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혼밥 타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예전에 친구가 극찬했던 야탑의 우동집이 떠올랐다. 이름하여 ‘수타우동 겐’. 4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노포라니, 왠지 내공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혼자라도 괜찮아, 맛있는 우동 한 그릇이면 충분하니까!
지하철 야탑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니, 멀리서부터 깔끔한 외관이 눈에 띄었다. 나무로 된 간판에 정갈하게 쓰인 ‘수타우동 겐’이라는 글자가, 장인의 향기를 풍기는 듯했다. 가게 앞에는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자루우동, 붓가케우동, 카레우동, 크림우동…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됐다. 특히 자루우동은 얼음 위에 면이 담겨 나온다는 설명에, 시원한 비주얼에 끌렸다. 붓가케우동은 간장 소스에 유자 향이 더해져 산뜻한 맛이라니, 이것도 놓칠 수 없지. 고민 끝에, 오늘은 겐의 대표 메뉴라는 붓가케우동에 도전해보기로 결정했다.
한 10분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일본풍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 소재를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카운터석도 마련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혼밥 레벨 +1 추가요!
자리에 앉자마자, 시원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을 다시 한번 건네주셨다. 이미 메뉴는 정했지만, 다른 메뉴들도 궁금해서 다시 한번 훑어봤다. 메뉴판 첫 장에는 오사카 출신 오너 셰프님의 소개가 적혀 있었는데, 우동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글귀들이 인상적이었다.

주문은 가라아게 붓가케 우동으로 결정! 가격은 13,000원. 가격대가 살짝 있는 편이지만, 수타 우동 면발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컸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께서 따뜻한 우동 국물을 내어주셨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라아게 붓가케 우동이 나왔다. 큼지막한 그릇에 담긴 우동 면발 위에, 먹음직스러운 가라아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튀긴 어묵과 반숙 계란도 함께 곁들여져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일단 면발부터 맛을 봤다.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올리니, 탱글탱글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한 입 맛보니, 쫄깃하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이 정말 최고였다. 여태까지 먹어봤던 우동 면발과는 차원이 다른, 진정한 수타 우동의 면모를 보여주는 듯했다. 면발 자체에서 느껴지는 밀도와 씹는 맛이, 시판 면과는 확연히 달랐다.
쯔유 소스에 면을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쯔유에 은은하게 퍼지는 유자 향이, 입안을 더욱 상큼하게 만들어줬다. 겐에서는 쯔유를 직접 만드는 듯했는데, 시판용 쯔유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맛이 느껴졌다.
함께 나온 가라아게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서, 쯔유에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특히, 우동 면발과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튀긴 어묵 또한 쫄깃한 식감이 좋았고, 반숙 계란은 부드럽고 고소했다.

어느 정도 우동을 먹다가, 레몬즙을 살짝 뿌려 먹어봤다. 그랬더니, 짭짤한 쯔유에 상큼한 레몬 향이 더해져서 더욱 깔끔한 맛이 났다. 레몬즙 덕분에, 느끼함 없이 우동을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롯이 우동 맛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면발의 쫄깃함, 쯔유의 감칠맛, 가라아게의 바삭함…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최고의 우동을 만들어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주차 할인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병원 주차장을 이용하면 30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는 안내였다. 나는 식사 시간이 30분을 넘겨서, 1,500원의 주차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30분은 좀 너무 짧은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 몇몇 후기에서는 우동 국물이 짜다는 의견도 있었고, 주방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잡담을 하는 모습이 불편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면의 양이 다소 많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수타우동 겐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면발이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은, 겐을 방문할 가치를 충분히 느끼게 해줬다. 다음에는 자루우동이나 카레우동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아, 그리고 가라아게는 꼭 추가하는 걸로!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우동 한 그릇으로, 행복한 혼밥을 즐길 수 있었다. 야탑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수타우동 겐을 강력 추천한다. 쫄깃한 면발의 향연을 경험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