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구미, 그중에서도 구미역 인근은 여전히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나는, 구미 사람들의 소울푸드라 불리는 선산곱창을 맛볼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수많은 선산곱창 가게들 사이에서, 오늘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신상철 선산곱창’이었다. 은은하게 빛나는 상호 간판이 어둠 속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퇴근 후 저녁 식사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테이블은 열댓 개 남짓, 결코 넓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열기는 좁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다행히 한자리가 남아있어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는 단 하나, 선산곱창. 인원수대로 주문을 넣으니, 순식간에 테이블 위는 곱창전골을 위한 준비로 채워졌다.

곧이어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곱창과 뽀얀 육수가 냄비에 담겨 나왔다. 쑥갓과 파가 듬뿍 올라간 모습은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곱창은 익지 않은 채로 제공되는데, 끓기 시작하면 직원분이 김치를 먹기 좋게 잘라 넣어주신다. 이 김치가 선산곱창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밑반찬은 단출하게 김치 하나. 하지만 이 김치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푹 익은 김치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맛을 자랑했고, 곱창전골에 넣어 함께 끓이면 깊은 풍미를 더했다. 곱창을 찍어 먹을 수 있도록 마늘 소스도 함께 제공되는데, 이 마늘 소스가 또 다른 매력 포인트였다.

곱창이 어느 정도 익자, 직원분이 오셔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셨다. 잘 익은 곱창 한 점을 마늘 소스에 푹 찍어 입안에 넣으니, 쫄깃한 식감과 함께 마늘의 향긋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곱창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고소한 풍미가 입맛을 돋우었다. 국물은 칼칼하면서도 시원했다. 깊은 곱창의 맛과 김치의 시원함, 그리고 고춧가루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었다.
이곳에서는 대접밥을 빼놓을 수 없다. 김가루가 듬뿍 뿌려진 대접밥에 곱창과 국물을 듬뿍 넣어 비벼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이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김가루와 매콤한 곱창, 그리고 시원한 국물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밥 한 숟갈, 곱창 한 점, 그리고 김치 한 조각을 번갈아 먹으니, 쉴 새 없이 젓가락이 움직였다.

어느 정도 곱창을 건져 먹고 나면, 볶음밥을 주문할 차례다. 남은 곱창과 김치, 그리고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볶음밥은, 그 어떤 고급 요리보다 훌륭한 마무리를 선사한다. 볶음밥은 이제 셀프로 바뀌어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지만, 그 또한 소소한 재미였다. 냄비 바닥에 눌어붙은 밥알을 긁어먹는 재미는, 볶음밥을 먹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어느덧 냄비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아마도 선산곱창의 깊은 맛과 향이 쉽게 잊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신상철 선산곱창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구미 사람들의 추억과 향수가 담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변함없는 맛은, 오랜 시간 동안 이곳을 지켜온 힘일 것이다. 구미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 선산곱창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맛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곱창 자체는 쫄깃했지만, 함께 들어간 부속 고기는 다소 질긴 편이었다. 또한, 일하시는 분들이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비흡연자에게는 다소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단점들이 선산곱창의 맛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조금만 더 개선된다면 더욱 완벽한 맛집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신상철 선산곱창은 구미역 근처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테이블은 13개 정도로,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영업시간은 오후 3시부터 새벽 1시까지이며,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다. 가격은 곱창 1인분에 10,000원, 대접밥 2,000원, 볶음밥 2,500원으로,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돌아오는 길, 곱창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자꾸만 입맛을 다셨다. 다음 구미 방문 때는 본점에도 한번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구미에서 맛본 선산곱창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총평: 구미의 소울푸드 선산곱창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 쫄깃한 곱창, 그리고 김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대접밥과 볶음밥은 필수 코스. 구미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다만, 부속 고기의 질김과 위생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