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밥의 원조, 담양 향토 맛집에서 느끼는 고향의 맛

담양에 간다니께, 어릴 적 뛰놀던 고향 생각에 잠도 설쳤다 아이가.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도착한 담양은 여전히 푸근한 인심과 정겨운 풍경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목적지는 바로 ‘한상근대통밥’. 담양에서 대통밥을 처음으로 시작한 집이라니, 그 맛이 얼마나 특별할까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정겹게 울려 퍼졌다. 테이블마다 빼곡하게 차려진 반찬들을 보니,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메뉴판을 보니 ‘한상근정식’, ‘대통정식’ 등 다양한 정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메뉴판 한켠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대통밥을 개발했다는 문구가 자랑스럽게 적혀 있었다. 3대째 이어오는 전통과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했다.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한상근 정식’을 시켰다. 놋그릇에 담긴 정갈한 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우기 시작하는데, 그 가짓수가 어찌나 많은지 입이 떡 벌어졌다. 죽순무침, 떡갈비, 돼지갈비, 조기구이, 된장국…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푸짐한 한 상이었다.

푸짐하게 차려진 한상근 대통밥 정식
상다리가 휘어질 듯 푸짐한 반찬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젓가락을 들어 제일 먼저 향한 것은 향긋한 죽순무침. 갓 채취한 죽순으로 만들었다는데,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새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것이,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4월에서 6월 사이에 담양을 방문하면, 제철을 맞은 싱싱한 죽순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돼지갈비를 맛봤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윤기 자르르한 돼지갈비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돼지갈비 특유의 느끼함은 잡아주고, 감칠맛은 더해주는 것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쌈 채소에 싸서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다.

숯불 향이 가득한 돼지갈비
숯불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돼지갈비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한우 떡갈비는 또 어떻고. 100번의 칼질로 정성스럽게 다져 만들었다는 떡갈비는,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부서지면서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정말 훌륭했다. 떡갈비에 곁들여 먹으라고 내어주신 토하젓은,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이 떡갈비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드디어 대망의 대통밥 차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대통밥을 열어보니, 찰진 밥알 사이로 밤, 대추, 은행 등이 콕콕 박혀 있었다. 밥알 한 톨 한 톨에 대나무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것이, 정말 향긋했다. 밥을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쫀득쫀득한 식감과 함께 은은한 대나무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밥만 먹어도 맛있었지만, 토하젓을 살짝 올려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어졌다.

향긋한 대통밥
대나무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대통밥은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다.

사실, 대통밥은 담양에서 최초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대나무 밭을 직접 키우며 죽세공예를 하던 한상근 사장님이, 용흥사 계곡에서 식당을 하셨던 어머니의 아이디어를 받아 시작하게 되었다고. 지금은 2대째 아들이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매일 아침 직접 대나무를 잘라 밥을 짓는 정성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대통밥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밥을 다 먹고 나니, 숭늉을 내어주셨다. 뜨끈한 숭늉을 마시니 속이 편안해지는 것이, 정말 좋았다. 후식으로 나온 달콤한 식혜도 입가심하기에 딱 좋았다. 밥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밥을 담았던 대나무 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이 집의 매력 중 하나다. 나는 대나무 통을 깨끗하게 씻어 집으로 가져와 연필꽂이로 사용하고 있다. 볼 때마다 담양에서의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르는 것이, 정말 좋다.

대통밥
대통밥은 쫀득쫀득한 식감과 은은한 대나무 향이 일품이다.

한상근대통밥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넉넉한 인심. 반찬이 떨어지면, 직원분들이 알아서 척척 채워주시고, 부족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마치 고향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가게는 넓고 깨끗했으며,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주차장도 넓어서 주차 걱정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메뉴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한상근 대통밥

물론 아쉬운 점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대통밥이 조금 꼬들꼬들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또, 반찬의 종류는 많지만,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이 고향의 맛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푸근한 맛. 바로 그 맛이 한상근대통밥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떡갈비와 돼지갈비
육즙 가득한 떡갈비와 숯불 향이 풍미를 더하는 돼지갈비

특히, 나는 이곳의 토하젓이 정말 맘에 들었다.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토하젓은, 청정 1급수에서 잡아 올린 작은 새우로 만들어 그 맛이 더욱 특별하다고 한다.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토하젓은, 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고, 떡갈비나 돼지갈비와 함께 먹어도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셀프바
다양한 쌈 채소를 즐길 수 있는 셀프바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더니,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 다시 한 번 감동받았다.

담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담양의 향토 음식인 대통밥을 꼭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한상근대통밥’은 대통밥을 처음으로 개발한 집인 만큼, 그 맛과 정성이 남다르다. 푸짐한 한 상 차림에 넉넉한 인심까지 더해진 ‘한상근대통밥’에서, 따뜻한 고향의 맛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담양 맛집으로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대나무 숲을 바라보며,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인심 덕분에, 잊고 지냈던 고향의 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 또 담양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그때 그 맛을 다시 느껴봐야겠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