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향하는 곳이 있다. 복잡한 서대문 골목, 마치 홍콩의 익청빌딩처럼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서소문 아파트 상가. 그곳에 자리 잡은 작은 이자카야, ‘미동식당’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간판을 보니, 어서 들어가 따뜻한 저녁을 맞이하고 싶어졌다. 혼자여도 괜찮아, 이 곳은 나만의 아지트가 되어줄 테니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테이블은 4~5개 정도, 그리고 바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혼자 온 나에게도 부담 없는 공간이다. 늦은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바 자리가 남아있어 자리를 잡았다. 나무로 된 카운터에 앉으니, 따뜻한 나무의 질감이 손끝으로 느껴진다.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감싸 안으며, 하루의 피로를 녹여주는 듯했다.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점심에는 유케동(육회덮밥)과 명란마요 덮밥을 판매하고, 저녁에는 숙성회와 다양한 일품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오늘은 왠지 숙성회가 당겼다. 숙성회 (대)를 주문하고, 시원한 오키나와 생맥주도 한 잔 곁들이기로 했다. 메뉴를 고르고 나니, 은은하게 풍겨오는 음식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꼬르륵, 배에서 앙칼진 신호가 울렸다.
잠시 후, 기다리던 오키나와 생맥주가 먼저 나왔다. 투명한 잔에 담긴 황금빛 맥주 위로 뽀얀 거품이 소복하게 쌓여있다. 보기만 해도 갈증이 해소되는 듯했다. 한 모금 들이켜니, 쌉쌀하면서도 청량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역시, 퇴근 후 마시는 맥주 한 잔은 그 어떤 보약보다 좋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안을 둘러봤다. 벽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걸려있고, 한쪽 벽면에는 손님들이 남긴 낙서들이 가득했다. 저마다의 이야기와 추억이 담긴 낙서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오픈형 주방에서는 셰프님이 분주하게 요리를 하고 계셨다. 칼질 소리와 지글거리는 기름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며,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성회가 나왔다. 두툼하게 썰린 숙성회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도미, 연어, 광어 등 다양한 종류의 숙성회가 가지런히 담겨 나왔다. 숙성회와 함께 김, 알밥, 곁들임 채소가 함께 제공되었다. 김에 알밥을 올리고 숙성회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입안에서 감칠맛이 폭발했다. 톡톡 터지는 알밥의 식감과 쫄깃한 숙성회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숙성회는 입에 넣었을 때 적당히 씹는 맛이 있으면서도 부드러웠다.

곁들임으로 나온 따끈한 부엌국도 좋았다. 짭쪼름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숙성회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혼자 왔지만,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숙성회를 먹는 동안, 맥주잔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아쉬운 마음에 명란구이를 추가로 주문했다. 잠시 후, 노릇하게 구워진 명란구이가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명란구이는 맥주 안주로 제격이었다. 명란구이 위에 마요네즈가 살짝 뿌려져 있어, 느끼함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미동식당은 1인당 1만원에 셰프님 마음대로 요리 3가지가 나오는 메뉴도 인기라고 한다. 혼자 방문했을 때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친구와 함께 방문했을 때는 가성비 좋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셰프님 마음대로 요리를 맛봐야겠다.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기고 싶을 때, 혹은 퇴근 후 가볍게 술 한잔하고 싶을 때, 미동식당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과하지 않은, 딱 기분 좋을 만큼의 음식이 좋았다. 양은 조금 적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여러 가지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저녁 시간에는 손님이 많아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계산을 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서소문 아파트 상가의 낡은 풍경과 미동식당의 따뜻한 불빛이 묘하게 어우러져 잊지 못할 장면을 만들어냈다. 오늘도 혼밥, 성공! 서대문에서 나만의 맛집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 또 혼자 밥 먹고 싶을 때, 주저 없이 미동식당을 찾을 것이다. 그땐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미동식당 꿀팁:
* 혼밥하기 좋은 분위기. 바 테이블이 있어서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 점심에는 유케동, 명란마요 덮밥을 판매한다.
* 저녁에는 숙성회, 명란구이 등 다양한 일품요리를 맛볼 수 있다.
* 1인당 1만원에 셰프님 마음대로 요리 3가지가 나오는 메뉴도 있다. (2인 이상 주문 가능)
* 양이 조금 적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땐, 부엌국을 곁들여보자.
* 오키나와 생맥주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린다.

테이블 위에 놓인 오키나와 맥주와 안주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윤기가 흐르는 돼지고기 수육과 반숙 계란, 그리고 잘게 썰린 파가 조화롭게 담겨있다. 맥주잔에 새겨진 ‘Orion’ 로고는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를 연상시킨다.
숙성회는 선명한 색감을 자랑한다. 붉은색 참치, 분홍색 연어, 흰색 도미가 신선함을 뽐내고 있다. 곁들여진 새싹 채소와 무채는 숙성회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여러 가지 메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이다. 숙성회, 돼지고기 조림, 그리고 정갈하게 담긴 곁들임 음식들은 미동식당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미동식당은 작지만, 그 안에 담긴 맛과 분위기는 결코 작지 않다. 혼자 방문해도, 둘이 방문해도,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주는 곳. 서대문에서 혼자 밥 먹어야 할 때, 미동식당을 찾아보자. 분명, 당신의 입맛과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오늘도 맛있는 혼밥,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