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늘 그렇듯 뭘 먹을까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길어요. 오늘은 오랫동안 눈여겨봐왔던, 하지만 번번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바로 그곳, 홍천의 숨겨진 맛집을 드디어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유명 관광지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즐겨 찾는 로컬 식당으로, 평일 점심에도 꽤 손님이 북적이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역시나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음식 냄새와 사람들의 활기찬 이야기 소리가 뒤섞여 금세 점심 식사를 즐길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습니다.

저희는 네 명이 방문했기에 여러 메뉴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두부짜글이는 예상대로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커다란 뚝배기 안에는 큼직하게 썰어낸 두부가 넉넉하게 들어 있었고, 빨간 국물이 자작하게 졸여져 있었습니다. 숟가락으로 두부 한 조각을 떠내 맛보니, 겉은 살짝 익어 고소한 풍미가 느껴지고 속은 부드럽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습니다. 짭짤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은 밥과 함께 먹기 딱 좋았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메밀들깨칼국수도 빼놓을 수 없죠.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한 메뉴라서 혼자 방문하신다면 아쉽겠지만, 저희는 여럿이기에 맛볼 수 있었습니다. 뚝배기 위에는 고소한 들깨 국물이 가득하고, 그 위로 큼지막하게 썰린 파가 듬뿍 올라가 있습니다. 톡톡 끊어지는 일반적인 메밀면과는 달리, 이곳의 메밀면은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찰떡 같은 덩어리가 6~7개 정도 들어있는데, 이게 또 별미입니다. 들깨의 구수함과 메밀면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마치 옹심이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곁들여 주문한 녹두전은 개인적으로는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아쉬웠습니다. 탄탄한 식감이 강해서인지, 안에 들어있는 잘게 썬 양파, 부추, 당근의 조화가 제 입맛에는 조금 덜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간 동료 중에는 녹두전의 묵직한 식감을 좋아하는 분도 계셨으니, 이건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들어왔습니다. 특히 이곳은 월요일이 휴무일이라고 하니 방문하실 분들은 꼭 참고하세요. 바쁜 점심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분들이 신속하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회전율도 괜찮았습니다. 음식이 빨리 나오는 편이라, 시간이 촉박한 직장인 점심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굳이 멀리서 찾아올 만한 특별함이 있다기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동네 맛집’의 매력을 가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속이 든든해지는 음식들, 정갈하게 나오는 밑반찬들, 그리고 푸근한 분위기까지. 점심시간에 잠깐의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홍천에 오게 된다면, 또다시 이곳을 찾아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