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에서 맛보는 고향의 손맛, 시래마루에서 느끼는 정겨운 한 끼 맛집

화담숲에 꽃구경 갔다가, 뉘엿뉘엿 해 넘어갈 때쯤 배가 슬슬 고파오더라고. 근처에 밥집이 있을까 두리번거렸더니, 웬걸, 코앞에 “시래마루”라는 밥집이 있는 게 아니겠어? 간판부터가 토속적인 게, 딱 내 스타일이다 싶었지. 시래기라는 글자만 봐도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시래깃국 생각에 침이 꼴깍 넘어가잖아. 얼른 차를 돌려 들어갔지 뭐.

근데, 세상에. 들어가는 길이 아주 쬐끔 복잡하더라고. 네비게이션이 자꾸 엉뚱한 길로 안내하는 바람에, 근처를 몇 바퀴나 뱅뱅 돌았어. “아이고, 이 놈의 기계가 사람 잡겠네!” 겨우겨우 찾아 들어가니, 넓찍한 주차장이 맘에 쏙 드는 거 있지. 주차 걱정 없이 맘 편히 밥 먹을 수 있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기분이 확 풀렸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게 참 좋더라. 테이블도 널찍하고, 군데군데 놓인 작은 화분들이 싱그러움을 더해주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라, 어른들 모시고 와도 참 좋겠다 싶었어. 마침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손님들이 꽤 많더라고. 아이들 옹알거리는 소리, 부모님 웃음소리가 섞여서 정겹게 들리는 게,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이었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시래기밥상, 시래기 낙지정식, 시래기 수육정식, 시래기 떡갈비정식… 죄다 시래기, 시래기, 시래기! 아주 그냥 시래기로 뽕을 뽑는구먼, 허허.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래도 역시 시래기는 수육이랑 같이 먹어야 제맛이지! 싶어서 시래기 수육정식을 시켰어.

수육 정식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 한 점, 젓갈 올려 입에 넣으면 천국이 따로 없지.

주문을 하고 나니, 놋그릇에 담긴 뽀얀 숭늉이 먼저 나오더라고. 따뜻한 숭늉 한 모금 마시니, 속이 싹 풀리는 게, 이제 제대로 먹을 준비가 됐다는 신호 같았어. 숭늉으로 속을 달래고 있으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야, 상다리가 휘어지겠어!

돌솥밥에, 시래기나물, 시래깃국, 젓갈 7가지, 그리고 메인 요리인 수육까지! 반찬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이, 마치 시골 할머니가 손주 밥상 차려주시는 것 같았어.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푸짐한 한 상, 얼른 숟가락 들고 먹어봐야지!

먼저 돌솥밥 뚜껑을 열어보니, 노란 강황밥이 김을 모락모락 피워내고 있더라고. 밥만 봐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밥을 그릇에 퍼놓고, 돌솥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놨지. 밥 먹고 누룽지 긁어먹는 재미, 그거 빼놓으면 섭하잖아.

강황 돌솥밥
윤기 좔좔 흐르는 강황 돌솥밥! 밥만 먹어도 꿀맛이지.

강황밥에 시래기나물 듬뿍 넣고, 강된장 슥슥 비벼 한 입 먹으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강된장, 부드러운 시래기나물, 찰진 강황밥의 조화가 아주 기가 막히네. 밥알 하나 남길 틈 없이, 순식간에 한 그릇 뚝딱 비웠지.

시래깃국은 또 어떻고. 들깨가 듬뿍 들어간 시래깃국은, 국물이 어찌나 진하고 고소한지. 한 숟갈 뜨면,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 있지. 속이 확 풀리는 시원함에, 땀까지 뻘뻘 흘리면서 먹었어.

들깨 시래기국
구수한 들깨 향이 솔솔~ 시래깃국 한 그릇이면 추위도 걱정 없지.

수육은 야들야들하니, 입에서 살살 녹는 게 아주 일품이었어. 돼지 냄새도 전혀 안 나고, 어찌나 잘 삶았는지. 같이 나온 묵은지에 싸 먹으니, 느끼함도 싹 잡아주고, 입맛이 확 살아나더라고. 젓갈 종류도 다양하게 나오는데, 밥에 얹어 먹어도 맛있고, 수육이랑 같이 먹어도 꿀맛이었어. 특히 갈치젓은, 평소에 잘 안 먹는데도 불구하고,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돌아서 계속 손이 가더라고.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어. 간이 세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린 건강한 맛. 특히 들깨 연근은, 아삭아삭한 식감에 고소한 들깨 향이 어우러져서,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어. 젓갈 종류도 다양하게 나오는데, 밥에 얹어 먹어도 맛있고, 수육이랑 같이 먹어도 꿀맛이었어.

정갈한 반찬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도는 정갈한 반찬들. 하나하나 엄마 손맛이 느껴진다니까.

밥을 다 먹고 나니, 아까 만들어 놓은 누룽지가 딱 알맞게 불어 있더라고. 구수한 누룽지에 젓갈 얹어 먹으니, 이야, 이게 바로 꿀맛이지!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누룽지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어.

다 먹고 나니, 세상에, 배가 빵빵. 숨쉬기도 힘들 정도였어. 그래도 어쩌겠어. 맛있는 걸 어떡해. 싹싹 비운 그릇들을 보니, 괜히 뿌듯한 마음까지 들더라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더니, 사장님께서 어찌나 친절하신지. 맛있게 드셨냐고, 부족한 건 없었냐고,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모습에 또 한 번 감동했잖아.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밥집이었어.

깔끔한 내부
깔끔하고 정돈된 내부.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없지.

아, 그리고 여기, 화장실도 엄청 깨끗해. 밥 먹고 손 씻으러 갔는데, 어쩜 그렇게 관리를 잘 해놓으셨는지. 냄새 하나 안 나고, 물기 하나 없이 뽀송뽀송한 게, 아주 맘에 쏙 들었어.

다음에 곤지암 근처에 올 일 있으면, 무조건 여기 다시 와야겠다 싶었어. 시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후회하지 않을 곤지암 맛집이야.

푸짐한 한 상 차림
이것저것 다 먹고 싶다면, 세트 메뉴로 푸짐하게 즐겨보는 건 어때?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긴 했어. 수육 양이 조금 적다는 의견도 있더라고. 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수육정식 말고 다른 메뉴를 시키는 게 좋을 수도 있겠다 싶어. 그리고 두루치기는 고기가 조금 퍽퍽하다는 평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그래도 전체적으로 음식 맛은 정말 훌륭해. 특히 시래기 들깨탕은 꼭 먹어봐야 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정말 잊을 수 없을 거야. 젓갈 종류도 다양하게 나오는데, 하나하나 맛이 다 괜찮아. 밥이랑 같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니까.

아! 그리고 여기,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가면 웨이팅이 있을 수 있어. 특히 주말에는 사람이 엄청 많다고 하니, 미리 예약하고 가는 걸 추천해. 예써라는 줄서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나오는 길에 보니, 가게 앞에 작은 텃밭이 있더라고. 거기서 직접 시래기를 키우시는 건가? 어쩐지, 시래기 맛이 남다르다 했어. 정성껏 키운 시래기로 만든 음식이라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아.

집에 돌아오는 길, 따뜻한 시래깃국 덕분에 속이 든든하고 마음까지 푸근해지는 기분이었어. 곤지암 시래마루, 정말 잊지 못할 맛집으로 내 마음속에 저장해놨다니까. 다음에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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