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난 속초 여행, 푸른 동해 바다를 가슴에 담고 돌아오는 길에 영랑호 근처에서 특별한 점심 식사를 경험했다. 낡은 핫도그 가게였던 곳이 이렇게 멋진 돈까스 집으로 변신했다니, 세월의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겉에서 풍기는 아우라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서롱”은 속초에서 만난 작은 오아시스, 아니 하와이 같은 존재였다.
낯선 골목길을 따라 걷다 마주친 가게는 마치 숨겨진 아지트 같은 매력을 뽐냈다. 57번지라는 숫자가 적힌 푸른 간판이 눈에 띄었고, 나무로 된 울타리와 초록빛 식물들이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하늘을 향해 뻗은 독특한 모양의 간판은 이곳이 평범한 식당이 아님을 암시하는 듯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치 못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 라탄 조명, 그리고 천장에 달린 독특한 장식들이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했다. 공간은 아담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답답함 없이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주문은 테이블에 놓인 태블릿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었다. 메뉴 사진들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어 선택에 어려움은 없었다.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인 돈까스와 여름 한정 메뉴인 서롱물회를 주문했다. 돈까스 맛집이라는 명성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시원한 물회에 돈까스를 함께 먹는다는 조합은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왔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돈까스였다.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 듯, 튀김옷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돈까스와 함께 나온 샐러드와 수프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돈까스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 부드러웠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최상급 돈까스 같았다. 튀김옷은 바삭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돈까스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돈까스 소스였다. 흔히 맛볼 수 있는 경양식 돈까스 소스에 코코이찌방야의 매운 카레 소스를 살짝 더한 듯한 독특한 맛이었다. 맵지 않으면서도 느끼함을 잡아주는, 정말 훌륭한 조합이었다. 이 소스 덕분에 돈까스를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서롱물회였다. 붉은 빛깔의 육수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 지친 나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육수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물회에는 얇게 썬 돈까스와 쫄깃한 물면, 그리고 아삭한 명태회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돈까스와 물회의 조합은 처음이었지만, 정말 의외로 잘 어울렸다. 돈까스의 느끼함은 물회의 새콤함이 잡아주고, 물회의 시원함은 돈까스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마치 오래전부터 함께 해온 음식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서롱물회에 들어간 명태회도 정말 맛있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입안을 즐겁게 했다. 명태회 특유의 감칠맛은 물회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돈까스와 물면, 그리고 명태회를 함께 먹으니, 정말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듯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 부부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두 분 모두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불편함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어린 딸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후, 손님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모습은 정말 훈훈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정말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배부름과 함께 행복감이 밀려왔다. 영랑호 주변을 산책하며 소화를 시키니,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속초 여행에서 뜻밖의 맛집을 발견한 덕분에, 더욱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서롱은 단순한 돈까스 집이 아니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독특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속초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속초 맛집이다. 다음 속초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땐 돈치볼이라는 사이드 메뉴도 함께 맛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서롱에서의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맛있는 돈까스와 시원한 물회, 그리고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신 사장님 부부 덕분에, 속초 여행은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 채워졌다. 서롱, 속초에 가면 꼭 다시 들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