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촌닭집, 진정한 토종닭의 풍미를 맛보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 문득 동네 골목길을 걷다가 잊고 있었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을 마주했다. 낯익은 듯 낯선, 하지만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함을 주는 그런 가게를 발견한 것이다. ‘촌닭집’이라는 이름이 정겹게 다가왔다. 겉모습은 화려하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이곳에서 특별한 맛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가게 앞에 서자, 은은한 숯불 향이 코끝을 스친다. 이곳은 단순히 닭을 파는 곳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온 맛집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과 정겨운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테이블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곳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다양한 반찬들이 차려진 테이블 모습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식탁을 풍성하게 채운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이곳의 주력 메뉴는 단연 닭 요리였다. 특히 ‘토종닭 코스’는 육회, 숯불구이, 닭죽까지 한 번에 맛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했다. 나 역시 이곳의 대표 메뉴라 할 수 있는 토종닭 코스를 주문했다. 함께 온 일행들은 오랜 단골이었는데, 다시 방문한 이유를 묻자 한결같이 “이만한 맛집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의 기대감 어린 표정에서 내가 곧 맛볼 음식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푸짐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었다. 갓 무친 듯 신선한 나물 무침부터, 직접 담갔다는 장아찌,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묵은지와 게장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다채로운 반찬들은 남도의 손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정갈함 그 자체였다. 특히 7년 숙성된 마늘 장아찌는 아린 맛 없이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며, 쫄깃한 촌닭과 어우러져 마치 보약 한 첩을 먹는 듯한 건강한 느낌을 선사했다. 셀프바가 있어 원하는 만큼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다양한 부위의 신선한 닭고기와 새우, 소시지가 담긴 접시
신선한 재료들이 신중하게 준비되어 나온다.

코스의 시작은 닭 육회였다. 신선한 닭고기 특유의 맑고 투명한 빛깔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씹을수록 입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육즙과 쫄깃한 식감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에서는 닭 육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최상급 신선도를 자랑하는 닭을 사용하기에 안심하고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함께 곁들여진 갖가지 채소와 양념이 육회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신선한 닭고기 부위들이 접시에 가득 담겨 있다
신선함이 느껴지는 닭고기 단면은 육회의 맛을 기대하게 한다.

이어지는 메인 요리는 숯불구이였다. 큼지막하게 썰어낸 토종닭의 살코기와 날개, 그리고 쫄깃한 닭껍질까지.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주위를 감돌았다. 숯불의 은은한 열기가 닭고기의 육즙을 가두면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만들어 주었다. 한 입 베어 물면, 숯불 향과 함께 닭고기 본연의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씹을수록 올라오는 쫄깃한 식감과 진한 감칠맛은 다른 어떤 닭구이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숯불 위에서 맛있게 구워지고 있는 닭고기 조각들
숯불 위에서 노릇하게 익어가는 닭고기의 자태가 먹음직스럽다.

이곳의 닭은 단순히 신선함을 넘어, 마치 농장에서 바로 잡아온 듯한 살아있는 듯한 질감을 자랑했다. 여러 리뷰에서도 언급되었듯, 농장에서 직접 닭을 기르고 잡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신선함은 닭고기의 잡내를 없애주고, 최상의 맛과 식감을 선사했다. 숯불구이로 즐긴 닭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고, 기름기가 적당히 있어 느끼함 없이 담백하게 즐길 수 있었다.

더불어 닭 육회와 숯불구이뿐만 아니라, 닭볶음탕이나 닭백숙 등 다양한 닭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이곳의 매력을 더한다. 이미 닭 육회와 숯불구이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다음 방문 시에는 다른 메뉴도 꼭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의 마지막은 따뜻하고 진한 닭죽이었다. 닭 육수와 쌀, 그리고 부드러운 닭고기 살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닭죽은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었다. 쌀알이 살아있는 듯한 식감과 깊고 구수한 국물 맛은 앞서 맛본 요리들의 풍미를 부드럽게 마무리해 주는 완벽한 조화였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껏 끓여낸 집밥처럼, 따뜻한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닭죽에 닭고기 살점과 쌀알, 채소가 보이는 모습
깊고 진한 닭 육수의 풍미가 느껴지는 닭죽으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이곳 ‘촌닭집’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정겨운 분위기와 푸짐한 인심, 그리고 무엇보다 최상의 재료와 정성이 담긴 요리로 감동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처음 방문한 이도, 오랜 단골도 모두 만족하며 돌아가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넉넉한 양 덕분에 3명이서 2마리를 시켜도 다 먹지 못하고 포장해 갈 정도라고 하니, 가성비 또한 훌륭하다.

마지막으로, 숯불 위에서 구워 먹는 마시멜로는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마시멜로는 든든하게 식사를 마친 입안을 행복하게 감싸주었다. 이러한 소소한 서비스까지도 손님들을 향한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닭 요리를 제대로 즐긴 것 같다. 이곳 ‘촌닭집’은 가족 외식, 친구와의 모임, 또는 혼자 조용히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을 때 언제든 찾아도 후회 없을 곳이다. 다음 강진 방문 때는 꼭 다른 메뉴들도 경험해 보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가게를 나섰다. 잊지 못할 맛과 따뜻한 정을 가슴에 담고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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