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퇴근 후 혼자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던 날, 번잡한 안산 중앙동 거리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자리한 ‘그남자의이태리식당&라운지’를 찾았습니다. 롯데시네마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동원빌딩 6층으로 향하는 길이 조금은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그마저도 낯선 장소에 대한 설렘으로 다가왔어요. 낡은 건물 꼭대기에 자리한 레스토랑이라는 이야기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좁고 복잡했던 외부와는 전혀 다른 아늑하고 세련된 공간이 펼쳐졌습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반짝이는 샹들리에가 눈길을 사로잡았고, 곳곳에 놓인 푸른 식물들이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이곳이 정말 10대, 20대들이 많이 찾는다는 번잡한 중앙동에 위치한 곳이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혼자 방문했기에 혹시 눈치가 보일까 걱정했지만, 이곳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테이블 간격이 좁다는 평도 있었지만, 제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여유로운 편이었고, 특히 창가 쪽 좌석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정갈한 식기류와 잔잔한 음악은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메뉴판을 찬찬히 훑어보니, 놀랍게도 대부분의 메뉴 가격이 2만 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스테이크를 제외하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대였죠. 저는 이날 런치코스 메뉴를 맛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약 후 방문했기에 미리 코스 메뉴와 주차 정보를 문자로 받아볼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식전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 식초를 섞어 찍어 먹으니 입맛을 돋우는 데 충분했습니다. 이어서 나온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부드러운 치즈, 그리고 달콤한 과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시각적으로도, 맛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마치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듯한 비주얼은 봄날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담아낸 듯했죠.

다음으로 나온 따뜻한 스프는 부드러운 거품 위에 바삭한 크루통과 싱그러운 잎채소가 올라가 있어,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습니다. 그냥 생수가 아닌, 마치 루이보스티나 마테차 같은 은은한 향이 나는 물을 제공하는 점도 세심한 배려라고 느껴졌습니다.

본격적인 메인 요리로는 파스타와 리조또를 주문했습니다. 특히 오징어 먹물 리조또는 오징어를 통째로 구워 올려 비주얼부터 남달랐습니다. 까만 밥알 사이사이에 쫄깃한 오징어가 어우러져,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왔습니다. 밥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식감과 풍부한 해산물의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그야말로 훌륭했습니다.

다른 파스타 역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탱글탱글한 면발과 진한 소스의 조화가 좋았고,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 있어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맵거나 달지 않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깔끔한 맛 덕분에 늦은 시간까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코스 요리 중 몇 가지는 너무 맛있어서 사진 찍는 것을 깜빡했을 정도입니다. 런치코스에는 셔벳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입가심으로 상큼하게 마무리하기 좋았습니다.
이곳은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곳입니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죠. 1인분 주문도 당연히 가능하고, 1인 좌석이나 카운터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테이블 간격이나 분위기 상 혼자여도 충분히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사실, 조금 더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라면 룸을 잡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5명 이상 단체 손님을 위한 룸도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특별한 날 모임을 갖기에도 제격입니다. 다만, 룸 내부에는 창문이 없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평도 있으니, 이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푸른 식물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것도 낭만적일 것 같습니다. 그럴 때면 마치 숨겨진 정원에서 식사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직원분들의 친절함 또한 이곳을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세심한 서비스와 따뜻한 미소 덕분에 더욱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8시 반이 넘으면 디너 코스 주문이 어렵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단품 메뉴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가 가능했습니다.
이날, 저는 낯선 장소에서의 혼밥이 조금도 외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맛있는 음식과 멋진 분위기 덕분에 스스로에게 주는 작은 선물 같은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안산에서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혹은 혼자서도 근사한 식사를 즐기고 싶은 날이라면, ‘그남자의이태리식당&라운지’를 강력 추천합니다.
오늘도 혼밥 성공! 이곳에서의 경험은 제게 안산이라는 지역에서 쉽게 찾기 힘든,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레스토랑을 발견했다는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다음에 또 안산을 방문하게 된다면, 이곳을 다시 찾을 것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