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둔내에 다다랐을 때, 나는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둔내의 정겨운 풍경 속으로 스며들 듯, 둔내교를 지나 주천강을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았다. 500여 미터를 거슬러 올라가니,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둔내민속촌”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둔내에 깃든 내 마음, 그곳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닮은 따뜻한 밥상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소박한 공간이 펼쳐졌다. 맷돌, 탈곡기, 풍로, 소 여물통 등 옛 농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이 정겹게 놓여 있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곤드레 향은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냄새와 묘하게 겹쳐졌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살펴보니, 곤드레나물밥과 더덕구이백반, 감자전 등 강원도의 향토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태기산에서 자란 더덕이 유명하다는 이야기에 더덕구이 정식과 곤드레나물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따뜻한 물 대신 구수한 차가 담긴 보온병과 컵이 놓였다.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을 따로 준비해 주는 세심함에 작은 감동을 받았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큼지막한 감자전이었다.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쫀득한 감자전은, 씹을수록 감자의 은은한 단맛이 느껴졌다. 갓 갈아 만든 감자의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듯했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게 눈 감추듯 감자전을 해치우고, 허생원메밀꽃술을 한 잔 곁들이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졌다. 지역 막걸리를 맛보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잠시 후, 곤드레나물이 듬뿍 덮인 돌솥밥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흰쌀밥 돌솥밥이 정갈한 밑반찬과 함께 상 위에 차려졌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은지 지짐, 깍두기, 토장, 비지찌개 등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반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발효 숙성된 오가피, 참나물, 머위, 민들레, 곰취, 엄나무순 등 갖가지 나물들이었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나물들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곤드레나물밥은 마치 어머니가 해주시던 밥처럼 따뜻하고 정겨웠다. 갓 지은 밥 위에 듬뿍 올려진 곤드레나물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곤드레나물밥에 된장이나 양념장을 살짝 넣어 비벼 먹으니, 곤드레 특유의 향긋함과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특히 여름에만 맛볼 수 있다는 새콤한 노각무침은 과하지 않은 단맛과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가지를 도톰하게 썰어 구운 후 양념장을 올린 반찬에서는 마치 고기구이와 같은 풍미가 느껴졌다. 호박나물, 취나물, 콩나물 등 소박한 나물 반찬들은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 먹는 내내 즐거움을 더했다.

더덕구이는 은은한 불향과 함께 코를 찌르는 듯한 향긋한 향이 매력적이었다. 양념이 과하지 않아 더덕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고, 씹을수록 입안 가득 퍼지는 더덕의 향긋함은 잃어버렸던 입맛까지 되살아나게 하는 듯했다.
함께 제공된 콩비지찌개는 부드러운 콩비지와 김치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콩비지찌개는 짜지 않고 담백해서, 곤드레나물밥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둔내민속촌 주변의 정취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식당 주변에는 맷돌, 탈곡기, 풍로, 소 여물통 등 옛 농가의 정겨운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둔내민속촌에서 맛본 음식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곤드레나물밥은 9천 원이라는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맛과 정성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곤드레밥, 손두부, 감자전은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메뉴라고 한다.

둔내민속촌은 음식 맛뿐만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사장님은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따뜻한 미소와 함께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셨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였다. 다만, 10년 넘게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들 사이에서는 사장님의 불친절함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따뜻한 환대와 정성스러운 음식 덕분에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둔내민속촌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아이들이 먹을 만한 메뉴가 많지는 않지만, 곤드레나물밥과 감자전은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특히 100% 감자로 만든 가정식 감자전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또한, 식당 주변에는 옛 농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둔내민속촌은 둔내 시내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주차 공간은 다소 협소하지만, 식당 바로 위 길 모퉁이에 주차할 수 있다. 다만, 주말에는 손님이 많아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곤드레나물밥의 밥 양이 다소 적게 느껴졌고, 화장실 위생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또한, 일부 손님들은 사장님의 다소 깐깐한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둔내민속촌에서 맛본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이러한 단점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둔내민속촌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둔내의 아름다운 풍경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음식, 푸근한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는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둔내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둔내민속촌에 꼭 다시 들러 어머니의 손맛을 느껴보고 싶다. 둔내에서 둔내 맛집을 찾는다면, 둔내민속촌에서 정겨운 한 끼 식사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