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 보드 타러 평창 휘닉스파크에 갔어요. 곤두박질치고 넘어지고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허기짐이 파도처럼 밀려왔죠. 리조트 안의 뻔한 프랜차이즈 식당은 가기 싫고, 문 닫지 않은 제대로 된 맛집을 찾고 싶었던 절박한 심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어요. 그때 눈에 띈, 네온사인 간판이 왠지 모르게 정겨운 ‘솥뚜껑 삼겹살 도령과 낙지 낭자’! 상호명부터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이곳이 제 겨울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 그리고 코를 찌르는 고소한 냄새! 이미 많은 손님들이 솥뚜껑 앞에서 맛있는 시간을 보내고 계시더군요. 7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넓은 공간 덕분에 우리 일행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어요. 관광지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곳은 단순한 식당 그 이상이었어요.
처음엔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워낙 많은 메뉴를 파는 곳이라 메인 메뉴가 무엇일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가게 이름에 ‘솥뚜껑 삼겹살’이 딱 박혀있으니, 이건 뭐, 삼겹살을 안 먹고 갈 수가 없잖아요? 메뉴판을 보니 삼겹살뿐만 아니라 낙지, 오징어와의 조합도 눈에 띄었어요. 하지만 저희는 일단 기본에 충실하기로 하고, 솥뚜껑 삼겹살을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등장한 솥뚜껑! 와, 이거 정말 사이즈부터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마치 보물섬을 통째로 들고 온 듯한 거대한 솥뚜껑이 테이블 중앙에 떡 하니 자리 잡았어요. 거기에 갓 나온 생삼겹살이 마치 보석처럼 가지런히 놓여 있었죠. 두툼한 삼겹살의 자태를 보니, 벌써부터 군침이 꼴깍 넘어갔어요.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함께 구워 먹는 재료들의 풍성함이에요. 두툼하게 썰린 삼겹살 주변으로 묵은지, 콩나물, 파채, 고사리 나물, 심지어 두부전과 소세지까지! 이 모든 것을 솥뚜껑 위에 한꺼번에 올려주신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뜨겁게 달궈진 솥뚜껑 위로 재료들이 익어가는 소리가 ASMR처럼 귀를 간지럽혔어요. 지글지글, 칙칙! 마치 맛있는 음악회 같았죠.




드디어 첫 입! 입 안에서 퍼지는 육즙과 쫄깃한 식감, 그리고 묵은지의 새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어요. 와… 이건 정말 ‘미쳤다!’ 외칠 수밖에 없는 맛이에요. 묵은지는 단순히 함께 곁들여지는 찬이 아니었어요. 이 집 묵은지는 그 자체로도 예술! 너무 맛있어서 따로 김치찌개를 시켜 먹었는데, 이것도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집된장으로 끓인 듯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아니, 그런데 이런 훌륭한 맛과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에서…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어요. 밥을 먹던 도중, 바퀴벌레가 나타난 거죠! 기절초풍할 노릇이었지만, 더욱 황당했던 것은 사장님의 대처였어요. 마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잡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의 친절함과 가게의 맛은 변함이 없었어요. 아마 이건 정말 흔치 않은, 딱 한 번 있었던 해프닝이었을 거라 믿고 싶어요. (하지만 위생 상태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떨쳐버리긴 어렵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사장님 내외분의 그 넉넉한 인심과 진심으로 손님을 대하는 친절함 때문이에요. 시즌 동안 15년 정도를 이곳에서 보내셨다는 단골분의 말씀처럼,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추억과 정이 쌓이는 곳 같았어요. 추운 날씨에 보드 타고 내려와 따뜻한 밥을 먹고 싶을 때, 늦은 시간까지 허기진 보더들의 피난처가 되어주는 곳. 사장님께서 직접 차로 숙소까지 데려다주셨다는 이야기는 정말 감동 그 자체였어요.
삼겹살과 함께 곁들여 먹는 묵은지, 콩나물, 파채, 고사리 나물, 두부전, 소세지까지. 이 모든 것이 솥뚜껑 위에서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미는 정말 예술이에요. 고기가 적당히 두툼해서 씹는 맛이 좋고,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 안 가득 퍼져요. 고기와 함께 나오는 간장 절임 야채도 정말 맛있었고, 마지막은 역시 솥뚜껑 볶음밥으로 화룡점정을 찍어야죠!
휘팍 근처에서 이만한 가성비와 맛을 자랑하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을 거예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바가지요금 없이 정직하게 장사하시는 사장님 덕분에 더욱 믿음이 갔습니다. 특히 추운 날씨에 뜨거운 솥뚜껑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과 각종 재료들을 맛보는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오랜만에 정말 ‘대박’이라고 외칠 만한 맛집을 발견했습니다. 두툼한 삼겹살과 환상적인 묵은지의 조합, 푸짐한 솥뚜껑 위에서 펼쳐지는 맛있는 향연, 그리고 무엇보다 정 많고 친절하신 사장님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어요. 평창 휘닉스파크에 가신다면, 이곳 ‘솥뚜껑 삼겹살 도령과 낙지 낭자’는 무조건 필수 코스입니다! 후회 없는 선택이 되리라 확신해요.
P.S. 혹시라도 다른 메뉴가 궁금하시다면, 육개장은 MSG 없이 담백한 맛이었고, 생선구이가 포함된 가정식 백반도 훌륭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네요. 다음 방문 때는 다른 메뉴들도 꼭 도전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