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걸음을 옮긴 안양, 그 좁다란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은 “두꺼비부대찌개”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방문하게 된 이곳은, 세련된 요즘 식당들과는 확연히 다른, 정겨움이 묻어나는 공간이었다. 간판에는 익살스러운 두꺼비 캐릭터가 냄비를 들고 웃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푸근한 인상을 주었다. Since 1980이라는 문구는 이 집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층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테이블 수는 대략 30개 정도 되어 보였는데, 거의 모든 자리가 손님으로 꽉 차 있는 모습에서 이 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2층에는 단체 손님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나무를 덧댄 천장과 곳곳에 놓인 화분들은 편안한 분위기를 더했다. 낡은 듯하면서도 정돈된 실내,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자아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살펴보니, 부대찌개 외에도 햄, 소세지 구이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이곳의 대표 메뉴는 부대찌개이기에, 고민 없이 부대찌개 2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본 찬들이 빠르게 테이블 위로 놓였다. 미역줄기, 콩나물, 깍두기, 그리고 시원한 동치미. 소박하지만 정갈한 찬들이었다. 특히 동치미는 살얼음이 동동 떠 있어 보기만 해도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깍두기는 아쉽다는 평이 있었지만, 동치미는 대체로 좋은 평을 받는 듯했다. 잠시 후, 뚜껑이 덮인 냄비가 버너 위에 올려졌다. 둥근 냄тие 안에는 햄, 소시지, 다진 고기, 김치, 떡, 파, 마늘 등 푸짐한 재료들이 붉은 양념과 함께 가득 담겨 있었다. 마늘을 듬뿍 넣어 느끼함 없이 시원한 국물 맛을 낸다는 설명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부대찌개를 바라보며, 어서 익기를 기다렸다. 붉은 국물이 끓어오르면서 풍기는 매콤한 향은 식욕을 자극했다. 국자로 국물을 휘저으니, 햄과 소시지, 김치, 다진 고기 등이 넉넉하게 들어 있었다. 특히 파와 마늘이 듬뿍 들어가 있어 시원한 향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먼저 국물부터 맛을 보았다. 텁텁함 없이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은, 기대 이상이었다. 묵직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고, 햄과 소시지에서 우러나온 감칠맛이 더해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좋아할 만한 대중적인 맛이었다. 햄과 소시지는 저렴한 김밥 햄이 아닌, 제대로 된 햄을 사용해서인지 풍미가 남달랐다. 햄 특유의 짭짤한 맛과 고소한 풍미가 국물에 녹아들어 깊은 맛을 냈다.
밥은 고봉밥으로 제공되어,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찌개 양이 조금 적다는 의견도 있지만, 밥을 넉넉하게 주니 부족함은 없었다. 뜨끈한 밥 위에 부대찌개를 듬뿍 올려 한 입 맛보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햄과 소시지의 짭짤한 맛, 김치의 매콤한 맛, 그리고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밸런스를 이루었다.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냈다. 햄사리 추가는 필수라는 말에, 햄사리를 추가했다. 햄이 더 푸짐하게 들어가니, 국물 맛이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햄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점은 아쉬웠지만, 맛 자체는 훌륭했다.

라면 사리를 추가하여 끓이니, 또 다른 즐거움이 더해졌다. 꼬들꼬들하게 익은 라면은 부대찌개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라면에 햄과 김치를 함께 올려 먹으니, 그 맛은 가히 최고였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특히 바닥에 깔린 당면과 라면의 조합은,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색다른 식감을 선사했다. 라면 사리는 꼭 추가해야 할 필수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니, 속이 든든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시원한 동치미가 다시금 생각났다.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를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고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동치미는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오래된 맛집임을 증명하듯, 수많은 사람들의 사인이 걸려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입구에서 풍기는 은은한 부대찌개 냄새가 발길을 다시 붙잡는 듯했다.
“두꺼비부대찌개”는 최상의 서비스나 특별한 맛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몇몇 리뷰에서는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은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곳이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세련됨보다는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던 따뜻한 밥상처럼,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접근성은 다소 아쉬운 편이지만,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차량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에게는 편리하다. 골목길 안에 위치해 있어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만큼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꺼비부대찌개”는 내게 단순한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따뜻한 정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했다. 최고의 맛집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4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저력과 푸근한 정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안양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한 번쯤 들러 푸짐한 부대찌개 한 뚝배기를 맛보며 추억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음에는 아이와 함께 방문하여 이 맛있는 부대찌개를 함께 나누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