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러의 대전 신성동 맛집 탐방기: 풍경처럼 다가온 인생 파스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늦은 오후, 괜스레 마음이 울적해지는 날이었다. 이럴 땐 맛있는 음식이 특효약! 혼자 조용히 음미하며 기분 전환할 만한 곳을 찾아 나섰다. 대전에서 파스타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음식이있는풍경”이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이름부터가 어딘가 운치 있는 풍경을 연상시키는 곳. 오늘은 왠지 그런 감성적인 공간에서 혼밥을 즐기고 싶었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차를 몰아 유성구 신성동으로 향했다. 봉명동 호텔에서 출발해 충남대 앞을 지나 골목길로 접어드니, 주택가 사이에 숨어있는 듯한 레스토랑이 나타났다. 신성동우체국과 신성주마음교회 근처였다. 낡은 2층 주택을 개조한 듯한 외관이 정겹다. 가게 앞에는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고, 둥근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혼자 왔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하게 맞아주는 느낌이었다.

밤에 찍은 '음식이있는풍경' 야외 정원 사진. 둥근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밤에 찍은 ‘음식이있는풍경’ 야외 정원 사진. 둥근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주차는 조금 불편했다. 따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근처 골목이나 신성동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수고는 감수할 수 있다.

“음식이있는풍경”이라고 적힌 작은 간판이 벽에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겉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은은한 조명 아래, 차분한 색감의 인테리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가 있는지 여쭤보니, 다행히 창가 쪽 2인용 테이블로 안내해주셨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지만, 가끔은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벽돌 벽에 걸린 '음식이있는풍경' 간판 사진. 담쟁이 덩굴이 간판을 감싸고 있다.
벽돌 벽에 걸린 ‘음식이있는풍경’ 간판 사진. 담쟁이 덩굴이 간판을 감싸고 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파스타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찐득한 소스에 넓은 딸리아뗄레 면으로 내는 까르보나라, 성게알로 맛을 낸 담백한 우니 파스타, 돌문어 다리 하나가 통째로 올라간다는 동해 파스타… 뭘 먹어야 후회하지 않을까? 고민 끝에, 가장 인기 있다는 우니 파스타와, 왠지 끌리는 동해 파스타를 주문했다. 혼자 와서 메뉴 두 개 시키는 건, 맛있는 음식에 대한 나의 열정이라고 해두자.

주문을 마치고, 식당 내부를 둘러봤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2층은 옛 주택의 거실을 개조한 듯 넓어 보였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혼자 와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오래된 주택이라 그런지 약간 쌀쌀한 기운이 느껴졌다. 겨울에 방문할 때는 따뜻하게 입고 오는 게 좋겠다.

레스토랑 내부 사진.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창밖으로 초록색 식물이 보인다.
레스토랑 내부 사진.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창밖으로 초록색 식물이 보인다.

잠시 후, 식전 빵이 나왔다. 빵은 평범했지만, 함께 나온 올리브 오일이 특별했다. 마치 딜이 들어간 듯, 풀 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탈리안 음식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레스토랑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혼자 왔지만, 코스 요리처럼 하나씩 음미하며 맛을 즐겼다.

드디어 기다리던 파스타가 나왔다. 먼저 우니 파스타. 접시 가득 담긴 파스타 위에, 신선한 성게알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돌았다. 포크로 면을 돌돌 말아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향! 성게알 특유의 녹진한 풍미와 담백한 파스타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면의 익힘 정도도 완벽했다. 너무 푹 익지도, 덜 익지도 않은 딱 알맞은 식감. 정말 인생 파스타를 만난 기분이었다.

성게알 파스타 사진. 파스타 위에 신선한 성게알이 듬뿍 올려져 있다.
성게알 파스타 사진. 파스타 위에 신선한 성게알이 듬뿍 올려져 있다.

다음은 동해 파스타. 커다란 접시 위에, 노란색 면과 큼지막한 돌문어 다리 하나가 떡하니 올려져 있었다.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돌문어 다리를 먹기 좋게 잘라 파스타와 함께 먹으니, 쫄깃한 문어의 식감과 매콤한 파스타 소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우니 파스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돌문어 파스타 사진. 커다란 돌문어 다리 하나가 파스타 위에 올려져 있다.
돌문어 파스타 사진. 커다란 돌문어 다리 하나가 파스타 위에 올려져 있다.

파스타를 먹는 동안, 혼자 온 손님은 나뿐이었다. 하지만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 덕분에, 오롯이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가끔은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도, 삶의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스타를 다 먹고 나니, 슬슬 배가 불러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음식이있는풍경”의 또 다른 명물, 디저트 아이스크림을 맛봐야 했기 때문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올리브 오일을 뿌리고, 튀긴 면과 현미를 함께 곁들여 먹는 독특한 디저트였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함, 올리브 오일의 향긋함, 튀긴 면의 바삭함이 한데 어우러져,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소꼬리찜 리조또 사진. 찐득한 소꼬리찜과 샤프란 리조또가 함께 담겨 있다.
소꼬리찜 리조또 사진. 찐득한 소꼬리찜과 샤프란 리조또가 함께 담겨 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분위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특별한 날, 혹은 나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맛있는 음식 덕분에, 울적했던 기분이 싹 날아간 것이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최고의 위로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다음에 방문하면, 다른 파스타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특히, 트러플 파스타와 라비올리 파스타가 궁금하다. 그리고, 저녁 코스 요리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기념일에 방문해서, 분위기 있는 식사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혼자 밥 먹는 게 익숙해지니, 오히려 더 편안하고 즐거워졌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대전에서 혼밥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음식이있는풍경”을 강력 추천한다. 맛있는 음식과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만의 행복한 시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란치니 사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아란치니가 접시에 담겨 있다.
아란치니 사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아란치니가 접시에 담겨 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화장실이 조금 낡았다는 것이다. 다이닝 레스토랑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음식과 서비스는 훌륭했으니,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음식이있는풍경”, 이름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준 곳. 다음에 또 방문해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오늘도 맛있는 혼밥,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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