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낯선 땅에서 고생하시던 부모님을 따라 처음 가본 외국은 태국이었어라. 그때 맡았던 그 쿰쿰하면서도 향긋한 냄새, 알싸하게 매운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지. 세월이 흘러 한국에 돌아와 살면서도 가끔 그 맛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마침 광명 하안동에 진짜 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지 뭐여. 이름도 정겨운 ‘타이반쩜’이라는데, 왠지 낯선 타지에서 고향을 만난 듯한 그런 푸근함이 느껴지지 않어?
퇴근하고 곧장 달려간 타이반쩜은 하안사거리 근처에 자리 잡고 있었어. 주차장이 없는 건 조금 아쉬웠지만, 뭐 맛있는 음식 먹으러 가는 길인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야, 여기가 정말 한국인가 싶을 정도로 태국 현지 냄새가 물씬 풍기는 거 있지. 흡사 태국 쌈쎈 거리에 있는 식당에 들어선 기분이랄까.

메뉴판을 펼쳐보니, 나시고랭, 팟씨유, 똠양꿍, 푸팟퐁커리 등등… 아, 정말이지 태국에서 먹었던 그 맛 그대로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나시고랭이랑 푸팟퐁커리를 주문했어. 다른 테이블을 보니 랭쎕이라는 메뉴도 많이들 시키는 것 같던데, 그건 다음 기회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어. 왠지 엄청 매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나시고랭이 나왔어. 접시 가득 담긴 나시고랭 위에는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알과 새우, 야채들이 어우러져 있었지. 고소한 땅콩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는 것도 맘에 쏙 들었어. 첫 입을 딱 먹는 순간, 이야…! 이거 완전 태국 현지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잖아!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아, 정말이지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어.

나시고랭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드디어 푸팟퐁커리가 나왔어. 노란 커리 소스에 푹 잠긴 소프트쉘 크랩 위에는 파슬리가 솔솔 뿌려져 있었지.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맛보니, 이야, 이거 완전 밥도둑이 따로 없네! 부드러운 크랩살과 고소한 커리 소스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데, 아, 정말이지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우는 건 시간문제였어.

솔직히 말하면, 푸팟퐁커리는 다른 메뉴에 비해 조금 늦게 나왔어.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지. 정말이지 고소하고 부드러운 그 맛은 잊을 수가 없어. 다음번에 가면 팟타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생각했어. 왠지 팟타이도 엄청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참, 그리고 여기 고구마 춘권도 꽤 맛있다고 하더라고. 쌀국수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던데, 아, 정말이지 다음에 또 와서 하나씩 다 먹어봐야겠어.
가게는 테이블이 많지 않아 조금 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뭐, 그런 소박한 분위기가 오히려 더 정겹게 느껴지더라. 마치 태국 현지 식당에 온 것 같은 그런 기분 있잖아.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꽤 괜찮은 편이었어. 요즘 물가가 워낙 비싸서 외식 한 번 하려면 부담스러울 때가 많은데, 타이반쩜은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아서 정말 맘에 쏙 들었어.
아, 그리고 내가 옆집 보쌈집에 가려다가 우연히 타이반쩜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여기로 왔다는 거 아니겠어? 역시 맛집은 사람들이 먼저 알아보는 법이지.

광명 하안동에서 태국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타이반쩜으로 가보라고.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나처럼 태국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아참, 사진에서 보이는 저 꽃무늬 테이블보! 완전 태국 현지 식당 분위기 제대로 나지? 이런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 쓴 덕분에 더욱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오늘도 나는 타이반쩜에서 맛있는 태국 음식을 먹으며 옛 추억에 잠겨본다. 다음에는 또 어떤 메뉴를 먹어볼까나? 벌써부터 설레는구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