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삼막사 계곡으로 향했다. 흐르는 계곡물 소리와 짙푸른 녹음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 있었다. 문득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간절해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칡냉면으로 유명한 맛집이 눈에 띄었다. 왠지 모를 이끌림에 발걸음을 옮겼다. 안양에서 이런 숨겨진 맛집을 발견하게 될 줄이야.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으로 향하는 길, 좁은 골목길이 나타났다. 운전이 서툰 사람이라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좁은 길마저도 맛집으로 향하는 설렘을 더해주는 듯했다. 드디어 식당 앞에 도착했다. 널찍한 주차장과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허름한 건물이었다가 냉면이 워낙 잘 팔려 3층 건물을 올렸다는 이야기가 왠지 신빙성 있게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원한 냉기가 온몸을 감쌌다. 넓고 탁 트인 홀에는 손님들이 가득했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잠시 기다린 끝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정말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였다. 마치 카페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테라스 쪽은 뷰도 좋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테라스 자리에 앉아봐야겠다.

메뉴판을 보니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등 다양한 종류의 냉면과 왕만두가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물냉면 곱빼기를, 같이 간 지인은 비빔냉면 곱빼기를 주문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왕만두도 하나 추가했다. 잠시 후, 따뜻한 육수가 나왔다. 멸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육수는 차가운 냉면을 먹기 전에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냉면이 나왔다. 곱빼기라 그런지 양이 엄청났다. 은색 냉면기에 담겨 나온 물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칡 면 위에는 오이, 무, 삶은 달걀이 정갈하게 올려져 있었고,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육수부터 한 모금 들이켰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했다. 강렬한 맛은 아니었지만 은은하게 느껴지는 감칠맛이 좋았다.

칡 면은 생각보다 질겼다. 쫄깃한 식감은 좋았지만, 가위로 잘라먹어야 할 정도였다. 면을 다 먹고 남은 육수에 밥을 말아 먹고 싶었지만, 곱빼기라 배가 너무 불러 아쉽게도 포기해야 했다. 지인이 시킨 비빔냉면도 맛을 봤다. 비빔냉면은 물냉면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간장 베이스의 양념장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했다. 맵찔이인 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비빔냉면 역시 면 위에 삶은 달걀이 툭 올려져 나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예쁘게 고명 위에 올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만두는 6개가 나왔다. 만두피는 얇고 쫀득했고, 속은 두부와 채소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두부 향이 좋았다. 만두 자체가 간이 잘 되어 있어서 굳이 간장을 찍어 먹지 않아도 맛있었다. 하지만 만두가 한쪽으로 쏠린 채로 나온 점은 조금 아쉬웠다. 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배도 부르고, 시원한 냉면 덕분에 더위도 싹 가셨다. 식당 바로 옆이 등산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등산 후 냉면 한 그릇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직원분들이 조금은 정신없어 보였다. 물컵에서 물 비린내 비슷한 냄새가 나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그리고 몇몇 리뷰에서는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나는 다행히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은 삼막사 계곡에 놀러 온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냉면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칡냉면 한 그릇으로 더위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귓가에는 아직도 계곡물 소리가 맴도는 듯했다. 오늘 맛본 칡냉면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안양에 이런 숨겨진 맛집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다음 방문을 기약해본다.

참고로 이 식당은 애견 동반도 가능하다. 야외 좌석이 마련되어 있으니,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식당 3층에는 카페도 있다고 하니, 식사 후 커피 한잔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오늘, 나는 안양의 삼막사 계곡에서 잊지 못할 맛집을 발견했다. 시원한 칡냉면과 푸짐한 왕만두는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자연과 맛이 어우러진 힐링 공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이 맛집을 강력 추천한다. 꼭 한번 방문하셔서 시원하고 맛있는 칡냉면을 맛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아름다운 삼막사 계곡의 풍경도 함께 즐기시길 바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홀 가까운 곳에 손 씻는 곳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청결을 생각하는 주인장의 배려가 느껴졌다. 이런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는 모습이 더욱 믿음직스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