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노포의 아쉬움 뒤에 숨겨진 경산 소고기 맛집, 옛진못식육식당에서 발견한 새로운 희망

해마다 잊지 않고 찾아가는,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이 있다. 경산에 위치한 ‘옛진못식육식당’이 바로 그런 곳! 25년 넘게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노포 식당인데, 올해 초 방문했을 땐 맙소사, 공사 중이었다. 낡은 건물 특유의 분위기가 좋았는데, 깔끔하게 변신한다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왔다. 그래도 맛은 변치 않겠지? 여름이 끝날 무렵, 드디어 새 단장을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갔다.

역시, ‘옛진못’이라는 이름은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삐까번쩍한 새 건물로 바뀌었지만, 고기 맛은 여전하더라. 아니,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예전에는 허름한 분위기 덕분에 ‘숨은 맛집’ 느낌이 강했는데, 이젠 누가 봐도 깔끔하고 쾌적한 식당으로 변신했다. 자동문을 스르륵 열고 들어서니, 넓고 환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새롭게 단장한 옛진못식육식당 외관
새롭게 단장한 ‘옛진못식육식당’의 깔끔한 외관. 노포의 정취는 사라졌지만, 쾌적함이 더해졌다.

주차장도 널찍해서 주차 걱정은 1도 없다. 예전에는 차 없이는 찾아가기 힘든 곳이었는데, 이젠 접근성도 훨씬 좋아졌다. 대중교통은 여전히 불편하지만, 택시를 타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물론, 맛있는 고기를 생각하면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지!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스캔했다. 꽃갈비살, 안창살, 막구이… 아, 진짜 다 먹고 싶다! 오늘은 왠지 육회도 땡기는데… 고민 끝에 꽃갈비살과 안창살을 먼저 주문했다. 어른 둘에 아이 셋이라, 일단 10만원 정도 예상하고 시작!

주문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숯불이 들어왔다. 숯 상태가 진짜 좋아 보이는데? 화력도 장난 아니고, 딱 봐도 좋은 숯을 쓰는 게 느껴졌다. 숯불 위에 석쇠가 올려지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가 등장했다.

환상적인 마블링의 꽃갈비살
마블링이 예술인 꽃갈비살! 숯불 위에 올리자마자 치익- 소리가 침샘을 자극한다.

꽃갈비살 비주얼, 이거 완전 미쳤다! 선홍빛 육색에 촘촘하게 박힌 마블링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잽싸게 석쇠 위에 꽃갈비살을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육즙이 촤르르 올라오는 모습… 아, 진짜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

잘 구워진 꽃갈비살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진짜 레전드라는 말밖에 안 나왔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는 맛!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면서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ㅠㅠ 진짜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날 지경…

옛진못식육식당 메뉴판
메뉴판. 한우 막구이, 꽃갈비살, 안창살 등 다양한 부위를 즐길 수 있다. 식사 메뉴도 놓치지 말 것!

다음 타자는 안창살! 꽃갈비살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부위다.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온다. 안창살 역시 숯불에 구워 먹으니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육즙 팡팡 터지는 안창살, 진짜 대박이다…

아이들도 너무 잘 먹어서 완전 뿌듯했다. 특히 막둥이는 고기 귀신이라, 꽃갈비살 한 점을 입에 넣어주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엄마, 최고!”를 외쳤다. 그래, 이 맛있는 걸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겠어!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살짝 느끼함이 올라왔다. 이럴 땐 뭐다? 바로 소주 아니겠어? (물론, 운전은 남편이…^^) 시원한 소주 한 잔을 들이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역시, 맛있는 고기에는 소주가 찰떡궁합이지!

‘옛진못’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메뉴가 또 있다. 바로 육국수! 예전에는 할머니가 직접 끓여주시던 육개장 맛이 살짝 그리웠지만, 지금도 충분히 맛있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보기만 해도 속이 풀리는 육국수
얼큰하면서 시원한 육국수! 고기를 먹은 후 깔끔하게 마무리하기에 딱 좋다.

예전에는 육국수를 주문하면 고기를 조금 더 얹어줬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뭐, 어차피 고기를 잔뜩 먹어서 배가 불렀으니 상관없다. 육국수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진짜 꿀맛이었다.

‘옛진못’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소고기국밥!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해서, 점심시간에는 국밥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그렇게 땡긴다. 콩나물, 고사리, 무 등이 듬뿍 들어간 시원한 소고기국은, 해장으로도 최고다.

