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훌쩍 다가온 주말,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싱싱한 해산물, 그리고 흑돼지의 풍미를 느끼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휩싸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주말은 짧은 일정 탓에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깊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집 근처에서 제주도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용암동에 위치한 맛집, ‘제주그집’이었다.
이곳은 이미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고기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었다. 특히 제주도에서 직송한 흑돼지를 사용한다는 이야기에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가게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마치 제주도의 작은 식당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제주도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어 더욱 운치를 더했다.

자리에 앉자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흑돼지 오겹살, 목살, 갈매기살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가 준비되어 있었고, 돔베고기와 보리밥 정식도 눈에 띄었다. 고민 끝에, 흑돼지 오겹살과 돔베고기 보리밥 정식을 주문했다. 특히 에서 보이는 숯불 위에 올려진 탐스러운 흑돼지 오겹살의 모습은 정말이지 넋을 잃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숯불의 은은한 열기 속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오겹살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돼지 오겹살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멜젓에 살짝 찍어 먹으니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깻잎 장아찌, 갓김치, 콩나물무침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김치는 적당히 익어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고, 깻잎 장아찌는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정성은 이 집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흑돼지 오겹살이 등장했다. 선명한 붉은 빛깔과 섬세한 마블링이 살아있는 흑돼지의 모습은 그 신선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숯불 위에 올려진 흑돼지는 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서서히 익어갔다.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침샘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잠시 후, 마치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운 흑돼지 목살이 등장했다. 검은 접시 위에 꽃처럼 펼쳐진 흑돼지 목살은 그 섬세한 마블링과 신선한 색감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선사했다. 흑돼지 목살 역시 숯불 위에 올려 노릇하게 구워지기를 기다렸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멜젓이 끓기 시작했다. 멜젓은 제주도에서 즐겨 먹는 젓갈로, 돼지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짭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나는 멜젓은 흑돼지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준다.

드디어 흑돼지 오겹살이 노릇하게 익었다. 잘 익은 오겹살 한 점을 멜젓에 푹 찍어 입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한 껍데기와 부드러운 살코기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육즙은 흑돼지 특유의 풍미를 더욱 깊게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섬세한 마블링이 돋보이는 흑돼지 목살은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자랑했다.
상추에 흑돼지 오겹살과 갓김치, 쌈장을 올려 크게 한 쌈을 싸 먹으니, 이번에는 신선한 채소의 향긋함이 흑돼지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며 흑돼지 오겹살을 즐겼다.

흑돼지 오겹살을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돔베고기 보리밥 정식이 나왔다. 푸짐한 보리밥과 윤기가 흐르는 돔베고기, 그리고 다채로운 채소가 어우러진 돔베고기 보리밥 정식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돔베고기는 돼지고기를 삶아 썰어낸 제주도의 향토 음식이다. 따뜻한 돔베고기 한 점을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에서 보이는 것처럼, 돔베고기와 함께 제공된 해남식 멸치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돔베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보리밥에 돔베고기를 얹고, 각종 채소와 고추장을 넣어 쓱쓱 비벼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톡톡 터지는 보리밥의 식감과 돔베고기의 부드러움, 그리고 채소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냈다. 특히 고추장의 매콤한 맛이 더해져 느끼함 없이 계속해서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을 수시로 확인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었고, 반찬이 떨어지면 바로바로 채워주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테이블마다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은, 직원분들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덕분에 편안하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치 제주도 여행을 짧게 다녀온 듯한 느낌이랄까. 가게를 나서며,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다음에는 흑돼지 갈매기살과 말고기 육회를 꼭 먹어봐야지.
‘제주그집’은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용암동에서 제주도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제주그집’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우리 집 옆에 있다면 매일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작은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