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을 따라 차창 밖 풍경은 점점 짙은 녹음으로 물들어갔다. 목적지는 덕유산 자락에 자리 잡은 작은 식당, ‘무주뚝배기’였다. 무주에 도착하자마자, 켜켜이 쌓인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식당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외관에는 여러 방송 출연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붙어 있어, 이곳이 꽤나 유명한 곳임을 짐작하게 했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만, 주말에는 웨이팅이 필수라고 하니 참고해야겠다.
자리에 앉자마자 능이버섯전골 중(中)자를 주문했다. 메뉴판에는 장작불에 직접 끓인다는 곰탕도 추천 메뉴로 적혀 있었지만, 첫 방문인 만큼 대표 메뉴인 능이버섯전골을 맛보고 싶었다. 잠시 후,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젓갈, 김치, 나물 등 하나하나 맛깔스러운 빛깔을 뽐내는 반찬들은,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능이버섯전골이 테이블 중앙에 놓였다. 뚜껑을 열자, 압도적인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뽀얀 빛깔의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붉은 빛깔의 소고기와 알록달록한 채소들이 팽이버섯, 목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다양한 버섯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짙은 갈색의 능이버섯은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며 식욕을 자극했다. 마치 자연이 선사한 보물상자를 눈앞에 둔 듯한 황홀한 기분이었다.
전골이 끓기 시작하자, 능이버섯 특유의 깊고 진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국물이 끓을수록 버섯과 채소, 고기의 풍미가 어우러져 더욱 깊은 향을 냈다. 뽀얀 낙지가 붉게 익어가고, 버섯과 채소들이 숨을 죽이며 국물에 녹아들 때쯤, 드디어 시식할 시간.

국물 한 모금을 입에 넣는 순간, ми́р переворачивается(미르 뻬례보рачи바예츼야, 세상이 뒤집히는) 듯한 황홀경을 경험했다. 진하고 깊은 버섯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듯했다. 마치 깊은 산속 옹달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맑고 깨끗한 맛이었다. 능이버섯 특유의 쌉싸름한 풍미는, 다른 버섯들과 어우러져 더욱 깊고 풍부한 맛을 냈다. 쫄깃한 낙지와 부드러운 소고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며 풍미를 더했다.
심마니로 활동하신다는 사장님이 직접 채취한 버섯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욱 귀하게 느껴졌다. 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자연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했다. 버섯과 고기를 함께 소스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톡 쏘는 맛이 매력적인 갓김치는 능이버섯전골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전골을 먹는 동안, 뜨끈한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 온몸에 퍼지는 듯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몸보신을 하는 기분이었다. 마치 깊은 산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듯,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능이버섯전골 중(中)자는 둘이서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푸짐한 양 덕분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칼국수 사리는 추가할 수 없었다. 훌륭한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상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함께 갔던 지인은 설렁탕을 주문했는데, 뽀얀 국물에 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MSG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맛이라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다만, 고기 양이 조금 적은 것은 아쉬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께서 직접 산에서 채취한 능이버섯이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셨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식당을 나서며, 무주뚝배기에서의 식사가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특별한 경험이었음을 깨달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몇몇 손님 응대에 미흡한 부분이 보였다는 것이다. 주문이 늦게 들어가거나, 늦게 온 손님에게 먼저 음식이 나가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음식 맛과 정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무주뚝배기는 무주리조트와 덕유산 등산로 입구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스키나 등산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을 것 같다.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 주차 걱정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무주뚝배기에서 능이버섯전골로 몸보신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다음번 방문에는 곰탕과 뚝배기 불고기를 꼭 맛봐야겠다. 특히, 서울식 뚝배기 불고기는 달달한 맛이 일품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무주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해 준 무주뚝배기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