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숯불 향에 이끌려 일산 대화역 인근의 한 뒷고기 맛집으로 향했다. ‘한판집’,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정겨움과 맛에 대한 자신감이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평소 뒷고기 특유의 쫄깃함과 고소함을 즐기는 나에게 이곳은 꽤나 유명한 곳이었다. 이미 주변 지인들로부터 “고기 질이 정말 좋다”라는 칭찬을 수없이 들어왔기에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가게 문을 열자, 활활 타오르는 숯불의 열기와 함께 고소한 고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테이블마다 놓인 환풍기에서는 연기가 쉴 새 없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지만, 그 틈새로 새어 나오는 숯불 향은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넓고 깨끗한 매장은 가족 단위 손님부터 연인, 친구들끼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많았는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고기를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친절한 직원분들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으니,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이 나왔다. 메뉴판을 훑어보며 어떤 부위를 먹을까 고민하는 것도 잠시,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덜미살과 삼겹살 한판을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잡채,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묵사발, 아삭한 콩나물무침, 향긋한 파김치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김치전은 바삭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셀프바에는 다양한 쌈 채소와 김치, 콩나물 등이 준비되어 있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덜미살과 삼겹살이 등장했다. 선홍빛 색깔에 촘촘히 박힌 마블링이 신선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큼지막하게 썰어져 나온 덜미살은 쫄깃한 식감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뜨겁게 달궈진 숯불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연기가 피어올랐다. 참나무 훈연칩을 넣어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것이, 마치 캠핑장에서 바비큐를 해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잘 익은 덜미살 한 점을 집어 멜젓에 푹 찍어 입안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멜젓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쌈 채소에 파김치와 콩나물을 듬뿍 넣어 함께 먹으니, 신선한 채소의 향긋함과 아삭한 식감이 쫄깃한 덜미살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삼겹살 역시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진 삼겹살은 씹을수록 고소한 기름이 터져 나왔다. 기름기가 적당히 섞인 삼겹살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으며,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했다. 잘 익은 삼겹살을 김치와 함께 구워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고기를 먹는 동안, 어느새 테이블은 텅 비어갔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이라는 계란밥을 주문했다. 따끈한 밥 위에 계란, 김가루, 참기름이 듬뿍 올려져 나온 계란밥은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 슥슥 비벼 한 입 먹으니,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특히 함께 나온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된장찌개는 된장, 청국장, 쌈장을 섞은 듯한 독특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다. 밥을 말아 된장찌개 죽처럼 만들어 먹으니, 술안주로도 훌륭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나니, 사장님께서 후식으로 파인애플 샤베트를 서비스로 주셨다. 시원하고 달콤한 파인애플 샤베트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한판집은 단순히 맛있는 고기를 파는 곳이 아닌,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고기의 질은 물론이고,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인심까지 더해져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가족 외식 장소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와 맛있는 메뉴 덕분에 온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게 문을 나섰다. 대화역 맛집, 한판집. 숯불 향이 그리워질 때면 언제든 다시 찾게 될 것 같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