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떠난 제주 여행, 그 설렘 가득한 여정 속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사해 준 곳이 있습니다. 수영팔도시장 인근, 아담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작은 보석 같은 공간, “키친요디”입니다. 도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돈까스 맛집이라는 친구의 귀띔에, 반신반의하며 향했던 그곳에서 저는 인생 돈까스를 만났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살짝 망설였습니다. 유명세 탓인지 웨이팅이 꽤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캐치테이블을 통한 원격 줄서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저희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습니다. 마치 숨겨진 정원을 찾아가는 듯,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아늑한 분위기의 키친요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낡은 주택을 개조한 공간은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사적 공원 근처의 카페들을 연상시키는 외관은 편안함을 더했습니다. 웨이팅을 감수하고 찾은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응대해주셨습니다. 5인석 자리가 없어 4인 테이블에 의자를 추가해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맛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다채로운 돈까스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라클렛 치즈 돈까스, 히레카츠, 모듬카츠, 특상 로스카츠 등… 고민 끝에 저희는 이곳의 대표 메뉴인 라클렛 치즈 돈까스와 고사리 잠봉 파스타, 그리고 카레를 주문했습니다. 주문은 캐치테이블을 통해 미리 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현장에서 메뉴를 고르고 싶어하는 저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아늑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는 공간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었고,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은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마치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라클렛 치즈 돈까스가 나왔습니다. 사장님께서 직접 라클렛 치즈를 녹여 돈까스 위에 얹어주시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볼거리였습니다. 뽀얀 자태를 뽐내는 라클렛 치즈는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갓 녹인 라클렛 치즈의 풍미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쫀득하고 짭짤한 맛은 입안 가득 퍼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치즈가 생각보다 빨리 굳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뜻할 때 서둘러 먹어야 라클렛 치즈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돈까스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돈까스의 정석이었습니다. 특히 고기의 두께가 압권이었습니다. 얇게 펴서 튀김옷만 두꺼운 돈까스가 아닌, 고기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두툼한 두께였습니다. 육즙이 풍부한 돼지고기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습니다. 튀김옷은 과하게 바삭하지 않아 입천장이 까지는 불쾌함 없이, 돈까스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라클렛 치즈와 돈까스의 조화는 훌륭했습니다. 짭짤한 치즈와 고소한 돈까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맛’이라기보다는 ‘맛있는 돈까스에 맛있는 치즈를 더한, 예상 가능한 맛있는 맛’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돈까스 자체의 퀄리티 덕분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함께 주문한 고사리 잠봉 파스타는 독특한 메뉴였습니다. 제주 특산물인 고사리와 잠봉을 활용한 파스타라니, 그 조합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라클렛 치즈 돈까스를 먹은 직후라 그런지, 파스타의 간이 다소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함께 간 친구는 소금을 더 쳐서 먹기도 했습니다.
뜻밖의 수확은 카레였습니다. 돈까스를 카레에 찍어 먹기 위해 사이드 메뉴로 시켰을 뿐인데, 그 맛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깊고 진한 풍미의 카레는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더욱 맛있었습니다. 돈까스 못지않게 카레 맛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키친요디에서는 밥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입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은 마치 고봉밥처럼 푸짐하게 담겨 나왔습니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찰지고 맛있었습니다. 따뜻한 장국 또한 돈까스와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곁들임 찬으로는 김치, 할라피뇨, 단무지가 제공되었는데, 느끼할 수 있는 돈까스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했습니다. 단순히 배만 부른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주차가 다소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주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격대가 저렴한 편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희는 메뉴 3개를 주문하여 4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친요디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두툼한 고기에서 느껴지는 풍부한 육즙,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튀김옷, 그리고 정갈한 곁들임 찬까지… 모든 요소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돈까스를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 동쪽 지역, 특히 함덕이나 성산 방향으로 여행 계획이 있다면, 키친요디에 들러 맛있는 돈까스를 맛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캐치테이블을 통해 미리 예약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키친요디에서의 식사는 제게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제주 여행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음에 제주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이번에 맛보지 못했던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습니다. 그땐 꼭 한정 로스카츠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키친요디의 돈까스는 맛있는 음식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제주에서 맛있는 돈까스를 찾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키친요디를 방문해 보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입니다.
키친요디: 겉바속촉 돈까스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 제주 동쪽 여행 중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