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딩 후 미식의 향연, 포천에서 만난 숨은 닭도리탕 맛집

드넓은 필드 위에서 햇살을 가르며 힘껏 스윙을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허기짐. 그럴 때면 으레 동반자들과 함께 근사한 식도락 여정을 떠나곤 한다. 이번에는 포천으로 향하는 길, 지인이 극찬해 마지않던 닭도리탕 전문점을 방문하기로 했다. 포천은 워낙 골프장이 많아 라운딩 후 식사를 즐기러 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30분 전 미리 전화로 주문을 해두는 센스를 발휘했다.

굽이진 길을 따라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소박하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식당이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넓은 주차장은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도 안성맞춤일 듯했다. 식당 입구에서부터 반갑게 맞이해주는 강아지들과 고양이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들어설 수 있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능이버섯 특유의 향긋한 내음이 코를 간지럽혔다. 능이버섯 백숙이 이 집의 대표 메뉴임을 짐작하게 하는 향이었다. 메뉴판을 슬쩍 훑어보니 능이 토종닭백숙, 능이 오리백숙, 토종 닭볶음탕 등 다채로운 메뉴들이 눈에 띈다. 다음에는 꼭 능이백숙을 맛보리라 다짐하며, 미리 주문해둔 닭도리탕을 기다렸다. 메뉴판 사진을 보니, 닭, 오리, 꿩 요리가 주력인 듯 하다. 사이드 메뉴로 두부김치와 김치찌개도 눈에 띈다.

푸짐하게 담겨진 닭볶음탕
미나리가 듬뿍 올라간 닭도리탕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닭도리탕은, 서울에서 흔히 보던 닭도리탕과는 확연히 다른 비주얼을 자랑했다. 커다란 냄비 가득 담긴 닭 위에, 싱싱한 미나리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미나리의 향긋함이 매콤한 양념 냄새와 어우러져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닭도리탕에 미나리를 넣는 것은 처음 경험해보는 조합이었지만, 그 맛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미나리가 듬뿍 올라간 닭볶음탕
숨 막힐 듯 푸짐한 미나리의 향연, 닭도리탕의 비주얼을 압도한다.

밑반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였다. 파김치, 아삭김치, 버섯볶음, 석박지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이 풍성하게 차려졌다. 특히, 직접 재배한 재료로 만들었다는 김치들은 그 신선함과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김치 맛에, 닭도리탕이 나오기도 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뻔했다. 을 보면 김치 외에도 다양한 밑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드디어 닭도리탕이 끓기 시작하고, 붉은 양념이 닭고기와 미나리에 깊숙이 배어들었다. 젓가락으로 닭다리를 들어보니,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토종닭의 위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닭고기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특히, 닭목살은 그 쫄깃함이 남달랐다.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양념은, 닭고기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미나리와 닭고기를 함께 먹으니, 향긋한 미나리의 풍미가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왜 이 집 닭도리탕에 미나리가 듬뿍 들어가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닭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라면 사리를 추가하여 닭도리탕의 국물 맛을 제대로 즐겼다.

메뉴판 이미지
다양한 닭, 오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메뉴.

닭도리탕을 다 먹고 나니, 후식으로 잣죽이 나왔다. 가평 잣으로 만들었다는 잣죽은, 그 고소한 향이 정말 진했다. 배가 불렀지만, 잣죽의 고소함에 이끌려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잣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잣죽은, 닭도리탕의 매콤함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어떤 이들은 닭백숙을 시키면 녹두가 들어간 죽이 제공된다고 한다. 다음 방문에는 꼭 닭백숙을 먹고 녹두죽으로 마무리해야겠다.

먹음직스러운 김치
잘 익은 김치는 그 자체로 훌륭한 반찬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 내외분들의 친절함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마치 오랜 지인을 만난 듯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음식 하나하나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신 만큼, 음식 맛은 당연히 훌륭했다. 가족들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라 그런지, 정겨운 분위기 또한 마음에 들었다. 어떤 날은 식사 중에 사장님 아이가 상 밑으로 돌아다니는 소소한 풍경도 연출된다고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토종닭의 쫄깃한 식감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닭고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질기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토종닭 특유의 쫄깃함이 닭도리탕의 풍미를 더해준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주말에는 손님이 몰려 음식이 늦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정갈한 밑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밑반찬은, 메인 메뉴 못지않은 맛을 자랑한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식사였다. 맛있는 닭도리탕과 푸짐한 밑반찬,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라운딩 후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최고의 보양식이었다. 포천에 있는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이 집의 닭도리탕 맛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다음 라운딩 후에도, 어김없이 이 집을 찾게 될 것 같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포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의 행복했던 기억들을 되새겼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함께했던 완벽한 하루였다. 포천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메뉴판 이미지
닭, 오리 외에 꿩 요리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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