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서른 넘어 훌쩍, 오늘은 근사한 고기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특별히 약속이 있는 날도 아닌데, 왜인지 든든한 고기 한 점이 나를 위로해 줄 것만 같은 날. 혼자 밥 먹기 좋은 곳을 찾아 헤매는 일이 나에게는 소소한 일상이 되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신도림에서 ‘내 돈 내산’으로 만족스러운 고기 맛집을 발견했다. 바로 ‘동래정 신도림점’이다.
사실 동래정이라는 이름은 다른 지점에서 이미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신도림에도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과연 같은 맛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는 첫인상부터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번잡한 신도림역 근처에 이렇게 아늑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혼밥족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단연 ‘1인분 주문 가능 여부’와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의 유무’이다. 동래정은 테이블 위주였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창가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물론 혼자 왔다고 해서 눈치 주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직원분들이 더 신경 써주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고기다. 신선한 고기는 맛집의 기본 중 기본. 이곳 동래정의 고기는 정말 ‘고기 질이 좋아요’라는 키워드를 선택한 많은 사람들이 괜히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두툼한 두께의 통삼겹살과 쫄깃한 식감의 가브리살이 나의 선택을 받았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숯의 은은한 향이 고기에 배어들면서, 곧 맛볼 맛있는 고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동래정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준다는 점이다. 덕분에 나는 편안하게 앉아 대화에 집중하거나, 혹은 오롯이 맛있는 고기를 음미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익숙한 솜씨로 고기를 뒤집고, 먹기 좋게 잘라주시는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면서 고기가 익어가는 소리가귓가를 즐겁게 했다.


고기만큼이나 훌륭했던 것은 바로 곁들임 찬이었다.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은 하나같이 맛깔스러웠다. 특히 멜조림은 이곳 동래정의 ‘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리지 않고 깊은 감칠맛을 자랑했다. 숯불 향 가득한 고기를 멜조림에 푹 찍어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맛의 향연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멜조림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리뷰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꽈리고추와 마늘기름도 준비되어 있었다. 꽈리고추는 살짝 구워 먹으니 매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었고, 참기름을 살짝 두른 마늘기름은 고기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와사비와 젓갈류 소스도 함께 나와, 다양한 조합으로 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만족감을 주었다. 무엇을 곁들여 먹든 실패가 없었다.
통삼겹살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 입안에서 육즙이 팡팡 터지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쫄깃한 가브리살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올라와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직원분들이 알려주는 ‘맛있게 먹는 법’을 따라 이것저것 조합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함께 주문한 순두부찌개 역시 칼칼하고 시원한 맛으로 고기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완벽하게 메워주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이곳 동래정은 직원분들의 친절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모습에 대접받는 기분이 들었다. 덕분에 혼자 왔음에도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혼밥하기 좋은 곳’, ‘눈치 안 보이는 분위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동래정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오늘도 혼밥 성공!’이라는 작은 뿌듯함과 함께 동래정에 대한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맛있는 고기, 훌륭한 곁들임 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곳이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혼자서 다시 찾아와도 분명 변함없이 맛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신도림에서 맛있는 고기가 생각날 때, 망설임 없이 동래정을 추천하고 싶다. 이곳이라면 혼자여도 절대 외롭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