. 혼자 온 손님들도 꽤 눈에 띄었다. 혼밥족에게도 부담 없는 편안한 분위기, 이것 또한 이 집의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벽에는 메뉴와 가격 정보가 담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칼국수와 수제비 모두 9,000원, 공기밥은 1,000원. 가격 인상 소식이 있었지만,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칼국수와 곁들여 먹으면 환상적인 김치 추가는 셀프라고 하니,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칼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와 함께 겉절이, 신김치 두 종류가 푸짐하게 차려졌다. 뽀얀 국물 위로 김 가루와 참기름이 넉넉하게 뿌려져 있고, 면발 사이사이에는 호박과 감자가 숨어 있었다. 단순해 보이는 비주얼이지만, 왠지 모르게 깊은 맛이 느껴질 것만 같았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올리니, 쫄깃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한 입 맛보니, 역시나! 멸치 육수가 아닌 사골 육수 특유의 깊고 진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마치 곰탕을 먹는 듯한 묵직함이 느껴지는 국물은, 다른 칼국수집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참기름 향은 고소함을 더하고, 김 가루는 감칠맛을 끌어올렸다.

면발은 기계면인 듯했지만, 쫄깃한 식감이 훌륭했다. 특히, 국물이 잘 배어 있어 면만 먹어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면과 함께 씹히는 포슬포슬한 감자와 달콤한 호박은, 칼국수의 풍미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집의 숨은 공신은 바로 김치다. 갓 담근 겉절이는 아삭하면서도 신선한 맛이 일품이었고, 잘 익은 신김치는 깊은 풍미와 함께 입맛을 돋우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칼국수 면과 김치를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겉절이의 시원함과 신김치의 깊은 맛이 칼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김치 맛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테이블 위에는 다진 양념과 후추, 청양고추가 준비되어 있었다. 취향에 따라 칼국수에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칼칼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 먹었다. 매콤한 청양고추가 사골 육수의 묵직함을 잡아주어, 더욱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정신없이 칼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텅 비어 있었다. 양이 꽤 많은 편이었지만, 워낙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밖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웨이팅이 있다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가게 앞에는 주차 공간이 협소하여 주변 골목에 주차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엄마손칼국수는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소박하면서도 깊은 정이 느껴지는 곳이다. 마치 할머니가 끓여주시는 따뜻한 칼국수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맛이 일품이다. 용인에서 칼국수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 없이 엄마손칼국수를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엄마손칼국수는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한다. 헛걸음하지 않도록 방문 전에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겉절이와 신김치는 셀프 코너에서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니, 마음껏 즐기도록 하자.
용인에는 엄마손칼국수 외에도 유명한 칼국수집들이 많다. 사골 육수 칼국수로 유명한 ‘엄마손칼국수'(다른 곳이다!), 바지락 칼국수의 강자 ‘유가네칼국수’, 용인 5일장에만 맛볼 수 있는 ‘홍두깨칼국수’, 가성비 좋은 ‘총각손칼국수’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칼국수를 즐길 수 있다. 다음에는 다른 칼국수집들도 방문해보고, 그 맛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오늘 엄마손칼국수에서 맛본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힐링의 시간이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를 즐기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앞으로도 종종 엄마손칼국수에 들러,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만끽해야겠다.

참, 가게 옆에는 애완샵이 있는데, 예민한 사람들은 악취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맛있는 칼국수 한 그릇이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칼국수 국물 덕분인지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용인 토박이들이 사랑하는 엄마손칼국수,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다음에는 수제비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덧붙여, 식당 내부 사진을 살펴보면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라 다소 혼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정겨운 분위기를 더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음 방문 때는 칼국수에 다진 양념을 듬뿍 넣어 먹어봐야겠다.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리고, 김치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내 입맛에는 여전히 최고였다. 역시 김치는 손맛이 중요한 것 같다.
오늘, 용인의 숨은 맛집 엄마손칼국수에서 맛있는 칼국수 한 그릇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용인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를 보면 “김치추가는 셀프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냉장고가 보인다. 김치 맛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