예전 건물에서는 허름한 분위기 때문에 위생이 살짝 걱정되기도 했는데, 새 건물로 바뀌면서 그런 걱정은 싹 사라졌다. 테이블도 깨끗하고, 식기류도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에 붙어있는 운영 시간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영업하고,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라스트 오더는 고기 주문은 저녁 7시 30분, 식사는 저녁 8시 30분까지라고 한다. 방문 전에 꼭 확인하고 가는 게 좋겠다.

옛진못식육식당 운영 시간 안내
방문 전 운영 시간 확인은 필수! 브레이크 타임과 라스트 오더 시간을 꼼꼼하게 체크하자.

아, 그리고 예전에는 막구이 가격이 저렴했는데, 최근에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한다.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하면 여전히 가성비 갑! 신선한 고기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변함없는 ‘옛진못’의 매력이다.

계산을 하면서 보니, 정육 코너도 운영하고 있었다. 싱싱한 한우를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옛진못’의 장점! 고기 퀄리티는 믿고 먹을 수 있으니, 집에서 구워 먹을 때도 여기서 사가야겠다.

‘옛진못’에서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예전 건물 특유의 노포 감성이 사라졌다는 것 정도? 낡은 건물에서 풍겨져 나오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그래도 맛과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예전에 한 번은,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불 옆에서 난리를 치는데도 부모가 전혀 제지하지 않는 진상 손님 때문에 짜증이 났던 적이 있다. 그런데 사장님은 오히려 그 손님에게 사과를 하시더라. ㅠㅠ 손님도 가려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고기 맛은 최고였다.

‘옛진못’에서는 소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도 판매한다. 삼겹살도 꽤 맛있다고 하는데, 아직 먹어보지는 못했다. 다음에는 삼겹살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나오는 길에,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뽑아 들었다. ‘옛진못’ 바로 옆에는 상대온천이 있다. 온천욕을 즐기고 ‘옛진못’에서 맛있는 고기를 먹는 코스는, 우리 가족에게는 10년 넘게 이어져 온 필수 코스다.

넓고 쾌적한 식당 내부
새롭게 단장한 식당 내부는 넓고 쾌적하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옛진못’은 내게 단순한 식당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다. 맛있는 음식을 통해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앞으로도 ‘옛진못’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참, ‘옛진못’은 된장찌개도 빼놓을 수 없다. 고기를 주문하면 2천원, 식사만 할 경우에는 5천원에 즐길 수 있는데, 안에 들어가는 소고기와 된장찌개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살짝 아쉽다. 그래도 맛 자체는 괜찮은 편!

그리고 육회비빔밥! 다른 곳에서는 육회비빔밥을 주문하면 그냥 밥만 주는데, ‘옛진못’에서는 고기 없는 가마솥국밥을 함께 준다. 이거 완전 혜자 아니냐? 육회도 신선하고, 비빔밥 양념도 적당히 매콤해서 진짜 꿀맛이다.

하지만, 육회 양념이 살짝 쎈 편이라 짠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밥을 더 넣어 먹어야 할 것 같다. 깍두기는 쏘쏘… 국밥집은 깍두기가 맛있어야 하는데, ‘옛진못’ 깍두기는 살짝 아쉽다.

예전 옛진못식육식당의 정겨운 모습
예전 ‘옛진못식육식당’의 정겨운 모습. 낡은 간판과 허름한 건물이 노포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옛진못’에서는 구운 소금으로 고기에 간을 해서 내오는데, 일반 소금과는 달리 굽는 과정에서 쉽게 떨어져 나가서 고기 자체에 간이 잘 배지 않는다는 점도 살짝 아쉽다. 그래도 고기 자체가 워낙 맛있으니, 소금 없이 그냥 먹어도 꿀맛!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숯 크기에 비해 숯 양이 부족해서 조금씩만 구워야 한다는 것! 화력이 좋아서 금방 익긴 하지만,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라 살짝 아쉽다.

그래도 ‘옛진못’은 가성비 좋은 소고기 맛집이라는 점은 변함없다.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옛진못’을 계속 찾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

‘옛진못식육식당’, 경산에서 맛있는 소고기를 맛보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특히 육국수는 꼭 드셔보시길 강추!

다음에 또 방문할 의사 당연히 10000%다. ‘옛진못’,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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