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사거리역,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를 활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역 주변을 거닐었다. ‘미아사거리 먹자골목’이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팻말 아래 자전거 몇 대가 묶여있는 모습에서, 이 동네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이 엿보였다. 복잡한 듯 정돈된 거리를 따라 늘어선 상점들을 구경하며, 오늘 저녁의 목적지인 ‘화로몽’으로 향했다.
사실 닭갈비는 철판에 볶아 먹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숯불에 구워 먹는 닭갈비라니, 그 풍미가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순간, 나는 이미 화로몽의 매력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 곧바로 숯불이 놓였다. 숯불의 뜨거운 기운이 순식간에 테이블을 감쌌다. 메뉴판을 펼쳐 들여다볼 필요도 없이, 숯불닭갈비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붉은 양념에 먹음직스럽게 버무려진 닭갈비가 눈앞에 나타났다. 닭갈비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깻잎 장아찌, 무 쌈, 양파절임 등도 정갈하게 차려졌다.
잘 달궈진 불판 위에 닭갈비를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숯불의 화력에 닭갈비는 순식간에 익어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가는 닭갈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침샘이 자극되었다.
드디어 첫 입.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닭갈비는,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쫄깃했고, 속은 육즙이 가득했다. 매콤한 양념은 닭고기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과하지 않은 매운맛은 입안에 기분 좋은 얼얼함을 남겼다.
화로몽의 닭갈비는 퍽퍽한 부위 없이, 모든 부위가 부드럽고 촉촉했다. 닭고기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신선한 닭고기를 사용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닭갈비는 뼈를 발라낸 닭다리살만을 사용한 듯,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식감을 자랑했다.
함께 제공된 투명한 소스는 닭갈비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처음에는 빨간 양념에 익숙해 투명한 소스를 멀리했지만, 호기심에 한 번 찍어 먹어보니 그 조화가 놀라웠다. 닭갈비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매운맛을 잡아주는 투명 소스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닭갈비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양념돼지껍데기를 추가로 주문했다. 닭갈비와 돼지껍데기의 조합은 상상 이상이었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돼지껍데기는 숯불 향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특히, 화로몽의 돼지껍데기는 양념이 과하지 않아 좋았다. 돼지껍데기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순두부찌개 역시 훌륭했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닭갈비와 돼지껍데기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었다. 순두부찌개 안에는 순두부뿐만 아니라 바지락, 애호박, 양파 등 다양한 재료가 듬뿍 들어 있었다. 특히, 바지락 덕분에 국물 맛이 더욱 시원하고 깊었다. 순두부찌개는 술안주로도 훌륭했지만, 식사 메뉴로도 손색이 없었다.
화로몽에서는 닭갈비에 냉면을 함께 시켜 먹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아쉽게도 배가 너무 불러 냉면은 맛보지 못했지만, 다음 방문 때는 꼭 닭갈비와 냉면을 함께 즐겨봐야겠다. 숯불닭갈비와 시원한 냉면의 조합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화로몽의 또 다른 매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숯불닭갈비 1인분의 가격은 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닭갈비의 양은 푸짐했다. 가격 대비 훌륭한 맛과 양은, 화로몽을 자주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화로몽은 맛도 맛이지만, 정겨운 분위기 또한 매력적이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옆 테이블의 이야기가 들리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어수선함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마치 동네 친구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듯한,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정겹다.
다만, 술을 마시는 손님들이 많다 보니 화장실은 다소 아쉬웠다. 깨끗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조금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화로몽은 수유리 닭갈비 라인 쪽에 위치한 다른 지점보다 훨씬 낫다는 평도 있다. 양념부터 고기의 색깔까지, 본점과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나는 다른 지점은 방문해보지 못했지만, 본점의 숯불닭갈비 맛은 확실히 훌륭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섰다. 입안에는 아직 닭갈비의 매콤한 여운이 남아 있었다. 화로몽은 왠만한 춘천 닭갈비보다 훨씬 맛있는, 수유의 자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에 닭갈비가 생각날 때, 나는 망설임 없이 화로몽을 찾을 것이다. 그 숯불 향과 매콤한 맛이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미아사거리역 주변은 여전히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다. 역 앞에는 퇴근길 직장인들과 학생들로 가득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했다. 나 역시 오늘 저녁, 화로몽에서 맛있는 닭갈비를 먹으며 소중한 추억을 하나 더 쌓았다.
화로몽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겨움과 따뜻함을 선물해 주었다.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화로몽에서의 저녁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