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약속 장소인 울산 성남동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오래된 친구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현재의 나를 과거의 찬란했던 순간과 연결해 주는 특별한 시간이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으로 이 자리를 지켜온 맛집, ‘호재래’다.
호재래는 내가 20대 초반, 풋풋한 대학생 시절부터 드나들던 곳이다. 그 시절, 우리는 이곳에서 양꼬치와 칭따오를 기울이며 미래를 이야기하고, 사랑을 속삭였고, 때로는 눈물 젖은 위로를 나누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호재래에서의 추억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오랜만에 방문한 호재래는 예전의 정겨운 모습 그대로였다. 붉은 벽돌로 마감된 벽면과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메뉴판은 빼곡한 글씨와 음식 사진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오래된 친구의 앨범을 펼쳐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벽에 걸린 커다란 메뉴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과거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자리에 앉자마자 숯불이 들어왔다. 숯불의 온기가 좁은 공간을 가득 채우며, 순식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양꼬치와 꿔바로우를 주문했다. 숯불 위에 양꼬치를 올리자,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기름이 숯불에 떨어지면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추억처럼 아련했다.
잘 구워진 양꼬치를 쯔란에 듬뿍 찍어 한 입 베어 물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양고기의 풍미는 역시나 변함없는 맛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양꼬치는 쯔란의 향긋한 향과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루었다. 마치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어놀다 먹던 꿀맛 같은 간식처럼,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는 맛이었다. 잡내 없이 고소한 풍미는, 이곳이 왜 울산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양꼬치 전문점인지 다시금 깨닫게 했다.
호재래의 양꼬치는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 양고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 양고기를 처음 먹어봤다는 한 친구는, 이곳에서 양꼬치의 매력에 푹 빠져 지금은 양꼬치 마니아가 되었다.
나는 고수와 마늘을 요청했다. 쌉싸름한 고수와 알싸한 마늘은 양꼬치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준다. 특히, 마늘을 숯불에 구워 양꼬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다. 은은하게 퍼지는 마늘 향과 양꼬치의 조화는, 마치 잘 익은 가을 햇살처럼 따스하고 풍요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양꼬치를 먹는 동안, 꿔바로우가 나왔다. 꿔바로우는 얇게 튀겨진 찹쌀 탕수육에 새콤달콤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나왔다. 젓가락으로 꿔바로우를 집어 올리자, 바삭한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호재래의 꿔바로우는 튀김옷이 얇고 찹쌀의 쫀득함이 살아있어, 내가 먹어본 찹쌀 탕수육 중에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이 소스 베이스의 탕수육 소스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다만, 꿔바로우는 맛이 조금 강하기 때문에, 양꼬치를 먼저 먹고 꿔바로우를 먹는 것이 좋다. 꿔바로우의 강렬한 맛은, 마치 열정적인 탱고 음악처럼 강렬하고 매혹적이다.
나는 칭따오 맥주를 한 잔 주문했다. 시원한 칭따오 맥주는 기름진 양꼬치와 꿔바로우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칭따오 맥주의 청량함은, 마치 맑고 깨끗한 시냇물처럼 상쾌하고 시원하다. 양꼬치 한 입, 칭따오 맥주 한 모금. 이 환상의 조합은,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마파두부가 나왔다. 얼큰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마파두부는,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두부의 부드러움과 매콤한 소스가 어우러진 마파두부는, 마치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듯 다채로운 맛을 선사한다. 특히, 호재래의 마파두부는 많이 짜지 않아, 술안주로도 밥반찬으로도 제격이다.

호재래에서는 양꼬치 외에도 짬뽕, 경장육슬, 지삼선 등 다양한 조선족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짬뽕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며, 경장육슬은 신선한 채소와 돼지고기의 조화가 훌륭하다. 지삼선은 감자, 가지, 피망을 볶아 만든 요리로,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호재래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젊은 커플부터 가족 단위 손님, 그리고 회식을 즐기는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호재래를 찾고 있었다. 가게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시끄럽다는 느낌보다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호재래는 손님이 늘 많기 때문에, 밖에서 자리가 없어 보여도 안으로 들어가 문의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말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발생할 수 있으니,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가게 옆에 또 다른 가게가 있는데,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호재래의 직원들은 대부분 조선족이다. 그래서 주문이 조금 서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친절하게 응대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들의 서툰 한국어 발음에서,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의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호재래는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되기 때문에, 주차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호재래까지 걸어갔다. 밤공기를 마시며 걷는 동안, 우리는 또 다른 추억을 만들었다.
호재래는 단순히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추억과 낭만을 파는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우리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앞으로의 삶을 응원했다. 호재래에서의 시간은, 마치 오래된 친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처럼 소중하고 의미 있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 길, 나는 호재래의 간판을 다시 한번 올려다보았다. 낡은 간판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만, 그 모습은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나는 호재래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이곳에 방문하여, 변함없는 맛과 추억을 만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울산 성남동에서 맛있는 양꼬치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지역명이 빛나는 맛집 ‘호재래’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이곳에서 당신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