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을 동반한다. 특히 낯선 동네에서 혼밥을 해야 할 때는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편안한 곳을 찾는 게 중요하다. 오늘은 부산 기장 대변항, 멸치회와 멸치찌개로 입소문이 자자한 대성갈치찌개에서 혼밥 도전에 나선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도 혼밥 성공!
부산역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기장 대변항. 항구 특유의 짭짤한 바다 내음이 코를 간지럽혔다. 목적지는 골목 안쪽에 숨어있다는 대성갈치찌개. ‘부산의 맛 2024 선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간판이 눈에 띄었다.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샘솟는 순간이었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에는 이미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역시 맛집은 다르구나. 계산대 앞에 놓인 대기자 명단에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주변을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대변항은 생각보다 훨씬 활기찬 모습이었다. 갓 잡아 올린 듯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가게들과, 멸치 젓갈 냄새가 향긋하게 풍기는 골목길. 잠시 구경하는 사이, 내 순서가 다가왔다는 사장님의 전화가 울렸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고, 혼자 앉기에도 부담 없는 좌석들이 눈에 띄었다. 혼밥족을 위한 배려일까? 벽면에는 다녀간 유명인들의 싸인이 가득했다.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멸치회, 멸치찌개, 갈치구이, 갈치찌개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멸치회와 멸치찌개를 모두 맛보고 싶었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을 것 같아 고민 끝에 멸치회(소)와 멸치찌개(1인분)를 주문했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이 혼밥러에게는 큰 메리트다.
주문 후, 밑반찬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이기 시작했다. 푸짐한 밑반찬 인심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젓갈, 김치, 나물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열무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뻔했다. 반찬은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믿음이 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멸치회가 등장했다. 멸치회는 통상적인 회무침 스타일 외에 참기름과 가벼운 양념으로 마무리한 누드회(하얀회)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멸치 본연의 맛을 느껴보고 싶어 무침회로 선택했다. 싱싱한 멸치와 아삭한 야채가 듬뿍 들어간 멸치회무침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젓가락으로 멸치회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식감이 느껴졌다. 전혀 비리지 않고, 오히려 신선한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양념도 과하지 않아 멸치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깻잎에 멸치회와 밥을 함께 싸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현지인들이 왜 이곳을 추천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어서 멸치찌개가 나왔다. 뚝배기 안에는 큼지막한 멸치와 우거지, 방아잎이 듬뿍 들어 있었다. 멸치찌개는 처음이라 살짝 긴장했지만, 방아잎 향이 멸치의 비린 맛을 잡아준다는 말에 용기를 내어 한 입 맛보았다.
국물을 떠먹으니,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느껴졌다. 멸치 특유의 감칠맛과 방아잎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멸치찌개에 들어간 우거지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밥 위에 멸치찌개 국물을 듬뿍 적셔 먹으니,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비워냈다.
사실 멸치찌개에는 뼈가 들어 있어 시각적으로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뼈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은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다. 뼈를 발라 먹는 것이 조금 귀찮긴 하지만, 그만큼 더 맛있게 느껴졌다.

혼자였지만, 멸치회와 멸치찌개를 남김없이 깨끗하게 비웠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대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기장 맛집은 다르구나.
대성갈치찌개는 멸치회와 멸치찌개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인심, 그리고 혼밥족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갈치구이와 갈치찌개도 맛보고 싶다.
기장 대변항에서 잊지 못할 혼밥 경험을 선사해 준 대성갈치찌개.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오늘도 맛있는 혼밥으로 힐링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