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구시가지 나들이 중에 우연히 발견한 일본 가정식 전문점 ‘사누끼’. 간판에 쓰인 ‘일본가정식 전문점’이라는 글씨와 함께,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는 붉은색 조명 간판이 멀리서도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은은한 불빛과 따뜻한 분위기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어요. 나무 질감의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마치 일본의 어느 작은 식당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더군요. 따뜻한 벽돌 느낌의 포인트 인테리어와 싱그러운 식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전혀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홀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테이블 간격이 적당해서 답답한 느낌은 없었어요. 창가 쪽에는 2인용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고, 안쪽으로는 좀 더 여럿이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보였습니다.

카운터 쪽에는 나무로 된 깔끔한 계산대가 보이고, 그 너머로 주방이 살짝 들여다보였어요. 주방 안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분들의 모습이 보였고, 정돈된 모습이 신뢰감을 주었습니다. 곳곳에 놓인 작은 소품들도 가게의 매력을 더해주었어요.

메뉴판을 보는데, 역시 이곳은 일본 가정식 전문점답게 다양한 덮밥과 면 요리들이 눈에 띄었어요. 사진과 함께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고르기 쉬웠습니다.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역시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가츠동’을 주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른 메뉴들도 궁금했지만, 처음 방문한 곳에서는 역시 시그니처 메뉴를 맛봐야 직성이 풀리니까요.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곧 따뜻한 차 한 잔이 나왔습니다. 쨍한 날씨였지만, 따뜻한 차 한 잔이 몸을 녹여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 곧이어 주문한 가츠동이 나왔습니다. 와… 정말 비주얼부터 대박이었어요! 큼지막한 그릇에 갓 튀겨낸 돈까스가 밥 위에 푸짐하게 올라가 있고, 그 위로 부드러운 계란물이 살포시 덮여 있었습니다. 그 위에 송송 썬 파와 깨, 그리고 약간의 고춧가루 같은 것이 뿌려져 있었는데, 이게 또 색감을 더해주면서 식욕을 마구 자극하더라고요.

드디어 첫 입! 젓가락으로 돈까스를 들어 올리자, 바삭한 튀김옷 안에서 부드러운 돈까스 살이 모습을 드러냈어요. 밥 위에는 살짝 양념된 볶은 양파가 깔려 있었고, 돈까스 위에 뿌려진 계란은 거의 수란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렸습니다. 돈까스 자체의 육질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돼지고기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씹을수록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이었어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함을 잃지 않은 완벽한 튀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스가 정말 신의 한 수였어요! 너무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짜지도 않은 딱 적당한 간이었는데, 돈까스와 밥, 그리고 양파볶음까지 모든 재료를 하나로 묶어주는 조화로운 맛이었습니다. 볶은 양파는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달콤한 풍미를 더해주었고, 밥알 사이사이로 스며든 소스 맛 또한 일품이었어요. 밥 양도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는 밥을 좋아하는 편이라 넉넉히 추가해서 먹었는데, 소스와 밥의 조화가 정말 좋아서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네요.
함께 주문했던 규동도 맛을 보았습니다. 규동 역시 고기 질감이 부드러웠고, 너무 달거나 강하지 않은 적절한 간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독특한 풍미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어요. 계란 노른자가 올라가 있어서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츠동이 제 입맛에는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만약 일식을 간단하게 즐기고 싶으시다면, 사누끼의 덮밥류를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직원분들의 친절함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식사하는 내내 기분 좋게 만들어 주시더군요. 반찬이 떨어지진 않았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시고, 웃는 얼굴로 응대해주셔서 마치 대접받는 느낌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이런 친절함까지 더해지니,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진주 구시가지에 오신다면, 이곳 ‘사누끼’는 꼭 한 번 들러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주차는 근처 진주경찰서나 교육청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주변 골목길에 잠시 세우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맛이면 맛, 분위기면 분위기, 서비스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벽한 곳이었습니다. 다음 진주 방문 때도 꼭 다시 찾게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