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이다. 마지막으로 이 집 막국수를 맛본 게 언제였더라. 까마득한 기억을 더듬으며 영종도로 향하는 차 안, 심장이 쿵쾅거리는 게 느껴졌다. 그때 그 맛, 잊을 수 없는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을까?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역시나 웨이팅은 피할 수 없었다. 초겨울이라 여름처럼 극악무도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2층 계단까지 줄이 늘어서 있는 걸 보니, 역시 맛집은 맛집이구나 싶었다.
오픈 시간 20분 전에 도착해야 그나마 덜 기다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서둘러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맛있는 막국수를 맛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드디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쳤다. 물막국수, 비빔막국수, 수육, 메밀전… 고민할 것도 없이,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조합 그대로 주문했다.

제일 먼저 나온 건 수육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얇게 썰린 수육 옆에는, 이 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명태무침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붉은 양념이 침샘을 자극하는 비주얼이었다.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라는 점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 얇게 썰어낸 덕분에 퍽퍽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수육 한 점을 집어 명태무침과 함께 입에 넣으니, 진짜 대박… 입안에서 잔치가 벌어지는 것 같았다. 부드러운 수육과 매콤달콤한 명태무침의 조화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특히, 꼬들꼬들한 명태의 식감이 더해져 씹는 재미까지 있었다.

다음으로 나온 건 물막국수. 슴슴하면서도 은은한 육수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를 한 모금 들이켜니, 온몸이 짜릿해지는 시원함이 느껴졌다. 마치 평양냉면처럼 슴슴한 맛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내 입맛에는 완전 취향 저격이었다. 특히, 은은하게 퍼지는 가쓰오부시 향이, 슴슴한 맛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줬다.

물막국수 면은 메밀 함량이 높지 않은 듯, 찰기가 느껴지는 스타일이었다.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살짝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면 양도 상당히 많아서, 곱빼기를 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비빔막국수를 맛볼 차례. 비빔막국수에는 특이하게도 가자미식해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다. 슥슥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음… 솔직히 말해서, 비빔막국수는 내 입맛에는 살짝 아쉬웠다. 가자미식해 자체가 맛은 있었지만, 양념이 너무 달았다. 단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비빔막국수는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온 메밀전. 얇고 넓적한 메밀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했다. 슴슴한 맛이라 그냥 먹으면 심심할 수도 있지만, 수육과 명태무침을 싸서 먹으면 진짜 꿀맛이었다. 특히, 메밀전의 고소한 풍미가 수육과 명태무침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이 집에서 가장 추천하는 조합은, 바로 수육 + 메밀전 + 명태무침 삼합이다. 얇은 메밀전 위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 수육을 올리고, 매콤달콤한 명태무침을 듬뿍 얹어서 한입에 와앙 먹으면, 진짜 세상 행복해지는 맛이다.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특히, 시원하고 아삭한 백김치는,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열무김치와 무생채도, 막국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주말에는 웨이팅이 기본 1시간 이상이라고 하니, 될 수 있으면 평일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아기의자는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고,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유모차를 가지고 올라가기 힘들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8년 만에 다시 찾은 동해막국수. 처음 먹었을 때의 감동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맛있는 막국수였다. 특히, 수육과 메밀전, 명태무침의 조합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영종도에 놀러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주인 할머니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하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하셨다. 할머니의 따뜻한 미소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영종도 맛집 동해막국수. 다음에 또 방문할 의사 200%다. 그때는 꼭 물막국수에 수육, 그리고 메밀전 조합으로 다시 한번 즐겨봐야겠다. 아, 그리고 다음에는 꼭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