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불 향이 깃든 특별한 경험, 서면 고깃집 ‘고짚’에서 만난 풍미의 향연

오랜만에 찾은 부산 서면. 유명 유튜버들의 영상으로 이미 수천만 뷰를 기록하며 입소문이 자자한 짚불구이 전문점 ‘고짚 서면본점’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롯데호텔 근처라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늦은 오후부터 시작되는 영업 시간(16:00~23:00)은 어린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 외식보다는, 술 한잔의 여유를 즐기거나 동료,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 더 적합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가게에 들어서기 전, 한적한 펜션을 연상케 하는 외관 디자인은 짚과 나무를 활용하여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내부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나무 재질의 벽면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그러나 방문 시간이 피크 타임이었던 탓인지, 넓은 공간에도 불구하고 환기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안쪽 공간은 마치 캠핑장에서 갓 고기를 구워 먹는 것처럼 훈훈한 연기가 자욱하게 감돌았습니다.

가장 먼저 시그니처 메뉴인 우대갈비를 주문했습니다. 짚불 향을 입혀 초벌한 갈비는 직원분께서 테이블로 가져와 능숙하게 구워주셨습니다. 긴 시간 저온 숙성한 뼈와 고기에 짚불의 풍미를 더하는 과정은 보는 즐거움 또한 선사했습니다.

초벌되어 나온 우대갈비와 숙주나물
갓 구워진 우대갈비 위에 올라간 숙주나물이 침샘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서면이라는 상권과 구워주는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다소 높게 느껴졌습니다. 미국산 우대갈비 1인분(320g)에 32,000원이라는 가격은, 뼈 무게를 제외하고 나면 양이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뼈에 붙은 살점마저 야무지게 구워 먹고 싶었지만, 휘어진 갈빗대가 솥뚜껑과의 밀착을 방해하여 한쪽 면은 열기가 제대로 닿지 않아 익히기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우대갈비
잘 익어가는 우대갈비의 먹음직스러운 자태입니다.

소스와 소금은 개별 스테인리스 식판에 담겨 제공되어 테이블 공간을 확보하고 위생까지 신경 쓴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식판을 앞접시로도 사용해야 했기에, 식사를 겸하여 밥과 찌개를 덜어 먹을 때는 앞접시가 부족하다는 점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즉석 솥밥 서비스였습니다. 테이블마다 준비된 고체연료를 이용해 2인분의 밥을 즉석에서 지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었습니다. 갓 지은 밥맛은 그 어떤 찬사로도 부족할 만큼 훌륭했습니다. 또한, 개별 포장된 수저는 테이블 옆 서랍에 비치되어 있어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이곳의 즉석 솥밥과 개별 수저는 제 마음을 사로잡은 두 가지 요소였습니다.

철제 망 위에서 초벌되는 갈비
짚불 향을 입히기 전, 초벌 과정을 거치는 고기입니다.

기본 반찬 역시 고기와 잘 어울리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부족한 반찬은 셀프바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었지만, 명이나물은 셀프바에 비치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술이나 음료는 직원을 호출하는 대신 직접 냉장고에서 꺼내 마시고, 나갈 때 직원이 개수를 확인하는 방식도 편리했습니다. 일회용 앞치마 역시 셀프 코너에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우대갈비를 맛보고 있을 때, 직원분께서 불판 위에 양념된 숙주나물을 올려 함께 볶아주셨습니다. 갈빗대에 붙은 자투리 고기까지 한번 더 정리하여 볶아내는 모습은 마치 철판구이를 연상케 했습니다.

가스버너 위에 놓인 솥뚜껑 불판
고기를 굽기 위해 준비된 솥뚜껑 불판입니다.

이어서 주문한 통뼈 오겹살은 이름처럼 갈비뼈가 붙어서 나왔습니다. 뼈를 제거하고 나니 역시 양이 확 줄어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통뼈 오겹살을 주문했을 때는 돼지껍질을 따로 분리하여 구워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뼈를 제거한 고기는 일반 삼겹살과 흡사했으며, 한국인이 사랑하는 익숙한 그 맛이었습니다. 다만, 굳이 오겹살을 삼겹살처럼 분리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돼지껍질을 분리했다면 콩가루라도 함께 제공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구워 먹는 과정에서 나온 돼지기름에 김치를 넣고 튀기듯이 볶아주는 방식은, 잘 구워진 고기와 함께 먹어도 좋고 밥반찬으로 곁들여 먹기에도 훌륭했습니다. 우대갈비와 숙주나물의 조합, 그리고 통뼈 오겹살과 김치의 조합은 ‘고짚 서면본점’만의 특별한 공식이자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치와 함께 구워지는 통뼈 오겹살
돼지기름에 볶아진 김치가 오겹살과 조화를 이룹니다.

그런데 이곳은 찌개를 주문해도 추가 반찬이 나오지 않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아마도 공기밥을 따로 주문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식사 메뉴로 무쇠 불판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 된장찌개를 주문하면 자투리 고기가 붙은 우대갈빗대를 함께 넣어 끓여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김치찌개 속의 두부와 고기
푸짐하게 담긴 두부와 고기가 돋보이는 김치찌개입니다.

수제비가 들어간 김치찌개는 흔히 맛보던 김치찌개와는 다른 오묘한 맛을 선사했습니다. 사골 육수를 사용한 것인지, 마치 얼큰한 칼국수를 먹는 듯한 익숙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이는 제 입맛에는 다소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나서는 길에 카운터 한편에서 비로소 고기 초벌 공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고기에 짚 향을 입히는 과정을 거치는 듯했습니다. ‘고짚’이 일반 짚을 사용하는지, 아니면 잔류 농약이 없는 유기농 짚을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맛보다는 건강을 우선시하는 편이라 짚불이나 연탄 구이, 그리고 알루미늄 호일을 사용하는 식당은 신중하게 추천하는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고짚 서면본점’은 짚불 향을 입힌 고기와 즉석 솥밥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습니다. 서면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더불어 술 한잔 기울이기 좋은 분위기는 분명 매력적인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가격 대비 양에 대한 아쉬움과 일부 메뉴의 구성에 대한 의문점은 다음 방문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면이라는 곳은 술과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다양한 리뷰와 평가가 좋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방문해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이곳 역시 저에게는 그러한 경험을 안겨준 곳 중 하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 지은 솥밥의 구수한 풍미와 짚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든 고기의 맛은 분명 기억에 남을 만했습니다. 이곳에서 느낀 특별한 식사는 서면에서의 또 다른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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