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화로운 주말, 문득 시원한 막국수가 간절해졌다. 온천장에는 어떤 숨겨진 맛집이 있을까. 스마트폰 검색을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천서리이가네막국수’, 지금은 ‘만서리막국수’로 상호가 변경되었다고 한다. 옹심이와 메밀싹 수육이라는 독특한 조합은 미식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망설임 없이 차에 몸을 실었다.
식당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많은 차들이 눈에 띄었다. 아니나 다를까, 식당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차는 쉽지 않아 보였지만, 다행히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30분 주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안심했다. 주차를 마치고 식당으로 향하는 짧은 순간,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져갔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이곳이 온천장에서 꽤나 유명한 맛집임을 짐작게 했다. 테이블링 앱으로 미리 줄을 설 수 있다는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기다리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다림조차 즐거웠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미리 살펴보았다. 동치미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옹심이 메밀칼국수와 메밀싹 수육 또한 놓칠 수 없는 메뉴였다. 특히 메밀싹 수육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라 더욱 궁금했다. 잠시 고민 끝에, 동치미 막국수와 메밀싹 수육을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제법 큰 규모의 식당 내부는 홀 좌석과 방으로 나뉘어 있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은 적당했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면수가 담긴 주전자가 나왔다. 거뭇거뭇한 색깔의 면수는 구수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마치 메밀 숭늉을 마시는 듯한 기분이었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열무김치와 함께 제공되는 보리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열무김치는 시원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보리밥과 함께 먹으니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마치 옹심이와 메밀칼국수를 먹기 전, 가볍게 위장을 달래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밀싹 수육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 위에는 신선한 메밀싹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첫인상부터 압도적인 비주얼은,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돼지고기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얇게 썰린 수육은 촉촉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수육 한 점을 집어 입안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수육 위에 올려진 메밀싹은,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은은한 향긋함을 더해주어 수육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메밀싹 특유의 쌉쌀한 맛은 수육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었다.
메밀싹은 경상도 스타일의 파절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파의 매운맛 대신, 메밀싹의 신선함과 향긋함이 수육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쌈장, 마늘, 고추 등 다양한 곁들임 재료와 함께 먹으니,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수육을 맛보는 동안, 행복감이 밀려왔다.

이어서 동치미 막국수가 나왔다.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 육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100% 메밀은 아닌 듯했지만, 다른 음식점의 막국수보다는 훨씬 우수해 보였다. 면 위에 김 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붉은 빛깔의 양념장이 더해져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양념장이 골고루 섞이도록 했다. 면발은 탱글탱글하면서도 쫄깃했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리는 식감이 좋았다. 동치미 육수는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강했고, 살짝 느껴지는 단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면과 육수의 밸런스가 훌륭했고, 더운 날씨에 지쳐있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막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수육을 곁들이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수육의 고소함과 막국수의 새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었다. 특히 메밀싹은 막국수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번에는 꼭 옹심이 메밀칼국수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옹심이의 쫄깃한 식감과 칼국수 육수의 깊은 맛이 어우러진다면, 분명 훌륭한 지역명 음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지인들이 추천했던 비빔 막국수와 감자만두 또한 맛보고 싶어졌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식당 앞에 놓인 커피 자판기를 발견했다.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잠시 식당 앞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 채운 배를 두드리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만서리막국수는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맛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깔끔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훌륭한 맛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특히 메밀싹 수육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였고, 동치미 막국수 또한 훌륭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주차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테이블링 앱으로 미리 줄을 서는 것을 추천한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온천장에서 맛있는 막국수와 수육을 맛보고 싶다면, 만서리막국수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부모님을 모시고 가면 더욱 좋아하실 것 같다. 자극적이지 않고 소화도 잘 되는 음식이라, 어르신들의 입맛에도 잘 맞을 것이다. 다음번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입안에는 아직도 메밀싹의 향긋함과 수육의 고소함이 맴도는 듯했다. 만서리막국수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온천장에서 새로운 맛집을 발견했다는 기쁨과 함께,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