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가 차려주시던 밥상은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귀하고 따뜻했지라.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 있다고 해서, 맘 맞는 친구들과 함께 전라남도 강진으로 향했어라.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둥지식당’이라는 곳인데, 간판부터가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팍 들더라니까.
차를 대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넓고 깔끔한 홀이 눈에 들어왔어라. 벽에는 메뉴 사진이 걸려있었는데, 정갈하게 담긴 음식들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얼른 자리를 잡고 앉아 뭘 먹을까 고민했지. 메뉴판을 보니 ‘정든네 정식’, ‘정겨운 정식’ 등 이름도 참말로 정겹더라고. 우리는 넷이서 ‘정겨운 정식’으로 통일했어라.

주문을 마치자마자,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반찬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어라. 20가지가 훌쩍 넘는 반찬들을 보고 있자니 입이 떡 벌어지더라. 이게 바로 전라도 인심인가 싶었지.
젤 먼저 눈에 띈 건 윤기가 좔좔 흐르는 육사시미였어라. 얇게 썰린 육사시미는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데, 어찌나 고소하고 담백하던지. 참기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일품이더라.

죽순 반찬도 빼놓을 수 없지라. 아삭아삭한 식감에, 은은하게 퍼지는 죽순 향이 어찌나 좋던지. 쌉쌀하면서도 달큼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였어라.
짭짤하게 양념된 꼬막도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라. 꼬막 껍데기를 까서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한 식감과 함께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지더라.
갓 구워져 나온 따끈따끈한 생선구이도 놓칠 수 없지.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한 게, 어찌나 맛있던지. 간이 딱 맞게 되어 있어서, 밥이랑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어라.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꼴뚜기젓갈도 밥 위에 얹어 먹으니, 입맛이 확 살아나더라. 톡톡 터지는 꼴뚜기 알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어라.
이 외에도 김치, 나물, 젓갈 등 다양한 반찬들이 하나같이 맛깔스러워서, 밥 한 공기를 금세 뚝딱 해치웠어라. 반찬 하나하나에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듯했지.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두 따님께서 직접 모든 음식을 만드신다는 점이었어라. 어머님 손맛을 그대로 전수받아, 정성껏 음식을 만드신다니, 그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
밥을 다 먹고 나니, 따뜻한 숭늉이 나왔어라. 구수한 숭늉으로 입가심을 하니, 속이 편안해지는 게 정말 좋더라.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었다면, 밥 상태가 살짝 아쉬웠다는 거. 그래도 반찬들이 워낙 훌륭해서,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어라.

둥지식당은 마치 외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곳이었어라.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고,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더욱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었지.
나오는 길에,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리니, 환한 미소로 답해주시더라. 그 미소에 또 한 번 감동받았어라.
강진은 맛있는 백반집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둥지식당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이었어라. 도시 사람들은 물론이고, 촌사람 입맛에도 딱 맞는 곳이지.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라. 강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둥지식당에서 푸짐하고 맛있는 한정식 한 상 맛보는 거, 잊지 마시라! 후회는 절대 없을 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