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곳. 친구들과 신년 맞이 모임 장소를 물색하던 중, 20대 초반에 잠깐 스쳤던 기억 속의 ‘소노마마’가 문득 떠올랐다. 그때 그 몽환적인 분위기와 잊을 수 없는 맛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붙잡고, 망설임 없이 이곳으로 향했다.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소노마마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예전의 아늑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조명과 함께 시야를 가득 채우는 수성못 뷰에 입이 떡 벌어졌다. 통유리창 너머로 반짝이는 수성못의 야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예약을 서둘러 창가 자리를 확보한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여기 완전 뷰 맛집이었잖아?! 창밖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내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 것도 잠시,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사시미 모리아와세’와 ‘해물크림짬뽕’을 주문했다. 이 조합은 진짜… 사랑입니다. 메뉴를 고르고 가게를 둘러보는데, 과연 인테리어가 멋지다는 키워드가 왜 많이 언급되는지 알 것 같았다. 모던하면서도 일본 특유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흘러나오는 음악 선율 또한 감성을 자극하며,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은은하게 공간을 채워준다. 데이트는 물론, 중요한 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듯!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사시미 모리아와세가 등장했다. 비주얼부터가 예술이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신선한 회들이 마치 꽃처럼 플레이팅되어 나왔는데,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젓가락을 들기 전,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연어, 광어, 참치 등 다양한 종류의 사시미가 보기 좋게 담겨 나왔는데, 딱 봐도 퀄리티가 장난 아니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광어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쫄깃하면서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식감… 이거 완전 미쳤다! 신선함은 기본이고, 숙성도 얼마나 잘 시켰는지 감칠맛이 폭발했다. 같이 나온 묵은지에 싸서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묵은지의 아삭한 식감과 광어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황홀한 멜로디를 연주하는 듯했다.
연이어 맛본 연어 또한,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특히, 같이 제공된 유자 하이볼과의 궁합은 상상 이상! 유자의 상큼함이 연어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친구가 왜 유자 하이볼을 강력 추천했는지, 한 모금 마셔보니 바로 이해가 됐다.
사시미에 감탄하고 있을 때,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해물크림짬뽕’이 등장했다. 뽀얀 크림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해산물 토핑이 시선을 강탈했다. 새우, 홍합, 오징어 등 신선한 해산물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갔다.

국물 한 입을 맛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부드러운 크림의 풍미와 매콤한 짬뽕의 조화가 진짜 환상적이었다. 느끼할 것 같다는 생각은 완전 오산!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계속해서 숟가락을 들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면발 또한 쫄깃쫄깃해서, 국물과 함께 후루룩 흡입하는 맛이 일품이었다.
해물도 어찌나 신선한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살아있었다. 특히, 큼지막한 새우는 탱글탱글한 식감이 예술이었다. 친구는 새우가 엄청 크고 맛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 역시, 인생 새우를 만난 기분이었다.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즈음, 우리는 안주를 하나 더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본 끝에, ‘메로구이’를 선택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메로구이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함께 제공된 소스에 찍어 먹으니, 풍미가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술 종류도 다양해서 좋았다. 사케, 하이볼, 맥주 등 다양한 주종을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우리는 각자 취향에 맞춰 술을 골랐는데, 나는 유자 하이볼에 완전 꽂혀버렸다.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유자 하이볼은, 술을 잘 못 마시는 나에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소노마마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친절한 서비스였다. 직원분들은 하나같이 친절하고 싹싹했는데, 덕분에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테이블을 수시로 체크하며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봐 주시고, 주문한 메뉴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해주셨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런 세심한 배려가 손님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덧 마감시간이 다가왔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섰지만, 소노마마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뷰,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곳이었다.

수성못에서 분위기 좋고 맛있는 이자카야를 찾는다면, 소노마마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데이트 코스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아름다운 수성못 뷰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다 보면, 사랑이 싹트는 건 시간문제일 듯! 다음에는 꼭 남자친구와 함께 방문해야겠다 다짐했다.
참고로, 소노마마는 주차도 편리하다. 발렛 파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광어 묵은지 초밥과 소고기 타다끼에도 도전해봐야겠다. 다른 테이블에서 먹는 모습을 보니, 비주얼부터가 장난 아니었다. 특히, 광어 묵은지 초밥은 상큼한 묵은지와 쫄깃한 광어의 조합이 기대되는 메뉴였다.
소노마마, 당신은 진짜 수성못 맛집 레전드입니다… 조만간 또 갈게요! 그때까지 이 맛, 이 분위기 그대로 유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