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장맛에 뿅! 횡성 새말IC근처 숨은 보석같은 순대국 맛집 기행

새벽부터 서둘러 치악산을 오르니 뻐근한 몸이 풀리는 듯했지만, 뱃속에서는 꼬르륵 요동치는 요놈들을 어찌 달래야 할지. 등산로 입구에서 만난 아주머니께서 횡성 새말IC 근처에 기가 막힌 순대국집이 있다는 귀띔을 해주셨다. “아이고, 그 집 순대국은 아주 특별하다니까. 한번 맛보면 다른 데서는 절대 못 먹어.” 그 말씀에 이끌려,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곧장 차를 몰아 ‘새말토종순대’로 향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가다 보니 저 멀리 낡은 듯 정겨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푸근한 느낌이랄까.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기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깔끔하고 정돈된 실내가 눈에 띄었다. 토요일 아침 일찍인데도 벌써부터 손님들이 꽤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창가를 따라 길게 늘어지고, 테이블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국 그릇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뽐내고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수요일은 순대 만드는 날’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직접 손으로 만드는 순대라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새말토종순대 내부
깔끔하고 정돈된 내부. 따뜻한 햇살이 기분 좋게 들어온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장순대국’이었다. 일반 순대국과는 다른, 된장을 풀어 끓였다는 설명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특’으로 한 그릇 시키고, 왠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모듬 순대 ‘소’ 자도 하나 추가했다. 가격은 장순대국 보통이 11,000원, 특이 14,000원, 모듬 순대 소자가 18,000원이니, 아주 착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이 차려졌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깍두기와 젓갈 냄새 솔솔 풍기는 배추김치, 그리고 뜻밖의 횡재, 돼지 껍데기 편육까지! 특히 껍데기 편육은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돼지 냄새는 전혀 나지 않고,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어찌나 좋던지.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하늘을 찔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순대국이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으로 내 앞에 놓였다. 뽀얀 김이 피어오르는 뚝배기 안에는 푸짐한 건더기와 곱게 다진 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짙은 갈색 국물에서는 구수한 된장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치 시골 할머니가 푹 끓여주신 된장찌개 같은 정겨운 향이었다.

장순대국
구수한 된장 향이 코를 자극하는 장순대국.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이야, 이거 완전 신세계다! 흔히 먹던 뽀얀 사골 국물의 순대국과는 차원이 달랐다. 된장 특유의 구수함과 시원함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속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오랫동안 묵혀둔 장맛처럼 깊고 진한 풍미가 느껴졌다. 된장 베이스라고 해서 혹시나 텁텁하거나 짜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돋보였다.

순대도 예사롭지 않았다. 찹쌀이 콕콕 박힌 순대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직접 손으로 만든 순대라고 하셨다. 역시,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순대뿐만 아니라, 돼지 머릿고기와 내장도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씹는 재미를 더했다.

장순대국 디테일
푸짐한 건더기가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된장 국물은 깊고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장순대국에 밥 한 공기를 말아,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니, 이야, 이 맛이야! 짭짤하면서도 시원한 깍두기가 순대국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깍두기뿐만 아니라, 배추김치도 예술이었다. 적당히 익은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김치, 깍두기 모두 직접 농사지은 배추로 담근다고 하니, 그 정성이 더욱 느껴졌다.

순대국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모듬 순대가 나왔다. 접시 가득 담긴 순대와 머릿고기, 오소리감투, 그리고 껍데기 편육까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순대는 쫄깃했고, 머릿고기는 야들야들했다. 특히 오소리감투는 꼬들꼬들한 식감이 독특했다.

모듬 순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듬 순대. 순대, 머릿고기, 오소리감투, 껍데기 편육까지 푸짐하게 담겨 있다.

모듬 순대를 맛보면서, 장순대국 국물을 함께 떠먹으니, 그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순대의 느끼함은 된장 국물이 잡아주고, 국물의 깊은 풍미는 순대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를 보완해주는 완벽한 조합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던, 마성의 맛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아주 훌륭합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겠어요.”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다.

가게를 나서면서, 잘 꾸며진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아기자기한 꽃들과 푸른 나무들이 어우러져, 마치 작은 숲속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잠시 벤치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즐기며, 행복한 여운을 만끽했다.

모듬 순대 근접샷
탱글탱글한 순대의 자태. 찹쌀이 콕콕 박혀 있어 씹는 맛이 좋다.

횡성 맛집 ‘새말토종순대’. 이곳은 단순한 순대국밥집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구수한 된장 국물과 쫄깃한 순대는 물론, 정갈한 밑반찬과 푸근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 횡성에 올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 때는 장순대국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아, 그리고 애호박볶음국수도 꼭 먹어봐야지. (2인분 이상 주문 가능하다니, 친구 한 명 꼬셔와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구수한 된장 냄새가 가득했다. 뱃속은 든든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오늘 하루, ‘새말토종순대’ 덕분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삶의 활력소다!

새말토종순대
강원 횡성군 우천면 한우로 1827
매일 09:00 – 21:00 (브레이크 타임 15:00 – 17:00)
수요일 휴무 (순대 만드는 날)

다양한 밑반찬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 김치, 깍두기 모두 직접 농사지은 배추로 담근다고 한다.
모듬 순대 디테일
오소리감투의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다.
깔끔한 식당 내부
다소 허름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푸짐한 모듬 순대 한 상
모듬 순대 한 상 차림.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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