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퇴근 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얼마 전부터 눈여겨봤던 동구의 한 식당을 방문했어요. 간판에 ‘칼국수’라고 쓰여 있어서 처음에는 한식집인가 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베트남 음식도 함께 하는 곳이더라고요. ‘칼국수’와 ‘베트남 음식’이라니, 조금 의아했지만 왠지 모를 호기심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가게 안은 생각보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어요. 테이블석도 있었지만, 혼자 방문한 저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카운터석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었죠.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판을 살펴보니, 익숙한 베트남 쌀국수와 함께 한국식 칼국수, 그리고 파전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베트남 분들이 직접 운영하시는 곳이라 그런지, 메뉴판 곳곳에서 현지의 느낌이 물씬 풍겨왔어요.

제가 제일 먼저 주문한 메뉴는 바로 이집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칼국수였습니다. 뽀얀 국물 위에 수북이 쌓인 김가루와 송송 썬 파의 조합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어요. 한 젓가락 면을 들어 올리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예술이었습니다. 직접 손으로 민 면이라 그런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죠. 한 입 크게 떠먹어보니, 마치 어릴 적 할머니께서 멸치 육수를 진하게 우려내어 끓여주시던 그 맛과 비슷했습니다. 맑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국물은 속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밥집에서의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이 주는 위로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 칼국수, 정말 양이 엄청나더라고요. 면도 푸짐하고 국물도 넉넉해서,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남자 손님들이 든든하게 드시고 계시는 걸 보며, ‘역시 이곳은 양이 정말 넉넉하구나’ 싶었습니다. 나중에 여쭤보니, 주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1인분 양을 넉넉하게 제공하신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와서도 이렇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칼국수를 먹는 동안, 제 시선은 다른 테이블에서 주문한 음식들로 향했습니다. 특히 바삭하게 튀겨져 나온 파전은 정말 먹음직스러웠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 같았죠. 옆 테이블 손님들이 간장에 찍어 먹으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다음에는 꼭 파전을 시켜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파와 오징어가 어우러진 풍성한 재료와 훌륭한 식감이 어우러져, 막걸리 한 잔과 함께 즐기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큰한 국물이 매력적인 쌀국수도 맛보고 싶어, 잠시 고민하다가 쌀국수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베트남 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쌀국수 역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맑고 시원한 육수는 그동안 먹어봤던 쌀국수와는 차원이 다른 깊은 맛을 자랑했습니다. 얇게 썬 고기와 부드러운 면발, 그리고 아삭한 숙주나물의 조화는 환상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처음 맛본 ‘반쎄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입니다. 베트남 현지 음식을 좋아하는 저에게도 반쎄오는 다소 생소한 음식이었는데, 이곳에서 맛본 반쎄오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얇고 바삭한 반죽 안에 새우, 돼지고기, 숙주나물 등이 가득 채워져 있었고,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갖가지 재료들의 조화로운 맛이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습니다. 함께 온 지인들도 연신 “이 집 정말 잘한다”고 감탄할 정도였으니, 맛은 이미 보장된 셈이죠.

이른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곧이어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쌀국수를 먹으러 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 이곳이 동구의 떠오르는 맛집이 맞구나’ 싶었습니다. 저처럼 혼자 온 손님도, 친구와 함께 온 손님도, 모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가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베트남 현지 느낌과 한국적인 정서가 오묘하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곳곳에 걸린 베트남 국기, 한국 음식 사진들이 이색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었죠.

처음에는 ‘칼국수’라는 이름 때문에 조금 망설였지만, 이곳에서 맛본 칼국수와 쌀국수, 그리고 특히 반쎄오는 제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았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까지 갖춘 이 곳은, 혼자 밥을 먹으러 온 저에게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를 선사했습니다.

특히 반찬으로 나온 김치도 정갈하고 맛있어서, 메인 메뉴와 함께 곁들여 먹기 좋았습니다.
다른 종류의 쌀국수도 분명 맛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다음에 방문하면 다른 메뉴들도 꼭 도전해봐야겠어요.
저는 이 곳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혼밥 경험을 했습니다. 혼자여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죠.
맛, 양, 가격, 분위기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곳이라, 앞으로 울산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그런 맛집입니다. 혼밥러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오늘도 혼밥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