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뭘 먹을까 고민하던 중, 문득 따뜻하고 건강한 음식이 당겼다. 매번 혼자 밥 먹을 곳을 찾을 때면 ‘1인분 주문이 될까?’, ‘혼자 와도 눈치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곤 한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걱정을 잊게 해줄 특별한 맛집을 발견했다. 이곳은 혼밥족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가 나를 반겼다. 과하게 북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텅 비지도 않은 적당한 분위기가 혼자 온 나에게 편안함을 선사했다. 테이블 간격도 넉넉했고, 무엇보다 카운터석이 마련되어 있어 혼자 온 손님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메뉴판을 훑어보다가 ‘편백찜 세트’를 발견했다. 1인분 가격이 15,300원으로 부담스럽지 않았고, 2인분을 시키면 두 사람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후기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1인분 편백찜 세트를 주문했다. 주문을 받는 사장님의 미소가 인상 깊었다. 친절함이 음식 맛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곧이어 테이블 위에는 커다란 편백 나무 찜기가 놓이고, 그 안에는 신선한 채소와 고기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나왔다.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등 다양한 버섯과 함께 배추, 청경채, 알록달록한 파프리카, 당근, 그리고 붉은색 양배채까지. 마치 색동옷을 입은 듯한 채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눈으로 먼저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고기의 품질이었다. 얇게 썰려 롤 형태로 가지런히 놓인 고기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붉은빛이 도는 선홍색 빛깔에서 신선함이 느껴졌고, 마블링도 적절해 보였다. 리뷰에서 ‘고기 양이 조금 적었다’는 평도 있었지만, 1인분 세트임에도 불구하고 넉넉하게 담겨 나와 푸짐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찜기가 익는 동안, 곁들임 찬들이 준비되었다. 갓 담근 듯한 신선한 김치와 새콤달콤한 백김치, 그리고 짭짤한 젓갈까지. 모두 편백찜과 잘 어울릴 법한 메뉴들이었다. 특히 갓 무쳐 나온 듯한 김치의 먹음직스러운 빛깔이 식욕을 돋우었다.

드디어 편백찜이 완성되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찜기 뚜껑을 열자, 따뜻하고 은은한 편백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찜기 안에는 채소와 고기가 뭉근하게 익어 더욱 부드러워진 모습이었다. 직원분이 능숙하게 고기와 채소를 앞접시에 덜어주셨는데, 이때 고기를 듬뿍 덜어주시는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첫 입은 아무것도 찍지 않고 고기 본연의 맛을 느껴봤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움과 고소함. 씹을수록 느껴지는 육즙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편백 향을 은은하게 머금은 채소들은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며 고기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식사의 끝을 장식하는 ‘죽’이었다. 편백찜을 다 먹고 나면, 남은 육수에 밥과 각종 재료를 넣어 끓여주는데, 이 죽이 정말 별미였다. 든든하게 배를 채워주는 것은 물론, 편백찜의 감칠맛이 그대로 녹아든 국물 베이스라 깊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고기 양이 조금 적었다는 리뷰도 있었지만, 이렇게 쌀죽까지 푸짐하게 즐기고 나니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사장님께서 야채가 부족하면 언제든 더 가져다주시겠다며, 필요한 만큼 알맞게 주신다고 했다. 실제로 나는 넉넉하게 나온 채소들을 다 먹지 못할 정도로 양이 푸짐했다. 이런 넉넉함과 친절함 덕분에 혼자 왔음에도 전혀 외롭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집에서 밥 먹는 것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일어설 때, 배는 든든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혼자여도 괜찮다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구나 싶었다. 맛과 양, 서비스, 분위기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곳. 다음에도 혼자 밥이 생각날 때, 혹은 건강하고 따뜻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 망설임 없이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이 맛집 덕분에 든든하고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