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성지 순례, 안암 “고른햇살”에서 맛보는 추억의 김밥 맛집 기행

혼자 밥 먹는 게 어색한 사람, 분명 있을 거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하지만, 혼밥에도 레벨이 있다는 거. 오늘은 그 레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줄, 혼밥러들의 성지 같은 곳을 다녀왔다. 바로 안암, 고려대 앞에 위치한 분식집 “고른햇살”이다. 학교 앞 분식집은 왠지 모르게 정겹고, 푸근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지 않나. 게다가 혼자 밥 먹는 학생들도 많을 테니, 나처럼 혼밥 레벨업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장소일 거란 확신이 들었다. 자, 그럼 오늘도 혼밥 성공하러 출발!

개운사 방향으로 슬슬 걸어가니, 멀리서부터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 나타났다. 파란색 어닝이 쳐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 바로 “고른햇살”이었다. 밖에서 봐도 북적거리는 게,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간판에는 알록달록한 글씨로 ‘고른햇살’이라고 적혀 있는데, 왠지 모르게 어릴 적 동네 분식집에 온 듯한 친근함이 느껴졌다. 4층 높이의 건물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 곳만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푸근한 인상을 주는 외관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가게 문을 열 수 있었다.

고른햇살 외관
정겨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고른햇살의 외관. 오래된 건물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발길을 이끈다.

문을 열자마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어서 오세요!” 카운터에 계신 직원분의 우렁찬 목소리가 기분 좋게 울려 퍼졌다. 테이블은 열 개 남짓으로,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혼자 온 나에게는 오히려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덜 어색하게 느껴졌다. 혼밥러들을 위한 배려일까? 벽을 보고 앉는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혼자만의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기 전에, 입구에 놓인 종이에 메뉴를 체크해서 직원분께 전달해야 한다. 마치 주문 로봇이 된 것 마냥, 신속 정확하게 주문을 처리하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메뉴를 꼼꼼히 살펴보니, 김밥, 떡볶이, 라볶이, 순대 등 분식 메뉴들이 가득했다. 가격도 착하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저렴한 편이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참치김밥과 쌀떡볶이를 주문했다. 역시 혼밥의 장점은,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거지!

주문을 마치고, 셀프 코너에서 김치와 단무지, 그리고 따뜻한 된장국을 가져왔다.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된장국은,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김치와 단무지는 평범했지만, 분식에는 역시 빠질 수 없는 존재들이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이 학생들인 것 같았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왁자지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학창 시절의 나를 보는 듯했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잠시 추억에 잠겨있을 때,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쌀떡볶이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쌀떡볶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먼저 쌀떡볶이! 뽀얀 쌀떡이 듬뿍 담겨 있고, 그 위에는 깨가 솔솔 뿌려져 있었다. 떡볶이 국물은 보기만 해도 매콤달콤해 보이는,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떡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한 식감이 정말 좋았다. 떡볶이 국물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맛을 확 돋우는 맛이었다. 이 집 떡볶이, 정말 감동적인 맛이다!

참치김밥
참치가 듬뿍 들어간 참치김밥. 묵직한 무게에서 느껴지는 푸짐함!

다음은 참치김밥! 은박지에 꽁꽁 싸여 나온 김밥은, 보기만 해도 묵직한 게, 양이 엄청나 보였다. 김밥을 펼쳐보니, 정말 터질 듯한 비주얼이었다. 흑미밥에 참치, 마요네즈, 단무지, 오이, 당근 등 속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특히 참치가 정말 많이 들어가 있어서, 김밥이라기보다는 참치 샐러드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참치의 고소함과 마요네즈의 부드러움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흑미밥은 찰기가 있어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속 재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성한 식감 또한 일품이었다. 이 집 참치김밥,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참치김밥에는 마요네즈가 듬뿍 들어가 있어, 느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쑥갓이 들어가 있어 느끼함을 잡아주고, 향긋한 풍미를 더해줘서 좋았다. 쑥갓이 신의 한 수였다!

참치김밥 단면
흑미밥과 꽉 찬 속재료가 인상적인 참치김밥의 단면. 한 줄만 먹어도 든든하다.

참치김밥 한 줄과 떡볶이를 다 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다. 양이 정말 푸짐해서, 만원으로도 배부르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가격은 기본 김밥 3500원, 참치김밥 5000원으로, 요즘 물가를 고려하면 정말 저렴한 편이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라볶이와 순대를 함께 시켜 먹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음에는 라볶이와 순대 조합으로 먹어봐야겠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편안하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바쁜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특히, 나가는 손님에게 쨍쨍한 목소리로 인사하시는 카운터 직원분 덕분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토종순대
윤기가 흐르는 토종순대.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한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꼭 토종순대를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찹쌀순대는 평범하지만, 떡볶이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고 하니, 안 시킬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제육김밥은 조금 달다는 평이 있으니,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참치김밥은 꼭 시켜야 한다!

“고른햇살”은 내게 단순한 분식집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맛까지 훌륭한 곳. 혼자 밥 먹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친절한 직원분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오늘도 혼밥, 완벽하게 성공!

혼밥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고른햇살”을 방문해보자.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분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잠시 학창 시절의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토종순대 확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토종순대. 부속 고기도 넉넉하게 들어있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고른햇살”에서 느꼈던 푸근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 때문일까?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이 있고,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암 “고른햇살”, 혼밥러들의 영원한 아지트가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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