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 맞는 지인과 약속을 잡았다. 목적지는 대구, 그중에서도 입소문 자자한 함천식육식당이었다. 잿빛 벽돌 건물이 정겨운 느낌을 주는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파란색 글씨로 쓰인 “함천식육식당” 간판은 어딘가 모르게 푸근한 인상을 풍겼다. 81번지라는 숫자가 적힌 작은 간판과 그 옆에 붙은 메뉴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다. 붉은 글씨로 강조된 ‘한우 소고기 찌개’ 문구가 발길을 더욱 재촉했다.
식당 문을 열자,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테이블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직원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맛집의 기운이 느껴졌다. 메뉴판을 보니 한우 갈비살, 주물럭, 육회, 소고기 찌개 등 다채로운 메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돼지고기 삼겹살과 주물럭도 빼놓을 수 없었다. 우리는 고민 끝에 삼겹살과 소고기 찌개를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직접 담근 김치를 비롯하여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젓갈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겹살이 등장했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신선한 상추에 삼겹살, 쌈장, 마늘을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잡내 없이 깔끔한 삼겹살의 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듯했다.

함께 주문한 소고기 찌개는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소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으며, 깊고 진한 국물은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들었다. 짜지 않고 깔끔한 맛의 반찬들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특히, 소고기 찌개는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갓 지은 밥맛 또한 훌륭했다. 전기밥솥에 데운 밥이 아닌, 압력밥솥으로 갓 지은 듯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었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했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단맛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돼지 주물럭을 추가로 주문했다. 불판 위에 올려진 돼지 주물럭은 빨간 양념과 신선한 야채가 어우러져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돼지 주물럭 역시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매콤달콤한 양념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고, 쫄깃한 돼지고기의 식감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돼지 주물럭은 찌개보다는 두루치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식당 한켠에는 김치를 직접 담그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직접 담근 김치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옛날 음식점의 정겨운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코로나의 영향인지 서빙을 보는 직원이 한 분이라 주문이 다소 늦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 덕분에 기다림도 즐거움으로 바뀔 수 있었다. 그리고, 계산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함천식육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푸근한 분위기, 정갈한 음식,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구에서 맛있는 밥집을 찾는다면, 함천식육식당을 강력 추천한다.
떠나기 전, 식당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잿빛 벽돌 외관에 파란 간판이 선명하게 빛나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다음에 대구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육회와 소고기 된장찌개에도 도전해봐야겠다.

함천식육식당을 나서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마음까지 풍족해진 느낌이었다. 대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함천식육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진정한 대구 맛집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