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참말로 오랜만에 콧바람 쐬러 군위로 향했지. 화본역 지나 굽이굽이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니 웬걸, 첩첩산중에 으리으리한 건물이 떡하니 나타나는 거 있지? 처음엔 ‘여기가 맞나?’ 싶었지만, 이내 넉넉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오펠’이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
겉에서 보기엔 낡은 공장 같았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묘하게 멋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어. 알고 보니 예전에 목재 공장이었던 곳을 개조해서 카페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어쩐지, 큼지막한 H빔 골조가 훤히 드러나 있는 게, 겉모습부터가 범상치 않았어.

입구부터 심상치 않아. 큼지막한 쇳덩이 로봇 벽화가 떡 버티고 서 있고, 예전에 쓰던 공장 기계들을 조형물처럼 전시해 놓은 게, 완전 딴 세상에 온 기분이었어. 투박한 듯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가, 젊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나 같은 늙은이 맘에도 쏙 들더라.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넓은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어. 천장이 어찌나 높은지, 마치 실내에 있는 게 아니라 밖에서 캠핑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지. 커다란 통창으로는 푸릇푸릇한 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햇살이 따스하게 쏟아지는 게,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어.

자리를 잡으려고 둘러보니, 테이블이며 의자가 죄다 캠핑용품인 거 있지? 알록달록 예쁜 캠핑 의자에 앉으니, 진짜로 캠핑 온 기분이 들더라. 그런데 말이야, 잠깐 앉아 있으니 엉덩이가 살짝 배기는 거 있지. 뭐, 빵 맛이 좋으니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지. 암, 그렇고말고.

빵 구경을 하러 갔더니, 웬걸, 빵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눈이 휘둥그레지더라. 달콤한 케이크부터 고소한 빵, 짭짤한 샌드위치까지, 없는 게 없더라고. 빵 냄새가 어찌나 향긋한지, 저절로 군침이 꼴깍 삼켜졌어.

고민 끝에 ‘군위 대추 단팥빵’이랑 ‘초코 바구니’ 빵을 골랐지. 빵값이 조금 비싼 감은 있었지만, 맛만 있다면야 뭔들 아깝겠어. 커피는 더치커피를 시켰는데, 향긋하고 깔끔한 맛이 아주 좋았어. 빵이랑 같이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군위 대추 단팥빵’은 달콤한 팥 앙금 속에 군위 대추가 콕콕 박혀 있어서, 씹을 때마다 향긋한 대추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꿀맛이었어. ‘초코 바구니’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식감도 아주 재미있더라고. 아이들이 참 좋아하겠다 싶었지.

빵을 먹으면서 카페 구석구석을 구경했는데, 볼거리가 참 많더라고. 낡은 공장 기계를 그대로 둔 것도 신기했고, 벽에 걸린 흑백 사진들을 보니 옛날 공장 모습이 어땠을지 상상하는 재미도 쏠쏠했어.
게다가 한쪽 벽면에는 만화책이 가득 꽂혀 있는 책장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거 있지? 사장님이 만화책을 엄청 좋아하시나 봐. 나도 어릴 적에 만화책 좀 봤는데, 오랜만에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좋더라고.

카페 한쪽에는 파스타랑 피자를 파는 곳도 있더라고. 빵도 맛있지만, 배가 좀 고프다면 파스타나 피자를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겠어.
밖으로 나가 보니, 카페 주변에 잔디밭이랑 연못, 인공폭포까지 꾸며져 있더라고. 아이들이 뛰어놀기 딱 좋겠다 싶었어. 알고 보니, 여기 캠핑장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아이들 데리고 와서 캠핑도 하고, 맛있는 빵도 먹고, 만화책도 보고, 하루 종일 신나게 놀 수 있겠어.
아, 그리고 여기 주차장이 엄청 넓어서 주차 걱정은 싹 접어둬도 돼. 주말에는 주차 요원 아저씨들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니, 헤맬 일도 없을 거야.

군위 오펠 카페, 빵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넓고 시원한 공간이 마음에 쏙 들었어. 아이들 데리고 나들이 가기에도 좋고, 연인끼리 데이트하기에도 딱 좋은 곳이야. 군위 놀러 갈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 보라고. 후회는 안 할 거야.
아참, 그리고 혹시라도 주말에 간다면, 미리 자리를 잡아두는 게 좋을 거야. 사람이 워낙 많아서,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거든. 그럼, 다들 맛있는 빵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게!

돌아오는 길에 화본역에 들러 잠시 기차 구경도 하고, 옛 추억에 잠겨 보기도 했지. 군위는 참 정겨운 곳이야. 다음에 또 맛있는 거 먹으러 와야겠어.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곳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레는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