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 문턱에 접어든 듯 쌀쌀해진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날이었습니다. 점심시간,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문득 진한 어죽 한 그릇이 떠올랐습니다.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선희식당’이라는 이름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평소 어죽을 즐겨 먹지만, 늘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거나 다소 북적이는 분위기에 망설였던 터라 ‘혼밥하기 좋은 곳일까?’ 하는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는 마치 시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선사했습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꾸밈없이 담백한 모습이 이곳의 매력을 더해주었습니다. 점심시간이라 손님들로 꽤 북적이는 모습이었지만, 다행히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은 따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고, 혼자 온 손님들이 생각보다 많아 전혀 어색함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 어죽이 메인이었습니다. ‘인삼어죽’과 ‘일반 어죽’ 중에 고민하다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인삼어죽’을 주문했습니다. 2인 이상 주문 가능하다는 점은 아쉽지만, 다행히 같이 방문한 친구가 있어 2인분으로 주문했습니다. 어죽과 함께 곁들이기 좋은 ‘도리뱅뱅’과 ‘민물새우튀김’도 빼놓을 수 없죠. 특히 도리뱅뱅은 처음 접하는 메뉴라 기대감이 컸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인삼어죽이 나왔습니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어죽에서는 은은한 인삼 향과 함께 진한 국물의 풍미가 느껴졌습니다. 뽀얗고 걸쭉한 국물은 비린 맛 없이 깔끔했고, 잘게 풀어 넣은 민물고기 살과 고소한 들깨, 그리고 칼칼한 양념이 어우러져 한 숟갈 한 숟갈 먹을 때마다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잘 끓여낸 보양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 어죽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쫄깃한 면과 부드러운 수제비, 그리고 갓 지은 밥이 함께 들어있다는 점입니다. 국물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다양한 식감은 먹는 즐거움을 더해주었습니다. 특히 인삼이 살짝 씹히는 듯한 향긋함과 맛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함이었습니다. 혹자는 인삼 향이 강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오히려 진한 어죽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였습니다.

어죽에 이어 등장한 ‘도리뱅뱅’은 정말이지 눈으로 먼저 즐기는 맛이었습니다. 바삭하게 튀겨진 작은 민물고기들이 둥글게 접시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한입 베어 물자마자 바삭한 식감과 함께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과하지 않은 매콤달콤한 양념은 민물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중독성을 더했습니다. 어죽 국물에 살짝 찍어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습니다.

함께 주문한 ‘민물새우튀김’ 역시 훌륭했습니다.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바삭하게 잘 튀겨져 새우의 고소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죽 한 숟가락, 도리뱅뱅 한 조각, 그리고 민물새우튀김 하나씩 번갈아 맛보며 진정한 ‘혼밥’의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으로는 콩나물 무침과 김치 등이 나왔는데, 특히 콩나물 무침은 들기름 향이 솔솔 나는 것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을 나서며 뒤돌아보았을 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마치 오랜만에 집에 와서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가는 듯한 뭉클함이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을 넘어,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곳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주말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피해서 방문한다면 충분히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혼자 와도 눈치 보지 않고 맛있는 어죽을 즐길 수 있는 ‘선희식당’. 진심이 느껴지는 정직한 한 끼를 원한다면, 이곳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에도 꼭 다시 찾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